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태권도 대회는 지역 주민들의 축제

[현장속으로]지역주민들이 함께하는 개막식 행사

모스크바 대회 개막식 행사에서 러시아 대학생들이 한국 전통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통상 국내 태권도 대회 개막식 행사는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과 전문 공연 팀이나 연예인들이 나와 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하지만 지난 10일 러시아 모스크바 뮈지쉬에 경기장에서 열린 ‘제3회 모스크바 시장배 러시아 국제태권도대회’ 개막식 행사는 달랐다.
오전 10시 시작된 대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전 선수들과 학부모 그리고 대회 관계자들만이 관중석을 채우고 있었다. 대회가 열린 경기장이 모스크바 유명 아이스하키 팀 전용경기장으로 규모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더 적어 보였다. 그 외에는 한국의 지방 소도시 규모의 태권도 대회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였다.
보통 태권도 대회 개막식은 오전에 진행하는데, 이번 대회는 오후 4시가 돼서야 개막식을 진행했다. 당연히 태권도 시범단과 춤이나 노래 등의 전문 공연 팀이 나 올거라 생각했다. 개막식이 시작되자 태권도 대회와는 상관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러시아 지역 방송국도 경기장을 찾아 방송을 시작했다.
개막식 행사에 러시아 유명 연예인을 초청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깨졌다. 화려한 조명 아래 등장한 최초 공연 팀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스키 위에서 특이한 춤을 보여줬다. 이어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아마추어 댄스 팀이 나왔다. 곧이어 한복을 입은 곱게 차려입은 러시아인과 고려인 대학생들이 나왔다. 이들은 한국 전통 부채춤을 선보여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한 러시아 꼬마 아가씨는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 보여주고 다른 꼬마 친구는 러시아 전통 춤을 보여줬다. 태권도 대회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축제의 장이 된 것이다. 공연 팀들은 전문가들이 아니라 작은 실수를 연발했지만, 관중들은 자신의 친구, 동생들이 나와 보여주는 공연을 더 좋아했다. 함께 호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막식이 끝나고 다시 시작된 경기. 개막식 행사 때문에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태권도 경기를 관전하며,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경기장을 찾은 사람들은 두 배 이상 늘었다. 간혹 군복을 입은 군인들도 보였다.
태권도 경기를 처음 봤다는 한 러시아 여성은 “지역 아이들이 나와서 공연을 한다고 해서 왔다”며 “태권도 경기는 처음 본다. 굉장히 빠르고 강한 운동 같다. 경기 규칙을 알면 더 재밌게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개막식 행사를 기획한 샤샤는 “러시아 사람들은 눈으로 즐기는 행사보다는 함께 참여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며 “아직은 러시아에서 삼보나 가라데에 비해 태권도의 인지도가 낮다. 그래서 인근 학교 학생들이나 지역 주민들을 개막식 행사에 참여시켜 태권도 경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렇듯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개막식 행사를 보고 있자니 한국의 태권도 대회 개막식은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행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한국도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는 그 지역의 특징을 살리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현장스케치

스키 위에서 요정같은 춤을 보여줬던 러시아 꼬마 아가씨들

흥겨운 째즈 댄스를 보여준 팀. 지역 중학생들로 구성됐다.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정말 귀여운 춤을 선보인 꼬마 아가씨

다음은 우리 차례야~ 순서를 기다리며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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