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최종평가전 태릉에서 제천으로 왜?

2차 평가전 지연사태로 예상보다 잔여경기 늘어나 장소 변경

2차 평가전 인천시청 이혜영(좌) 경희대(우) 임수정 경기 모습
내달 1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리기로 했던 ‘베이징 올림픽대표선발 최종평가전(이하 최종평가전)’ 장소가 충북 제천 실내체육관으로 변경됐다.
이는 오는 27일부터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제35회 전국대학태권도개인선수권대회(이하 대학선수권)’와 최종평가전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 KTA) 측은 “최종평가전을 위해 임원들과 심판진들이 대학선수권이 열리는 충북에서 태릉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장소를 옮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장소 변경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최종평가전이 태릉에서 열리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KTA 한 핵심관계자는 “2차 평가전에서 올림픽 남녀 4체급 중 여자 -68체급의 황경선 만이 결정된 상황”이라며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돼 태릉선수촌에서 진행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말은 KTA가 최종평가전에 치룰 잔여경기수가 이렇게 많아 질 것이라는 예상을 못했다는 뜻이다. 통상 올림픽 최종선발전 경기는 한, 두 경기만을 남겨놓고 진행됐기 때문. 이번처럼 최종선발전에 경기수가 많이 남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사실 잔여경기 수가 많아 진 것은 선수들이 선전한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2차 선발전 지연사태 때문이다. 지난 4일 열린 2차선발전 남자 +80kg급 윤희성(용인대)과 차동민(한국체대)의 경기에서 용인대 측이 제기한 소청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남자 +80kg급은 이날 끝내 열리지 못했다. 용인대의 소청 신청은 지난 7일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재확인하며 기각된 바 있다.

2차 평가전 류병관 교수 항의 모습
2차 평가전에서 강력한 항의로 경기를 지연시켰던 용인대 류병관 교수는 “윤희성과 차동민의 경기는 누가 봐도 차동민의 경고 상황이었다”며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악법도 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종선발전에서는 KTA의 마지막 양심을 믿어보겠다”고 말했다.항의가 심했다는 의견에 대해 류 교수는 “올림픽 출전 당락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억울한 판정을 받았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냐”며 “지금까지 용인대는 올림픽 선발전에서 매번 불이익을 당해왔다. 올림픽 출전 선수만은 깨끗하고 공정하게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차 평가전 지연사태 때문인지 최종선발전을 앞둔 KTA 심판진은 심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KTA 한 상임심판은 “2차 평가전같이 지도자들이 심판을 믿지 못하면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최종평가전을 앞둔 심판진들은 착잡한 심정이다. 판정을 아무리 잘해도 좋은 소리 한번 못 듣고 조금만 잘못하면 온갖 욕설에 시달린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용인대 측은 2차 선발전에서 윤희성과 차동민의 경기에 나 온 심판진이 나 올 경우 최종선발전을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이다. 류병관 교수는 “그 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심판들에게 경기를 맡길 순 없다”며 “만약 우리 선수 경기를 맡기게 되면 우린 짐 싸서 올라오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현재 최종선발전에는 남자 -68kg급에선 손태진(삼성에스원, 올림픽 출전권 1승), 이문규(한국가스공사, 2차평가전 1승), 김주영(조선대, 1차평가전 1승)이 각각 1승씩을 올리고 있어 물고 물리는 접전이 예상된다. 남자 +80kg급에선 차동민(한국체대 올림픽출전권 1승, 2차평가전 1승), 윤희성(용인대, 1차평가전 1승)이 물러설 수 없는 진검 승부를 펼친다.
또 올림픽 출전권과 1차 평가전 승리로 2승을 챙긴 임수정(경희대)의 무난히 선발이 예상됐던 여자 -57kg급에선 2차평가전에서 이혜영(인천시청, 1승)에게 덜미를 잡히며 최종평가전에서 판가름을 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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