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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지도자의 하루

태권도 지도자의 하루



이 글은 태권도신문 2000년 3월 20일자에 게재됐던 글입니다. 저자의
동의를 얻어 여기에 올립니다. <편집자 주>

선수를 육성하고 있는 태권도 팀의 감독이나 코치들은 경우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는 새벽에 선수들과 같이 일어나 운동을 하고, 오전에 학생들이 수업을 받을 때면 선수 개개인의 지도 방법에 관한 연구를 하고, 다시 오후에 운동을 할 때면 그것을 적용하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심초사한다.

저녁이면 학생들과 미팅을 하거나 또는 학생들을 위한 대인 관계로 술 한잔을 하고 잠을 청하는 매일의 반복된 생활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 인간의 삶으로 평가한다면 의미없는 하루의 연장이다.

또한 시합 때면 선수의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되고, 죄도 없는 담배가 수도 없이 발 밑에서 으깨지는가 하면, 저녁에는 심판의 판정 문제에서부터 시작해서 선수들의 장래를 걱정하며 소주로 가슴 달래기를 반복하며 살아간다. 너무나 단조롭지만 잠시라도 긴장을 풀 수 없는 다람쥐 쳇바퀴와 같은 하루의 연속이다. 정말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감독, 코치들의 길은 외롭고도 험난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지도자들은 뒤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혹시 본인이 다음의 지도자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돌이켜 보아야 한다.

과거에 태권도의 경험을 가진 현직 체육교사로서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 중 본인이 마치 태권도팀만의 지도자인 것으로 착각하고, 수업시간에는 공이나 내주고 체육실에서 노닐거나 그늘 밑에서 선글라스 끼고 앉아 종료시간이나 기다리고, 동료교사들간의 교화관계는 뒤로 하고 학교장에게 아부나 하고, 운동부 감독답게(?) 운동복 차림으로 츨근하고, 운동시간에는 매나 들고 설치며 운동 분위기나 망쳐 놓고, 시합 때면 출전비나 챙기면서 밤이면 술과 동양화 문화에 젖어 선수들의 경기결과에는 무감각한 사람은 아니었는지.

교사는 아니지만 코치나 트레이너직을 수행하면서 과거 자신의 화려한 경력만 들추며 선수들간의 개인차는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선수들이 본인의 스타일대로 따르기만을 요구하고, 새벽운동 시간에는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운동하게 만들고 본인은 이불 속에서 헤어날 줄 모르고, 오후운동 시간에는 팀의 주장이 운동을 주도하게 하고 본인은 사적인 일에나 관심을 쏟고, 코치는 다소 과격하게 보여도 된다는 관념 속에 사로잡혀 아주 쉽게 욕설을 하고, 선수가 시합에서 졌을 경우 본인의 지도 태만은 망각한 채 경기장의 내외를 막론하고 선수에게 체벌을 가하고, 코치는 기능의 전달자라고 편협적 사고에 갖힌 채 스포츠맨십은 아랑곳하지 않고 승리 지상주의에 빠져 경기에 이기기 위한 편법을 부끄러움 없이 지도했던 사람은 아니었는지.

이러한 태권도 지도자들이 집에 들어가면 너무나 힘들고 피곤한 직업이라는 핑계로 잠이나 자고 휴식을 취해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따라서 부인과 아이들과는 대화부족으로 인한 불화가 싹트게 된다.

운동이나 학교를 떠나 가정에서는 따뜻한 아빠, 사랑이 충만한 남편이 되어야 한다. 가정에서는 있으나 없는 듯한 아버지와 남편, 학생들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감독이나 코치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바로 염치를 아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몇몇의 태권도 지도자들은 진학의 길 또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의 하루와 비교한다면 과거의 선수 경험이 있다는 것만으로 더 이상의 노력 없이도 그들로부터 대우를 받고, 가장 폼나고, 가장 편한 직업으로 안주하고,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글을 읽고도 나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하는 지도자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물론 이러한 전제는 태권도 지도자의 전부가 아닌 일부분의 이야기일 것이다.

많은 계층에서의 지도자, 특히 다른 스포츠 종목의 지도자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변화를 하고 있지만 태권도 지도자들 중에는 도(道)를 입으로만 떠벌리며 과거의 관념 속에 빠져 있는 지도자가 많이 있다. 그야말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고 비켜가던 존경심의 대상이었던 사도의 길은 어디로 갔는가?

이제은 바뀌어야 한다. 미래의 태권도 지도자는 더욱 변화된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다가서야 한다. 운동 기능의 전달자일뿐만 아니라 인간세계의 진선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내면적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즉 선수들이 모방할 수 있는 모방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신의 과학적 방법을 동원하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항상 연구하는 지도자, 품행이나 언행에서 교양이 있는 지도자, 삶의 지표가 되는 지도자, 상담자로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지도자, 스승으로서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즉, 태권도 지도자는 기능의 전달자뿐만 아니라 인성 지도자로서 하루의 생활에서 사도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길을 가야 한다.

댓글 1

스웨덴, 림원섭 개척사범의 말 2000.11.19
아 - 그 지긋지긋한 하루였는가, 위선만이 가득찬 하루 였는가, 철면피한 하루였는가, 훌륭하신 사범님, 교수님, 가장 어려운 언행일치를 글로 써 두시지요. 딱 1-2년 만 쓰고 그 글을 책으로 내시지요. 인간의 핵은 생명이고, 종교의 핵은 사랑 즉 양심이고 태권도의 핵은 정의 입니다. 옳고 그릇된 것을 확실히 분별하게 하시지요. 썩어가는 이 한국 사회를 이 태권도로 살리시지요. 사대로 가득찬 한국의 정치 경제를 이 국기 태권도로 살리시지요. 그런 책이 나오면 기꺼히 전 외국어로 번역할 자신이 있고 선전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마시는 그 쏘주는 오장육부 특히 간에는 만% 나쁨니다. 조금 삼가하시지요. 쏘주 마시는 시간을 이용하여 글을 쓰시지요. 잘쓰던, 못쓰던, 문제가 하나도 아님니다. 그 데로 하고 싶은 말 사실 그데로 쓰세요. 큰 차이가 있지만, 사실이 진실로 되게 해야 합니다. 00.11.19일 스웨덴 시인 림원섭 씀. Tel/Fax; 46-8-750 50 79. E-mail; wonsup@chel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