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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멕시코!!!



3월 19일 "I love you"

오전 8시 30분 오하카 도착. 언제나처럼 조칼로(멕시코에는 도시마다 조칼로라고 불리는 공원이 시내 한복판에 있다)를 방문했다. 그곳의 공짜 음악과 춤은 항상 날 즐겁게 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에서 신나는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두 눈을 감고 음악소리를 들으면 쌓였던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항상 조칼로를 가는 이유. 그곳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기쁨 중 그 반은 아마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일 것이다.

오늘도 역시 그곳에서 재미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Excuse me(실례합니다)" 어떤 여고생이 날 불렀다. 그리고는 곧 자기 친구를 가르켰다. 그곳에는 많은 여학생들이 나를 굉장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중 한 여고생은 나에게 다짜고짜 "I love you"라는 말을 했다. 아, 이 찌릿함. 그 학생들은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라고 했다. 그들과 같이 긴 아주 긴 풍선을 가지고 같이 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돌아갈 시간이 되자 나에게 같이 가자고 자꾸 졸라대는 아이들과의 헤어짐은 무척이나 서운했다. 아주 짧은 시간에 정이 들었나보다.

멕시코가 한국보다 잘 살지는 않지만 멕시코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더 여유가 있어 보인다. 나는 그 이유를 이 조칼로에서 찾는다. 그들은 조칼로에서 열리는 음악 연주 및 춤 공연 등을 즐기며 생활의 여유를 느끼는 것 같다.



가끔은 너무 많은 장사치들이 있어서 그들의 생활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것이 그들 생활상의 일부가 아닌가한다. 그들 나름대로의 살아가는 방식.

3월 20일 꿈이 이루어지다.

아구아 환상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털털거리는 꼴레띠보라는 작은 차를 타고 당나귀를 모는 사람들과 평화로운 경치를 벗삼아 한참을 간 후에 아구아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경치, 평화로움, 간간이 지나치는 당나귀 등 아구아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완벽했다. 그리고 아구아에 도착했을 때 나는 그 아름다움에 입이 벌어졌다.

산꼭대기에는 샘이 흘러나와 천연 수영장을 만들고 있었으며 그 천연수영장을 온 산이 둘러싸고 있었다. 원래 수영할 계획은 없었으나 너무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나도 모르게 반바지를 입은 채 물 속으로 들어갔다.

파란빛의 물 속에서 고개를 들면 파란 하늘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산을 볼 수 있었다. 나는 대자연을 느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어렸을 적 나는 산꼭대기에서 수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바로 그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산꼭대기에서의 수영.

아구아에서 만난 어느 가족 또한 나의 여행을 윤택하게 해준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방인인 나를 그들의 가족 나들이에 끼어주었다. 또한 나는 그들과 함께 그들의 집으로 가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정말 인간냄새가 나는 정겨운 사람들이다.

3월 21일 인디언 시장

뚤라꼴룰라에 있는 인디언들의 시장. 재미있다. 인디언들의 의상은 종족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종족을 막론하고 그들의 의상은 한결같이 빨간색, 파란색 등 화려했다.


밀집 모자를 하나 샀다. 세상 어느 시장에서 에누리가 통하지 않으랴? 손가락을 구부렸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특이한 나만의 바디랭귀지로 깎고 깎아 모자를 3000원에 샀다. 우하하하!!! 앞으로는 더 노력해서 더 깎아야지.

오늘 하루 인디언들의 삶을 느낄 수 있었던 것으로 충분하다. 직접 그들의 삶을 몸소 체험했다는 것만으로 난 만족한다. 여행의 즐거움의 반은 처음 접하는 새로운 문물과 유적 그리고 나머지 반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하루는 그 반을 이룬 셈이다.

3월 22일 동네 건달들과의 한 잔

동네 건달로 보이는 4명의 멕시코인하고 같이 술 한 잔했다. 아니 여러 잔. 그들은 지나가는 여성들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찝적대고 있었다. 한 마디로 그들은 조금 불량한 젊은이들이였다. 참고로 이 곳 멕시코에서는 남자가 지나가는 여자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주위를 끄는 행위는 굉장히 흔한 일이라고 가이드 책에 써 있었다.

하여간 그 불량한 젊은이들은 동양의 불량한(?) 이로 보이는 나에게 호감을 느끼는 듯 같이 술 한잔하자고 술 마시는 시늉을 했다.

난 그들의 불량(?)스러운 태도가 조금은 마음에 걸렸으나 이런 사람들도 한 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그들을 따라 외진 곳의 술집으로 갔다.

내 예감이 맞았다. 그들은 아무래도 동네 건달임이 확실했다. 서열도 큰형부터 막내까지 4명 모두 정해져 있었다. 써빙하는 육감적인 여자의 정체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원래는 남자라는 둥 그들은 나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굉장히 힘을 들여가면서 몸으로 표현했다. (그들은 한 마디의 영어를 못했고 본인 또한 스페인어는 완전 꽝이었다.)

문제는 술값이었다. 맥주를 피쳐로 마시는데 그들 네 명이 한번 사면 내가 한번 사야했다. 여행인은 항상 빈곤한 법. 그러한 곳에 쓸 여유돈이 나에게는 많지 않았다.



그렇게 몇 번을 오고가며 술을 산 뒤 난 그들에게 말했다. "각자 한 사람이 술을 한번씩 사자". 하지만 그들이 나의 언어를 알아들을 턱이 없었다. 그러고 그들은 여전히 나의 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오기를 바랬다.

온갖 몸짓으로 나의 의사를 알렸지만 난 거기에 더 이상 오래 있다가는 집에 돌아갈 돈이 모자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어 박차고 나왔다.

비록 그다지 유쾌한 만남은 아니었지만 또 다른 한 부류의 멕시코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었다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3월 23일, 24일, 25일

23일에는 하루종일 버스에서 지냈다. 캐나다로 돌아가기 위해 마자틀란에서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에. 멀고도 먼 길을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 24일에는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패러세일링을 즐겼다. 하늘 높이 나는 쾌감이란... 그냥 그대로 하늘을 날고 싶었다.

25일은 아침 일찍 섬으로 투어 여행을 떠났다. 방학을 맞아 온 미국 학생들부터 유럽인과 멕시코 현지인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투어에 동참했다.

섬으로 가는 길, 배 안은 휴가 기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축제장 분위기였다. 서로 인사하고어울리며 데낄라를 같이 마시는 사이 모두 친해졌다.

하얀 백사장이 있는 섬에 도착해서는 비치발리볼, 바나나 보트 등 여행의 마지막 날을 아주 흥겹게 보냈다. 이 모든 순간 순간이 내게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제는 돌아갈 준비를 해야한다. 바로 내일이다. 캐나다로 돌아간 후에 짐을 챙겨 한국으로 바로 돌아갈 생각이다.

3월 26일 안녕! 멕시코

드디어 날이 밝았다. 나의 멕시코에서의 여행은 이미 끝나버린 셈이다. 이제 바로 공항으로 이동할 생각이다. 여행이 끝나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감기몸살 걸렸다.

그간 3주라는 시간동안을 누구도 아닌 자신만을 의지한 채 멕시코에서 보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어려워도 의지할 이는 나 자신 뿐이었다. 그리고 난 이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내 삶에 이 여행을 절대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일 것이다. 이 모든 기억 내 삶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안녕! 멕시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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