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예진흥법 독점? 한국무총의 착각

기본계획도 안 나온 법안 두고 무예단체들 시끌

2005년 4월 대통합민주신당 이시종 의원은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예진흥법)’ 발의한다. 진전이 없어 보이던 이 법안은 2년 만인 지난 2월 국회 본회의에서 극적으로 의결됐다.
무예진흥법이 통과하자 무술인들은 “국내 무술계 앞날이 한층 밝아졌다”며 크게 반겼다. 특히 한국무술총연합회(회장 이시종, 이하 한국무총)의 기쁨은 더욱 컸다. 한국무총의 회장은 무예진흥법을 발의한 이시종 의원이다. 그렇기에 한국무총에 속하지 않은 무예단체들은 무예진흥법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무총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한국무총 측은 무예진흥법은 국내 모든 무예단체들의 위한 법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무총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전통무예법을 기반으로 기득권 단체로 변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무술단체 회장은 “한국무총 설립 당시만해도 세력을 확대를 위해 여과없이 무술단체들을 받은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 한국무총은 자신들의 세력보다 더 큰 단체가 들어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무총은 최근 까다로운 가입절차 때문에 무예단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술단체들은 한국무총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있다. 내년에 3월에 시행되는 무예진흥법에서 소외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허건식 소마연구소 소장은 “아직 기본계획도 안 나온 무예진흥법을 두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면서 “분명한 것은 무예진흥법은 특정 단체를 위한 법이 아닌 국내 전체 무예 진흥을 위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총 최근 행보에 대해 이시종 의원의 한 측근은 “한국무총은 큰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다”며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고 있는데 김치국부터 마시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무총이 무예진흥법으로 특혜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무카스>에서 한국무총의 폐쇄적인 운영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이시종 의원이 칼을 빼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국회의사당 내 의원회관에서 이시종 의원의 주관으로 한국무총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시종 의원은 “앞으로 한국무총은 모든 무술단체들에게 문을 열어 놓는 단체로 거듭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최근 한국무총 이외에도 새로운 무술연합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한택견연맹 이용복 상임부회장이 주도하는 한국무예포럼, 안효예 정도술 회장이 이끄는 무술연합체가 현재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각자의 목적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있지만, 무예진흥법 선점을 위해 만들어 졌다는 의혹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한 무술전문가는 “무예진흥법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매우 고무적인 법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무예진흥법에 부속적으로 따라오는 떡고물이 문제가 된다”며 “돈과 명예 때문에 전통무예가 아닌데도 전통무예라고 주장하는 무술단체들이 난립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각종 무술연합체가 생기는 것은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이들이 전체 무술단체를 아우를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술전문가들은 이들 단체들이 무예진흥법 독점을 위해 배타적이고 기득권을 주장하는 단체로 변모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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