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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삼부자의 무한 검도 사랑

제주도 삼부자의 무한 검도 사랑

검도 경기가 열린 광주 서석고. 박관용 군, 박동훈 감독, 박관규 군


지난 31일 광주 서석고등학교에서 열린 제3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검도 종목 1일차 경기. 1차 예선에서 충남 대표와 제주 대표가 맞붙었다. 16개시도 중 최약체로 평가 받는 제주 대표팀. 그래서 제주 팀을 만난 상대 팀은 “오늘 경기는 거저먹었다”는 말까지 한다.

이날 제주 대표로 경기에 나선 제주 제일중학교 6인의 대표 이준우(3학년), 박관용, 진종철(이상 2학년), 한승환, 최인성, 박관규(이상 1학년)는 다른 어떤 팀보다도 파이팅 넘치는 투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2대1의 아쉬운 석패. 제주 팀의 반란은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경기가 끝나고 제주 팀을 이끌고 있는 박동훈 감독(43)을 만났다. 제주 토박이인 박 감독은 현재 제일중학교와 제일고등학교 검도부 감독을 맡고 있다. 박 감독은 2003년 아라중학교 검도부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06년 용인대 총장기 검도대회에서 제주 대표 최초로 입상 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지난해 아라중학교 검도부가 없어지긴 했지만, 제일중학교가 그 맥을 이어 받았다. 그렇기에 이번 소년체전 예선탈락은 더욱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인터뷰 도중 박 감독과 정말 많이 닮은 두 선수가 눈에 들어온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아들이었다. 한 살 터울의 형제 박관용, 박관규 군은 박동훈 감독의 금쪽같은 두 아들이다. 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검을 잡기 시작했다.

두 아들에 대해 박 감독은 “검도를 억지로 시킨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자신들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검도 수련을 한다. 단 공부를 열심히 하는 조건으로 검을 잡게 한다”고 은근히 아들 자랑에 나선다.

앞으로도 검도 선수로 계속 출전 시킬지 궁금했다. 박 감독은 “원한다면 계속 시키겠다”며 “자신들의 진로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남 대표와의 경기를 앞둔 박관용 군. 이날 투지를 불태우며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두 형제는 소년체전 예선탈락으로 표정이 그다지 밝아 보이진 않았다. 박관용 군은 “내년엔 지금보다 더 강한 제주 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검도 수련에 정진하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후보 선수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던 박관규 군은 “이번 소년체전엔 출전하지 못했지만 내년엔 출전 선수로 나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요즘 동생 관규 군은 고민이 생겼다. 관용 군의 키가 1년새 부쩍 크면서 동생 관규 군이 체격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박동훈 감독은 “초등학교 때는 관규가 형하고 시합을 해도 전혀 밀리지 않았는데, 최근은 형이 체격이 좋아지면서 힘에서 밀린다”며 “그래서인지 관규가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보낸다.

두 아들 뿐 아니라 아내와 딸도 검도를 배웠다. 가족 구성원 모두 검도에 흠뻑 빠진 검도 가족인 것이다. 박동훈 감독의 아내는 검도 3단, 집안의 장녀 고등학교 2학년생 딸은 2단이다. 모두 박 감독이 직접 가르친 특별한 애제자들이다. 만약 밤손님이 박 감독 집안을 방문하게 된다면 그날은 재수 옴 붙은 날이 될 듯하다.

검도 가족이기 재밌는 일이 많을 듯하다. 박 감독은 “믿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부부는 싸워본 적이 없다.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검을 통해 풀고 검을 통해 배려한다”며 진한 부부애를 과시했다.

이어 그는 “늘상 아이들과 함께 검을 통해 몸을 부딪치며, 땀을 흘린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부자간의 거리감은 없어진다”면서 “운동 후 삼부자가 같이 샤워를 하는 즐거움은 전국에서 나만 가진 특권”이라며 크게 웃는다.

현재 제주 시내 검도 도장은 10여개 안팎. 학교 팀과 개인 검도 도장만으론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울 듯 하다. 박 감독은 “나뿐만 아니라 무술도장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는 우후죽순 생겨난 도장들 때문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수련생을 지도하면, 도장 운영을 자연스럽게 좋아 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도는 어떤 무술보다도 거친면서도 깊은 정신수련체계를 갖춘 무술이라고 검도 예찬론을 피는 제주 검도 삼부자. 이들의 열정이 있기에 내년 소년체전에선 제주 꼴찌 팀의 반란이 성공 할 수 있을 듯하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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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검맨 2008.06.07
좋아 보이네요 부럽습니다. 나도 아들 나으면 꼭 운동 함께 하고 싶습니다. ^^
용가리 2008.06.18
내친구네......;;;;
자랑이 2008.08.26
우리집은 3대가 해동검도을하는데..할아버지 아들 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