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팀의 반란! 품새 신흥강자 부산 ‘사자후’

서울, 경기 강호들 물리치고 창단 2년만에 우승 쾌거

우승을 차지한 사자후 멤버. 왼쪽부터 정보경, 박대환, 최정일 군
수도권 팀이 독식하던 품새 대회에서 지방 팀이 우승하는 반란이 일어났다.
지난 22일 열린 ‘제18회 용인대학교 전국남녀고교태권도대회’ 품새부문 단체전에서 부산 팀으로 출전한 사자후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동안 서울과 경기 팀이 우승을 독식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자후의 우승은 가히 반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총 19개 팀이 참가한 이번 단체전에서 사자후는 강력한 우승후보들인 청지회, 태성경희, 리라공고, 코리안 타이거즈 등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2년만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이번 대회에 나온 사자후는 정보경, 최정일(이상 부산골프고등학교), 박대환(해운대 관광고등학교)3학년 동급생으로 구성됐다.
2년 동안 동거동락하며 함께 수련 했다는 세 친구는 우승 후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정보경 군은 “대학 진학을 위한 중요한 대회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우승을 해 정말 기쁘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셋 중 누가 제일 잘하냐고 물었다. 정보경, 박대환 군이 최정일 군을 가리킨다. 최정일 군은 쑥스러워하면서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 군은 “뒤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신 부모님한테 감사한다”며 “훌륭한 지도를 해주신 정영수 관장님과 이상재 코치님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 원동력을 물었다. 이상재 사자후 코치는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요구하는 품새 동작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품새의 정확성은 모든 팀들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통일성과 힘의 강약 조절부분에 중점을 둬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 2년 된 신생팀이라 아직까지 배울 게 너무도 많지만 앞으로도 품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품새 부문만큼은 전국에서 제일 잘하는 팀이 되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부산의 신생 팀이 우승하자 기존의 명문 팀들의 심기는 불편했다. 그동안 품새대회에서 우승을 휩쓴 한 지도자는 “국기원이 추구하는 품새 규정과 많이 다르다. 사자후가 잘하기는 했는데, 우승할 정도의 전력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태권도협회 황인식 품새심판부위원장은 “그 동안의 품새 대회는 지나치게 정확성 위주로만 평가되어 왔다”며 “이번에 우승한 사자후는 정확성은 물론 표현성과 강에서 유로 흐르는 힘 조절에서도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고 우승 선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황 부위원장은 다른 지도자들의 불만에 대해 “주관적인 견해로 보게 되면 당연히 불만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심판들은 객관적인 평가를 했다고 자부한다”며 “지방(부산)에서 우승 팀이 나온 것은 품새 대회의 획기적인 변화이자 향후 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회 품새 학년별 개인부문에서 남고부는 1학년 주공체육관 김유석, 2학년 시흥고등학교 이재원, 3학년 영일고등학교 이상목이 여고부는 1학년 청지회 김지혜, 2학년 청지회 송미라, 3학년 사자후 박혜림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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