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 회장 선거 레이스 본격 시동

11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추대 또는 경선으로 결정

왼쪽부터 조영기 KTA 부회장,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성태 부산협회장
지난 21일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전체이사회를 열고 중도 사퇴한 김정길 전 회장 잔여 임기 8개월을 포함한 4년 8개월 임기의 제23대 회장을 다음달 11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차기 태권도 대권을 노리는 사람과 관계자들이 분주해졌다.
이번 회장 선거 첫 출사표는 조영기 KTA 부회장(전남태권도협회 회장)이 던졌다. 그동안 공공연히 KTA 회장 도전에 욕심을 보였던 그는 이사회가 끝나자 곧바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또 김성태 부산태권도협회 회장도 비공식적으로 출마 의지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장경우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태권도 협회장들과 다르게 정치인들의 출마설은 본인 의지보단 태권도계에서 종용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나, 정경우 전 의원이 직접적인 의사표현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홍준표 대표는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홍준표 대표가 KTA 회장 선거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추대가 아닌 경선을 통해야 한다면 출마는 힘들다는 것이 주변의 시선이다. 추대와 경선에 대한 결정은 다음달 11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결정된다. 합의 추대가 실패할 경우 재적 대의원 25명이 무기명 비밀투표를 진행한다.
태권도계 한 중진은 “만약 홍준표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히면, 합의 추대로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KTA 입장에서는 막강한 정치력을 가진 현역 국회의원이 회장 직을 맡는 것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KTA 회장을 역임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여론이 많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태권도인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태권도원로 조영기 부회장에게도 힘이 실리고 있다.
선거의 ‘키맨’은 후보가 아니다
KTA 회장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시도협회 16표, 연맹체 4표, 중앙대의원 5표 등 총 25표 중 13표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각 표들이 독립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정치판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태권도계 실정 때문이다.
그렇기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보다 더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태권도인들은 이번 선거의 ‘키맨’으로 이승완 국기원 이사, 양진방 KTA 전무이사, 윤웅석 KTA 기술전문의장(광주태권도협회 부회장)등을 꼽는다.
태권도계 중진 중 한명인 이승완 이사는 현재까지도 태권도계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 대해 이승완 이사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 모두 친분이 있는 사람이지만, 과거 파벌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곤혼을 치룬 적이 있기에 지금은 중립적인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조영기 부회장과 김성태 회장 중 누구를 지지하냐는 질문에 이승완 이사는 “잘못하면 영-호남 대결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승완 이사와 함께 현 KTA의 실세 양진방 전무이사의 행보는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중앙단체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 윤웅석 KTA 기술전문위원회 의장(광주태권도협회 부회장)의 한 표는 특별하다. 그가 누굴 지원하느냐에 따라 영-호남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키를 쥐고 있는 인물둘이 어떤 연대를 통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라는 것이 태권도계의 중론이다.
KTA 한 핵심관계자는 “전임 김정길 회장도 당시 선거의 키맨들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번 선거는 어떤 후보가 나오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와 연대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 선거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광주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이 끝나야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소년체전에 태권도계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모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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