엄운규 원장 사퇴 앞두고 국기원 ‘전전긍긍’

24일 이사회에서 사표 수리여부 결정

엄운규 국기원 원장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국기원 원장에서 물러나겠다”
국기원 엄운규 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엄운규 원장은 그동안 서울시태권도협회 산하 대외협력단(대표 김성천, 이하 대외협력단)의 숱한 퇴진 압박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사퇴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국기원 불법 증축에 따른 강남구청의 추징금 때문이다.
엄운규 원장은 16일 <무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13년전 국기원을 보수하면서 증축 한 것을 대외협력단이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해 국기원이 추징금을 내게 됐다”며 “국기원의 수장으로서 한푼이라도 아껴야 되는 입장에서 이렇게 손해를 끼치게 됐으니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강남구청이 국기원에 부과한 추진금은 3천 3백만원이다. 이는 1차분에 해당되며, 분기별로 추징금은 계속 늘어나게 된다.
엄운규 원장의 사퇴 의사에 대해 국기원 이사 중 한명은 “안 될 말이다. 22일 국기원 법정법인을 앞두고 정리해야 할 사안이 산더미”라며 “지금 사퇴하면 명분을 잃을 뿐 아니라 책임감 없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엄 원장의 사퇴를 말렸다.
또 다른 국기원 이사는 “엄 원장님이 사표를 제출하셔도 이사회에서 부결될 확률이 매우 높다”며 “국기원을 이렇게 시끄럽게 만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엄 원장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또 그는 “만약 국기원 원장에서 물러나더라도 국기원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사장은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운규 원장은 현재 국기원 원장과 이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러한 의견에도 불구하고 엄운규 원장의 사퇴 의사는 굳건하다. 엄운규 원장은 “4년간을 시달려왔다. 이사회에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국기원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물러나면 원장은 이사회에서 정관에 따라 뽑으면 된다. 또 이사장도 적임자가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이종우 원로(국기원 고문)가 이사장으로 적임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운규 원장의 국기원 이사장 추천에 대해 이종우 원로는 “내 손때가 묻은 국기원은 물론 대한태권도협회에 애정이 없을 리 없다”며 “하지만 내 나이 80이 넘었다. 국기원은 물론 태권도계에서 어떤 일을 맡아서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일 뿐 아니라 생각자체도 없다”고 일축했다.
엄운규 원장의 퇴진을 꾸준히 제기해 온 대외협련단 김성천 대표는 “엄운규 원장 한명 사퇴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며 “국기원에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전부 사퇴해야 한다. 이러한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 까지 문광부 앞에서 매일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의 국기원 추징금 부과는 결국 태권도인들에게 손해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그 문제는 국기원이 어떤 성의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우리가 강남구청이랑 충분히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법은 무엇이냐 질문엔 “지금은 말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태권도 전문가들은 22일 법정법인 전환을 앞 둔 국기원이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엄운규 원장의 거취 문제를 하루빨리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엄운규 원장의 사퇴 여부는 오는 24일 열리는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엄운규 원장은 청도관 출신의 태권도 원로로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설립에 기여한 일등공신이다. 지난 2004년 3월 2일 전임 김운용 원장의 뒤를 이어 국기원 원장에 취임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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