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 채용한 용인대 태권도학과 '삐걱'

용인대, 신임교수 전공 부적격 논란에도 임용 절차 끝마쳐
지난 26일자 <무카스미디어> 기사 ‘개강 앞둔 용인대 태권도학과 술렁’에서 제기된 용인대학교(총장 김정행) 태권도학과 신임교수의 전공 부적격 논란이 태권도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해당 기사엔 3일 만에 수많은 댓글이 올라오며, 논쟁이 점점 가열되는 분위기다. 댓글은 재학생들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교수임용에 대해 학교 측의 공식적인 해명을 원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러한 성토의 글에도 용인대 측은 별다른 반응 없이 신임교수의 정식 임용절차를 끝마쳤다. 현재 용인대 홈페이지엔 신임교수 프로필이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한 교수임용이었나?.. 의혹의 시선 많아

2008학년도 전반기 용인대학교 교수공개채용 평가항목
‘2008학년도 전반기 용인대학교 교수공개채용 심사절차 및 기준’을 보면 1차 서류심사, 2차 연구실적물 심사, 3차 면접 심사로 구분돼 있다. 이는 교수채용에 지원한 사람들 중 태권도학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단계별 심사과정을 거쳐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새로 임용된 신임교수는 이러한 공식적인 심사과정을 거쳐 채용됐다. 학교 측은 “이번 임용은 공정한 심사를 거친 정상적인 채용”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교수임용 과정의 객관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타 대학 태권도학과 한 교수는 “학과를 떠나 1차 서류심사에서 가장 높은 배점을 주는 부분이 초빙목적과의 적합성”이라며 “1차 서류에서 떨어진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왜 탈락했는지 이해가 안된다.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했는지 궁금할 뿐이다”고 말했다.
연구실적 부분에서도 고개를 갸웃 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신임교수의 공식적인 태권도 연구실적은 박사학위 논문인 ‘태권도의 미국진출과 미국체육회 가입(2006)’뿐이다. 석사 논문은 ‘한국 여자유도의 도입에 관한 사적 고찰(2002)’로 유도에 대한 것이고, 대학 강사 시절 수업한 내용도 전문적인 태권도이론이 아닌 무도사였다.
지난해 4월 무도사 연구론 발표에서 태권도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분에 불과했다는 평가다. 박사논문을 토대로 발간할 예정이었던 ‘태권도의 미국 진출사(가제)’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한 태권도학과 교수는 “보통 대학 교수임용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적합성인데, 이번 용인대 임용을 보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꼭 누군가를 위해 짜여진 시나리오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태권도학과 교수는 “신임교수가 이번 채용 조건에 맞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 교수 채용은 학교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학교의 결정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면서도 “교수는 학교에 속해있기 이전에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번 채용엔 학생들의 의견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태권도학과 신임교수로 적합한 자격은 무엇.. 태권로빅? 구술사?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 지원 자격은 태권도이론 및 태권도사 그리고 태권로빅 가능자였다. 이는 태권로빅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는 것이고, 태권도 실기가 가능한 사람을 뽑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 임용된 신임교수는 지난 2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태권로빅을 못하지만, 무용이나 체조 전공자분들이 수업을 맡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제 될게 없다”며 “실기 수업이 아닌 이론 수업을 중심으로 지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9일 통화에서는 말을 바꿔 “태권로빅도 직접 가르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통화에서는 태권로빅을 못한다고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내가 그런 적이 있느냐”면서 “이젠 용인대 교수로서 내 발언이 학교 명예와 상응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 없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타 대학 태권도학과에서 실기를 담당하고 있는 한 교수는 “태권로빅은 태권도가 숙달되지 않은 상태에선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며 “용인대 신임교수가 태권도 몇 단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권로빅을 에어로빅과 착각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신임교수는 태권도 2단으로 확인됐다.
신임교수의 전공 부적격 논란에 대해 용인대 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신임교수의 연구실적인 ‘구술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한 교수는 “태권도사도 연구영역을 넓히기 위해 구술사가 필요하다”며 “신임교수는 구술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뛰어난 성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신임교수는 박사논문인 ‘태권도의 미국진출과 미국체육회 가입’을 미국에 있는 1세대 한인 사범들 구술자료 중심으로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국사편찬위원회’로부터 태권도사를 한국사 연구용역에 선정시키기도 했다.
신임교수의 석, 박사 논문을 지도했던 교수는 “태권도 연구를 위해 미국을 몇 번이고 갈 수 있는 사람은 체육계에선 흔치 않다”며 “신임교수의 태권도 연구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질적인 부분에서는 그 또래 연구자들 중에는 월등하다. 용인대에서 정말 실력 있는 교수를 임용한 것이다”고 말했다.
새로 채용된 신임교수에 대해 개강을 코 앞에 둔 용인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이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교와 학생들의 입장차이가 분명한 가운데, 해결점을 찾지 못한다면 갈등의 불씨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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