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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스승이 되어 준 사람

나에게 스승이 되어 준 사람


중국의 춘추시대의 사상가 중 하나인 공자는 길가의 아이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중에는 주변에 우리를 이끌어 주는 이들이 무수히 많다. 오늘 난 나의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준 사람을 소개하고자 이 글을 올린다.

여자들은 무지하게 싫어하는 군대 이야기이다. 내가 군대에 있던 시절에, 정확하게 말해서, 내가 일병 4호봉 시절에 자대에 배치 받은 신참이 있었다. 그는 용인대학교 태권도 학과에 재학 중인 주모군 이었다.

태권도와는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덩치와 둥그스름한 얼굴을 한 귀여운(?) 외모를 지닌 그는 다른 신병과 마찬가지로 어리숙했다. 그가 태권도 4단이란 것을 귀동냥으로 전해들은 나는 감히 그에게 겨루기를 신청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태권도를 했고, 그보다는 스피드에 자신이 있어서 대련을 권했지만, 그는 단호히 거절했다. 그 후로 몇 개월이 지났다. 부대내에 태권도 시합이 있었다. 우연찮게 내가 대대 대표로 시합에 나가게 되었지만, 결과는 무참한 패배였다. 나와 붙은 상대는 11년 가까이 태권도를 해 온 이라서 난 스스로를 위안하며 잊어버렸다.

얼마후, 다시 대회가 있었다. 이번에는 내가 감히 겨루기를 신청했던 나의 후임이 시합에 임했다. 우리 부대내에서 가장 태권도를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사람이 그의 상대였다. 솔직히, 난 주모군이 무참하게 무너지리라 예상했다. 최고의 실력자는 체격도 날씬했고, 여러가지 면에서 나의 후임을 압도했다. 드디어 시합은 시작되었고, 난 숨소리를 죽인 채로 나의 후임이 살아남기를 바라며, 지켜보았다.

심판의 손짓으로 시작한 그 시합은 올림픽에서나 볼 수 있는 명장면들을 연출하며 나의 기대(?)외의 혈전이 되었다. 상대의 실수를 용납치 않는 정확한 기술과 냉정한 판단들이 주변의 모든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시합이 서서히 달아오르면서 난 주모군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됐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의 민첩한 몸놀림과 수준높은 테크닉은 그를 얕봤던 내게 부끄러움을 안겨줬다. 치열한 접전 끝에 결국 주모군이 무릎을 꿇었지만, 그가 보여줬던 실력과 패기는 나에게 크나 큰 교훈을 안겨 주었다.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높이는 겸손의 미덕! 그가 내게 보여준 엄청난 교훈이다. 나 혼자만이 생각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가 10여년 남짓 배운 것은 태권도가 아닌, 삶을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라고 여겨진다.

댓글 1

태권녀 2000.11.06
전 군대에서 뭘 하는진 모르지만 그냥 느낌느로 알 것 같아요. 주모군도 멋지지만 그 멋진 모습을 이해할 수 있는 김규원님도 정말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