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대 태권도학과 학생들 패기가 부족하다
[확대경]싱겁게 끝나버린 신임교수 임용 반대 집회
최근 용인대가 인터넷 실시간 검색 상위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좋지 못한 일로 말이다. 지난 4일 MBC PD수첩 ‘식물인간이 된 신입생 - 사고의 진실은?’편이 방송되고 나서 용인대는 각종 여론에 뭇매를 맞고 있다. 그래서인지 용인대뿐 아니라 학생들조차 말을 아끼며 몸을 사리고 있는 중이다.
지난 달 26일 용인대 태권도학과 신임교수 전공부적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학생들은 금방이라도 들고 일어 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현재는 ‘쉬쉬’하는 학교 분위기와 맞물려 잠잠해 지고 있다.
지난 3일 용인대 학생으로부터 “학교 개강에 맞춰 신임교수 임용 반대 집회를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만사를 제처두고 용인대로 달려갔다. 하지만 집회는 기자가 도착하기도 전에 학교 측에 의해 곧 저지당했고, 학생들도 별다른 반항 없이 순순히 집회를 철회했다고 한다.
집회 중간에 불려간 학생회장은 무도학장과 학과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보다는 설득에 가까운 말을 듣고 왔다. 지난 통화에서 강경하게 집회를 진행하겠다던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그들의 모습 소심해 보였다.
“교수들 앞에선 조심스럽다”며 동아리 방에서 따로 만나기를 청한 학생들. 그들은 “이번 신임교수 임용을 반대하는 것은 용인대 태권도학과 미래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주장처럼 만약 이번 일이 학과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면 사활을 걸고 학교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학생들의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반대 집회 때 강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학생들은 “우리가 몸싸움을 벌이면 상황이 더 안 좋아 질 것 같아 조용히 물러났다. 오늘은 우리 뜻을 전한 것에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집회를 한다는 친구들이 학교의 입장을 너무도 잘 배려하고 있었다.
개강 후 집단반발을 준비하겠다던 태권도학과 재학생들은 5일 통화에서 “지금은 학교가 시끄러워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면서 “신임교수가 이번학기에 전공수업을 맡지 않기로 했다. 학교에서 우리 요구를 어느정도 수용했기 때문에 집회는 보류하기로 했다”고 바뀐 입장을 전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용인대 졸업생은 “교수님들은 공개적으론 너희들의 의견을 맘껏 펼치라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시끄럽게 하지 말고 좋게 타협하자고 종용한다”면서 “이번 신임교수건도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될 것 같다. 그렇게 또 태권도학과는 변화와 개혁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처음 학생들이 신임교수 임용을 반대하고 나섰을 때 유도인 출신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학과 이기주의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학생을 위한 학교, 학과를 만들겠다’는 그들의 주장에서 확실한 명분이 있다고 느꼈었다.
대의를 위해 움직였다는 용인대 태권도학과 학생들. 강한 의지가 보였던 초반과는 달리 지금의 학교의 힘 앞에 주눅 들어 있는 모습이다. 대외적으로 강한 용인대 태권도학과를 외치던 그들의 패기가 지금은 왜 보이지 않는지 아쉬울 따름이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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