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태권도계의 ‘미친 짓’ 시리즈 1]
태권도계가 제도권 핵심인사들로 인해 미쳐가고 있다

도저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연일 터지고 있다. 국기원은 국기원대로, 대태협은 대태협대로 세계연맹은 또 그 나름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미친 역할을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뉴스장사’가 되는 특이한 곳이기는 하지만 어느 한 분야에서 이토록 지속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미친 짓이 자행된 적도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국기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해묵은 인사문제 및 반개혁적인 성향으로 인하여 소란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서울시 태권도협회 산하의 ‘대외협력단’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이 소란에 일조를 가하고 있다. 그리하여 소위 ‘양심’을 팔아서 서로의 진실공방을 하고 있으나,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는 우리들은 그들의 ‘진실’을 짐작만 할 뿐이다.
그 내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일반인들은 다만 이들이 여태껏 보여준 행위에 의해서 그들의 ‘양심’을 넘겨짚을 뿐이다. 만약 그들에게도 ‘양심’이라는 것이 있다면 말이다. 이미 짐작할 수 있듯이 국기원의 납득할 수 없는 인사와 각종 의혹들은 그 자체로 국기원의 ‘해명’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밖으로까지 드러난 박기인과 이근창의 암투 및 이의 수습과정을 지켜본 나는 감히 말한다. “국기원이 미쳤다.” 여태까지의 행태가 그들의 ‘양심’마저 의심받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서울시태권도협회의 경우에도 다르지 않다. 이 협회를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임윤택 전무의 과거 행적이 국기원을 둘러싼 소란에서 결코 깨끗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김운용 전 총재 시절부터 보여준 그의 행보는 조정원 총재 시대에 와서도 숱한 잡음을 일으키고 연맹을 뒤집어 놓더니 이제 서울시태권도협회를 통하여 국기원의 비리를 ‘고발’하며 나름대로의 공략작전을 펼치고 있으나, 어쩐지 그들의 ‘양심선언’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한 마디로 말하면 국기원도 미쳤고 서울시협회도 미쳤고, 무엇보다도 이를 지켜보고 있는 내가 미쳤다. 무슨 미련이 남아서 아직도 지켜보는 것인지.
또 다른 미친 짓은 이 ‘양심사건’을 두고 각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태권도언론의 보도태도이다. 대표적인 태권도매체인 신문들이 이 사안을 두고 보도하는 논조를 살펴보면 언론이 이들의 싸움에 가세한 듯한 인상마저 주는 것이다.
‘서울시협력단’의 양심선언을 기회로 국기원을 고발하는 논조나 이 양심선언의 진실성에 물음표를 붙이는 또 다른 논조가 서로 상충하지만, 둘 다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이 미친 짓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인가? 이 역시 태권도언론이라고 자처하는 이들 신문들의 정파적 태도 때문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말이 될 것인가?
대한태권도협회는 그러면 제대로 가고 있는가? 수년 전 많은 태권도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제도권으로 들어가서 대태협 전무로 일하고 있는 양진방 교수는 과연 그 기대에 부응해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서’ 혹은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어서’라는 싸구려 변명은 필요 없다. 당신이 제도권에 들어갈 때 모든 여건이 좋을 것으로 생각했더라면 이보다 더한 코메디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년 전 학생들의 시위를 등에 업고 대태협에 입성했을 때 당신은 혈혈단신이었다. 처음부터 혼자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위의 모든 변명은 싸구려가 되고 만다.
한국의 태권도계가 당신의 노력을 기대했지만 제대로 한 일이 무엇인가?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할 바에는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얼마 전 대태협 대의원총회에서 임윤택씨가 발언권을 얻어서 발언하라는 대태협 회장에게 “발언권은 내 마음이오”라는 수준 이하의 발언으로 모든 태권도인들의 수준을 낮추어버렸을 때 태권도를 책임지고 있는 당신은 입에서 피라도 토했어야 했다.
태권도계가 늘 시끄러운 이유는 심판진이나 집행부 할 것 없이 기득권 세력의 저항 때문이 아니다. 태권도를 개혁하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의 우유부단한 태도 때문이다.
수년 전 서울의 어느 장소에서 대태협의 모 인사에게 감히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태권도계가 아직도 어지러운 것은 당신에게 오늘 ‘옷을 벗을’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까지만 어떻게 버티고 내일 옷을 벗지’ 라고 생각하는 한 개혁은 없다”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한 방에 쓸어버릴 수 있는 수퍼 울트라급의 ‘미친 짓’은 바로 현재의 세계태권도연맹이 보여주는 행태이다. 국제적으로 문제가 된 ‘돈봉투 사건’과 이를 두고 보여준 양진석 사무총장의 비상식적인 어설픈 칼춤 그리고 이로 인해서 추락하는 태권도의 위상 및 이에 가만히 끌려가고만 있는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부총재단, 집행위원회 등은 과연 태권도를 살리고자하는 기관인가. 이번 노동조합원들의 해고와 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잡음 그리고 직후에 폭로된 비밀문건은 무엇을 말하는가? 세계연맹의‘미친 짓’에 대하여는 다음 편에 계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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