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없는 폭로, 무너지는 태권도

범태련 오용진씨, 엄운규 원장 향한 공산당 부역 의혹 제기

국가쇄신국민연합의 기자회견장 사진 우측 맨 끝이 오용진씨
18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국가쇄신국민연합(집행위원장 봉태홍, 이하 국민연합)의 ‘총선낙선 대상자 및 공직퇴출 대상자 발표’ 기자회견장. 30여명의 국민연합 위원들이 공직 퇴출 대상자를 발표했다.
퇴출 대상자가 거론되는 가운데 뜻하지 않은 태권도계 어른인 엄운규 국기원 원장이 거론되며 기자회견은 일대 혼란을 가져왔다. 현재 재단법인 국기원의 원장은 공직이 아닌 명예직. 6월 22일 법정법인으로 전환되면 공직으로 바뀔 수 있지만, 현재는 아니다. 그렇기에 공직 퇴출 대상자에 국기원장은 맞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국민연합 보수단체에 포함된 범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연합(이하 범태련)은 엄운규 원장의 공산당 부역과 국기원 부정단증 및 비리 의혹을 강하게 국민연합에 제기했다. 공직 퇴출 대상자에 엄운규 원장이 포함되게 되는 순간이다.
이와 관련 국민연합 봉태홍 집행위원장은 <무카스미디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기원장이 공직자는 아니지만 관련 비리 제보가 많았다. 국기원장만 따로 분류해서 퇴출 대상으로 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범위를 넓혀 공직 퇴출 대상에 넣은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 날 기자회견 말미에 발언권을 쥔 범태련 오용진씨는 “故 최홍희 ITF 총재의 저서 ‘태권도와 나’ 279페이지에 보면 엄운규 원장의 공산당 부역 내역이 자세히 나온다”며 책의 내용을 읽어 나갔다.
이어 그는 “엄운규 원장은 2001년 국가대표 승부조작 사건으로 부원장에서 사퇴했지만 원장으로 다시 복직하면서 국기원을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만들었다”며 “범법자 송봉섭 부원장의 전과기록까지 모두 공개하고 즉각 함께 퇴진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기원은 공식입장을 밝힐 가치도 없다는 입장이다. 국기원의 한 관계자는 “재단법인 국기원은 비영리단체로 국기원 원장은 명예직이다”며 “국민연합이 엄운규 원장을 왜 공직 퇴출 대상자로 선정됐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는 “2001년 국가대표 승부조작 사건은 당시 김운용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 겸 국기원장이 물러나면서 부원장으로 있던 엄운규 원장이 연대책임으로 물러난 것”이라며 “그 사건의 핵심인물은 당시 KTA 전무이사였던 임윤택씨라는 것은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아니냐”고 반문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엄운규 원장의 공산당 부역 의혹을 증명할 수 있는 다른 증거자료가 있냐는 질문에 오용진 씨는“엄운규 원장을 변론하는 것처럼 들린다”며 “발표한 내용대로 보도하면 된다”고 질문한 기자를 되려 몰아 세웠다.
국민연합 봉태홍 집행위원장도 “공산당 부역의혹에 대해 엄운규 원장이 오리발을 내밀면 증명할 수 있는 자료는 없다”며 “하지만 책 쓴 사람이 근거 없이 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법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내가 책임진다”고 말했다.
엄운규 원장의 한 핵심측근은 기자회견 내용을 전해들은 엄 원장이 “근거 없는 내용을 가지고 심각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즉각적인 법적 고소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고 전해왔다.
이를 지켜본 태권도계 한 중진은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법정에서 가리면 될 것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태권도를 망신시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증거도 확실하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태권도계의 최고 어른 중 한분을 빨갱이로 몰아 세우고 있다. 이제 태권도가 빨갱이 집단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0년 넘게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지도자는 “연일 언론에서 태권도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부각되고 있어 국, 내외 지도자들이 시름하고 있다”며 “오용진씨를 비롯 이번 일에 관련된 사람들이 태권도를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마음이 가지고 있다면 이런 일은 벌이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이날 30여개 보수단체로 구성된 국민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좌파, 부패, 철새 정치인을 국민이 심판하자”며 이재오(한나라당), 정동영(민주당), 권영길(민노당)등 총선 낙선 대상자 3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어 문화 체육계 공직인사 퇴출 대상자로는 정연주(KBS사장), 김정길(대한체육회장) 등을 포함한 7명을 추가 발표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지난달 국기원문제 양심선언을 한다며 기자회견을 연 장호범씨와 서울시태권도협회(회장 이공신) 산하 대외협력단 사람들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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