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해동검도 통합’의 물꼬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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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동검도, 한 개의 연맹체 만들어 추진하는 것은 ‘긍정적’

세계해동검도연맹(사진왼쪽)과 한국해동검도협회세미나 모습
해동검도 화합을 원하는 일선지도자들의 목소리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유사단체의 난립과 두 단체 간 역사 논쟁으로 상처투성이 된 해동검도를 더 이상 묵고할 수 없다는 지도자들의 간절함이다. 지난달 26일 제17대 국회에서 의결된 ‘전통무예진흥법’을 발판삼아 극적인 통합으로까지 성사시켜 보자는 소망도 담겨있다.
두 단체 간 화합을 시작으로 해동인들의 염원인 ‘대통합’이라는 대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무얼까? <무카스미디어>는 해동검도 대표 단체로 국내외 최다 수련인구를 자랑하는 한국해동검도협회(총재 나한일, 한국해동)와 세계해동검도연맹(총재 김정호, 세계해동) 통합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무엇인지 되 짚어본다. 아울러 이들 두 거대 단체가 통합의 물꼬를 터야만 하는 환경에 대해 알아본다.
◆‘누가 먼저냐’‘누가 진짜냐’
한국해동과 세계해동 역사논쟁의 앙금은 지난 11일까지도 양측에 수십 통의 내용증명을 주고받게 했다. 팽팽했던 내용증명의 핵심은 ‘해동검도, 누가 진짜냐? 누가 먼저냐?’로 압축됐다.
이중 지난 1982년 김정호 총재가 안양에서 문을 연 도장이 해동검도 도장이 맞는지에 대한 진위 여부는 논쟁의 중심.
이를 증명하기라도 한 듯 세계해동은 지난달 14일, 안양도장에서 처음 해동검도도장을 개관한 사실을 뒷받침 할 증언을 확보, 상당수의 한국해동측 지도자들에게 공문을 발송했다.
세계해동이 제시한 이번 문서는 앞서 한국해동 오정교 상임이사의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하며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라는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세계해동이 보낸 ’해동검도 도장 확인서’ 전문에는 ‘1982년 7월 24일 경기도 안양에 해동검도 도장을 개관했으며, 김정호씨는 총관장으로 본인 최복만은 해동검도 사범으로 1983년 5월 31일까지 근무했다’는 당시 해동검도 사범으로 재직 했다는 최복만 씨 확인의 내용증명이 첨부돼 있다.
또한 1982년 7월, 최복만 씨를 사범으로 임명한다고 전달했던 해동검도 명칭과 상패의 일련번호가 기입된 ‘임명장’을 증거자료로 덧붙였다. 사실일 경우 한국해동이 주장하는 1984년 첫 해동검도 명명설과 나 총재가 개관했다는 첫 해동검도 도장은 허구라는 것이 세계해동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해동의 입장은 사실 확인조차 불가능한 ‘짜 맞추기’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 해동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시 세계 해동 마크가 새겨진 임명장은 존재하지도 않았다”며 “사실 확인조차 할 수 없는 문서”라고 일축했다.
세계해동의 또 다른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이미 판결이 난 사항”이라며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지난 수원지방 법원 명예훼손 건에 대한 판결 전문에 ‘해동검도 명칭은 1984년경 위 검도장(서초동 도장, 관장 나한일)에서 운동을 같이하던 망 최태민의 제안에 의해 사용됐다’는 것이 한국해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처음으로 해동검도 철학을 집대성해 놓았다는 ‘해동검법개론’ 실저자 찾기 논란 역시 화합을 위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1984년 3월 편저자 나한일로 명시돼 있는 책의 실 저자가 김정호 총재라는 주장이 제기 되면서 부터다.
이 역시 한국해동의 “법원에서 이미 판결된 내용들이라며 논쟁 꺼리조차 될 수 없다”는 법원 판결문 중 ‘해동검법개론이라는 제목 하에 나한일이 편저자로 되어 있는 해동검도에 대한 소개서를 발간하기까지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라는 주장과, 세계해동의 “당시 유명연예인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이름만 편저자였다”는 나 총재의 법정 증언 ‘해동검법개론에 대한 기여도는 6~7%이다’라는 강공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첫 해동검도교본이라는 것과 외부로부터 중대 사료로 인정받고, 해동검도 정통성 계승을 위한 중대한 가치를 띠는 만큼 양측 모두 한 치의 물러섬도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통합 논의 전에 두 단체장 간 개인적인 감정의 골을 해소하는 자리가 마련 돼야 한다는 것이 양 단체 핵심참모진들의 중론이다. 잦은 송사로 인한 서로 간의 흠결에 대한 확실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무예진흥법 통과! “이제는 화합만이 살길이다"
“최소한 두 단체를 조율할 수 있는 연맹체 구성이라도 이뤄져야한다” 한국해동검도의 한 핵심 이사의 말이다. 지난달 26일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예진흥법)이 통과됨에 따라 개시일인 내년 3월 까지 같은 명칭 난립 단체 간 통합요구가 뒤따를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앞으로 체계적인 보존 및 진흥을 위한 전통무예에 관한 종합적이고 중장기적인 기본계획이 수립, 시행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또한 공정성과 객관성이 확보된 전통무예 진흥위한 법정단체 설립 등의 여부도 확정된 바 없다.
하지만 종목별로 하나의 연맹체를 만들어 가입토록 하게 한다는 방향으로 굳어질 질 것이라는 게 당시 법안 구성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통무예진흥법 완성에 기여한 한 핵심 전문가는 “해동검도의 경우 단체간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신들 무예의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국해동검도의 오정교 상임이사는 “(한국해동)우리 같은 경우는 (세계해동과)같이 가고 싶다”며 “통합을 위한 문은 언제든 열어놓았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여기에 한국해동검도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재 서로의 색깔이 너무도 달라 하나가 되기는 힘들다”면서도 “통합만 된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흔들리는 해동검도 도장, 지도자들 양 단체를 향한 한숨
해동검도 거대 두 단체가 격한 대립을 보이는 가운데 각 일선관장들의 한숨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지방에서 해동검도장을 운영하는 한 관장은 해동검도 두 단체 간 잡음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 정신없다. 중앙협회에서 일어나는 일들까지 신경쓰고 싶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며 “배부르고 등 따뜻할 때는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협회는 현시점에서 중요사안이을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10년째 해동검도 도장을 운영해 온 한 관장도 “수련생 저하로 위기에 빠진 해동검도 일선지도자들을 위한다면 그런 행동들이 나올 수 없다”면서도 한편으론 “부정확하게 전달되고 있는 현재의 해동검도 역사를 하나로 통일해야 될 시점에 이른 것 같다”고 얘기했다.
두 단체 간 화합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통합이 불가능하다면 외부에서 비춰지는 해동검도 위상을 위해 화합의 장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 해동검도 지도자들의 목소리다.
“협회는 개인 사조직이 아니다” 또 “모든 무술의 근간은 도장”이라는 옛 무술 계 원로의 말이 떠오르는 시점이다. 취재 중 해동검도 두 단체 간 통합을 위한 물꼬가 조금씩 터져야 할 상황임을 단체의 고위관계자들은 공감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그들은 알고 있었다. 해동검도 역사를 새로 쓰게 될 열쇠를 손에 쥔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해동검도 통합의 물꼬 터지나?-2]는 다음주에 계속됩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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