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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말타기



3월 16일 이리쿵! 저리쿵!

아침부터 감기 기운으로 몸이 부르르 떨린다. 침대 바로 옆에 창문이 있었는데 밤새 그 창문을 열어 놓았던 것이다. 바보 멍청하니까 몸이 고생하는구나.

오전 9시 반에 산크리스토발 데 라스 까라스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지도상으로는 굉장히 가까운 곳인데 오후 3시나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다. 목적지로 가는 길은 완전히 산길이었다. 이리쿵! 저리쿵! 하면서 어쨌든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다.

몸이 좋지 않아 방을 구해 짐을 풀고 산책을 한 후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참고로 방에 대해 말하자면 방은 낡은 침대 5개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그런 곳이었다. 문은 철문. 바람이 쉭쉭 잘도 센다.

묵는 사람은 국적 불문, 성별 불문이다. 한 명이 나가면 한 명이 바로 들어온다. 내가 방에 들어섰을 때는 캐나다 두 명과 체코인 그리고 프랑스인이 침대를 하나씩 차지하고 있었다.

3월 17일 부서진 엉덩이

악몽이다. 철문 바로 옆에서 잔 나는 밤새도록 추위와 싸워야했다. 얼어죽는 줄 알았다. 어제의 감기 기운은 오늘 독감으로 변했다. 그래도 어쩌랴∼ 자, 가자 나의 갈 길을...

어제 저녁에 등록한 말타기를 하러 간다. 말. 어렸을 때 쪼랑말 탄 기억은 나는데 큰 말 타는 것은 처음이다. 나의 안내자는 놀랍게도 6살 정도로 보이는 멕시코 꼬마였다.

그 멕시코 꼬마는 커다란 말을 능숙하게 다루며 말에 훌쩍 올라타며 나에게 자신을 뒤를 따라 오라는 시늉을 했다. 나 혼자 큰 말을 타라니. 난 겁이 났지만 내색은 못하고 당당하게 꼬마의 뒤를 따랐다.


꼬마는 조그만 도로를 가로질러 한적한 계속해서 한적한 시골길을 갔다. 나도 꼬마의 뒤를 따라 가던 차에 갑자기 말이 도로 한가운데 멈추어 섰다.

편도 1차선으로 된 조그만 도로에 멈추어 선 말 그리고 그 위에 타고 있던 나. 나의 두 눈에는 멀리 한 쪽에서 차가 무서운 속도로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또 그 반대편에서도 역시 차가 나에게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타고 있던 말은 자살 기도라도 하는 것일까? 내가 용기를 내어 걷어차도 꿈쩍도 않는다.

아! 나의 인생이여.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다행히 운전자들은 멀리서도 잘 보이는 말과 그 말 위에 타고 있던 이상하게 생긴 동양인인 나를 발견하고는 바로 말 앞에서 멈추어 섰고 그 때 멕시코 꼬마가 달려와 타고 있던 말의 고삐를 잡아챘다. 그 이후로 그 꼬마는 절대 내 말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절대.

말을 타고 오솔길을 따라 작은 산을 올랐다. 가는 길은 너무나도 한적했다. 가는 길에 유치원으로 보이는 건물을 지나갔다. 몇 명의 꼬마 아이들이 신기한 듯 나를 건물 창살에 매달려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신기하게 생겼나?

난 아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 때 갑자기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건물 안에 있던 수백명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나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었다. 연예인이 된 기분. 홍홍홍...


오솔길을 따라 2시간 정도 올라간 곳에는 작은 쉴 곳이 마련되어 있었다. 정상에서 마침 소풍 나온 고등학교 여학생들과 만나 그들이 주는 점심을 얻어먹었다. 옥수수로 만든 얇은 천같이 생긴 타코를 찢어 닭고기를 집어먹었다. 손으로 밥을 먹는다는 것이 왠지 찝찝했지만 그래도 맛은 일품이었다.

여학생들은 일본 만화와 음과 양 등 동양에 굉장한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서로 짧은 영어실력으로 인해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사진은 찰칵.

말을 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말이 뛸 때마다 내 몸은 들썩들썩 거리며 엉덩이가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 급기야는 나의 통통한 엉덩이는 거의 깨질 듯한 극한 상황까지 갔었다. 아 아파라.

3월 18일 예배의 마지막 의식, 콜라마시기

이른 아침에 가이드를 따라 인디언 마을로 향했다. 가이드는 절대 허락 없이 사진을 찍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일부 인디언들은 사진에 찍히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는다는 말과 함께.

인디언 마을은 굉장히 작고 소박했다. 방문한 곳의 인디언들은 어느 정도 관광객들이 익숙한 듯 관광객을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였다.

인디언들의 의상은 상당히 독특했다. 머리에 이상한 모자를 쓴 인디언 족. 하얀 천으로 몸을 두르고 있는 인디언 족 등 가지각색이다. 그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여간 이 곳 인디언은 부족마다 사용하는 언어와 의상이 모두 다르다고 한다.

인디언 마을에 있는 교회 또한 굉장히 특이했다. 사람들은 바닥에 초를 꽂고 기도를 드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교회 안은 온통 초가 타고남은 흔적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마지막 기도가 끝나면 다 같이 코카콜라나 펩시콜라를 마신다고 한다. 콜라와 기독교? 왠지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멕시코 전통 신앙과 결합된 이곳의 기독교는 내가 알고 있던 기독교와는 약간 다른 모습이었다.


댓글 1

이천우타이거 2000.11.08
오랫만이예여 몸은 어떠하신지... 추운날 고생하시느라 태권도를 하는 저희들으 쑥스럽습니다. 힘드실때마다 더욱더 힘을 내셔서 태권넷의 우뚝선 기둥이 되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