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와 ITF의 통합은 시대의 요청
WTF와 ITF의 통합은 시대의 요청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최홍희 ITF 총재에게 WTF와의 통합을 추진하게 되면 도와주겠다고 한 발언은 말 그 자체로로 태권도 역사를 확 바꿔버릴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가히 메가톱급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김 위원장의 말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어쨌든 태권도계가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분단 국가인 한국에서 전세계로 뻗어나간 태권도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라는 두 개의 국제조직으로 나뉘어져 각기 다른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
이 두 조직은 남북한 정부처럼 국제무대에서 서로 대립하고 반목해왔다. 역사적 정통성을 두고 대립했고 세계 곳곳에서 패권을 다퉜다. 이는 전세계적 차원에서 태권도의 일관되고 통일된 발전을 가로막은 요인이 됐다.
똑같이 태권도라는 말을 쓰지만 이젠 WTF태권도, ITF태권도라는 말을 써야할 정도로 두 조직의 태권도는 달라졌다.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고 경기 규칙이 다르다. 수련하는 품새(틀)도 다르다.
사실 태권도를 수련하는 대부분의 수련생들에게 이 두 조직 중에서 어느 조직이 정통이고 이단인지, 어느 쪽이 남인지 북인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 두 조직의 상층부는 제자들에게는 정의와 예의, 무도인의 자세를 가르치면서 자신들은 민족적인 차원에서 또는 무도적인 차원에서 대범하게 하나되는 것을 거부해왔다.
누구는 태권도의 종주국을 방문한다고 남한을 방문하고 누구는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닌가. 서로 태권도 성전을 짓는다고 각기 큰 돈을 들여 남과 북에 태권도 성전을 따로 짓는다면 이 또한 얼마나 우스운 일이 될 것인가.
태권도인들은 남과 북을 떠나 단합해 우리 민족이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는 태권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할 책무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태권도인들이 남과 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 길에 앞장서게 되는 셈이다. 한마디로 통일에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태권도는 세계 곳곳에 퍼져 동양의 예의와 정신을 널리 퍼뜨리고 있고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의 태권도인들이 이젠 세계인을 위해 쓰여진 그 태권도를 민족을 위해 써야 할 때가 왔다.
WTF와 ITF는 차제에 통합 논의를 진행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태권도를 더욱 확대하고 보급할 문제, 기술발전 문제, 태권도정신과 역사의 정립 문제, 태권도 성전 건립 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타결지어 세계태권도 발전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두 조직의 통합은 시대의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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