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점수제' 가능성 확인

"차등점수제를 실시하니까 화려한 기술도 많이 나오고 경기가 더 재미있어졌어요" 오늘(11일)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태권도 겨루기왕 선발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조민정(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3)의 말이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다름 아닌 바로 차등점수제를 도입, 경기를 치렀다는 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주먹이나 발에 의한 몸통공격은 1점, 얼굴의 유효한 발 득점은 2점, 두 발이 공중에서 270도 이상의 회전에 의한 나이도 높은 몸통 득점은 2점, 얼굴 득점은 3점을 부여했다.
이미 세계태권도연맹이 차등점수제 도입을 확정, 경기방식 및 경기규칙 개정에 나선 지금, 이번 대회는 앞으로 도입될 차등점수제가 가져올 문제점 및 그 문제점의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심판 판정의 모호함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각각 왼손과 오른손에 홍색과 청색의 장갑을 낀 한 명의 주심과 두 명의 부심은 경기 도중 선수들의 득점을 표출했다.
하지만 단순히 1득점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의 난이도 및 타격 부위에 따라 최고 3점까지 점수를 인정해야 했기 때문에 심판들은 점수를 표출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경기에 참여했던 강찬구 심판은 "앞으로 하루 빨리 새로운 경기규정을 확정, 교육을 통해 점수표출 방법 및 득점 인정 등 경기를 진행하는데 있어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김세혁 감독은 "공격의 난이도와 타격부위에 따라 득점을 인정하면 경기가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며 "몸통 공격은 1득점, 얼굴 공격은 2득점 그리고 강한 충격을 주어 상대를 다운시키면 3득점을 인정, 경기 규칙을 단순화해 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도 아직 차등점수제에 적응을 못해 화려한 기술보다는 안전한 돌려차기 공격을 주로하는 등 단조로운 공격패턴을 떨치지 못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경기규정이 확정되면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여서 일단 차등점수제 도입이 확정, 규정에 적용된다면 얼마든지 멋진 공격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수확은 차등점수제가 경기에 재미를 더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많은 경기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경기가 속출, 한 층 더 경기는 흥미로웠다.
한체대 태권도학과 남자부 결승전에서는 김기원이 이진국에게 3대 4로 뒤진 가운인 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턴차기를 성공시켜 한번에 2득점 5대 4로 경기를 뒤집는 등 많은 경기에서 역전의 묘미를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대회 태권도 겨루기왕으로 선정된 동아대의 정영한은 "차등점수제 때문에 고난이의 공격을 많이 시도했다. 첫 상대였던 한체대의 윤원중과의 경기에서 4대 3으로 뒤지던 3회전에서 얼굴내려찍기를 성공시켜 5대 4로 역전할 수 있었다"며 "차등점수제가 경기를 더욱 재미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진두지휘한 한체대 태권도학과장 안용규 교수는 "아직 선수들이 차등점수제에 적응이 되질 않아 경기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지만 40퍼센트의 경기에서 역전이 연출되었다"며 "선수들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경기가 다른 대회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이번 대회를 자체 평가했다.
앞으로 차등점수제를 도입, 규정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어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태권도인이 차등점수제 도입을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차등점수제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태권도 겨루기왕 선발대회 같이 차등점수제를 도입한 시범경기 성격의 대회를 가능한 많이 치르며 발생되는 문제점을 보완, 차등점수제의 제도 확립을 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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