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통무예 2세기 만에 기지개

‘전통무예진흥법안’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

2006년 12월 국회의원 회관 로비에서 어린 택견 수련생들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무예가 무려 2세기만에 기지개를 펴게 됐다. 전통무술에 관한 지원 및 진흥을 위한 법률안이 통과됐기 때문. 지난해 태권도 공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데 이어져 국내 무술계 앞날이 한층 밝아졌다.
택견, 마상무예 등 우리나라 전통무예는 사실상 200여 년 동안 외면되어 왔다. 이로써 18세기 완성된 무예 장려책의 하나였던 〈무예도보통지〉(1790, 정조14년)가 발간된 이후 무려 2세기만의 일이다.주변국가인 일본과 중국은 국가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는 시책이 마련돼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조배숙)는 지난 22일 제17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2005년 4월 이시종 의원이 발의한 ‘전통무예진흥법’을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어 26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 곧바로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전통무예진흥법은 이날 국회 본회에 52번째 안건으로 상정, 재석 166인 중 찬성 161표, 기권 5명으로 문광위가 수정 제출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이시종 의원은 “중국의 무술장려정책과 일본의 무도진흥정책보다 늦게 우리도 무예진흥과 관련해 법안이 제정되었다”며 “우리나라의 전통무예에 대한 우수성은 이미 전 세계 무술인들에게 알려졌다. 법 제정을 계기로 국내 무예인들의 활동이 보장되고 세계로 진출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법 제정 통해)우리 전통무예가 전 세계 무예들과 견줄 수 있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론 서구중심의 올림픽이 아닌 동양중심의 무예를 바탕으로 한 세계무술올림픽을 추진할 수 있는 역할을 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법률안이 3년 동안 난항을 겪은 이유에 대해 이시종 의원실 관계자는 “대한체육회나 국민생활체육협의회 등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화된 무도단체 등의 반발 때문이다”면서도 “진흥법안이 잠만 잤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이시종 의원(통합민주당)은 전통무예와 관련한 각종 학술세미나를 개최해왔다. 또한 각 무예단체들과 중국 및 일본 등 무예 장려책에 대한 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이와 같은 노력에 최근 전통무예들의 양적 성장과 의식화 및 세계화를 향한 질적인 노력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각 대학에서는 무예관련 학과들이 증가하는 환경변화가 있었다. 또한 전통 무예인들에게 활동을 보장해주자는 의견들이 대두되면서 ‘전통무예진흥법’이 주목받게 되었다.
한편, 전통무예진흥법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전통무예를 진흥하여 국민의 건강증진과 문화생활 향상 및 문화국가 지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법은 기본계획수립을 1년간 진행해 2009년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전문가 견해]
- 선문대 국제무도경호학부 최종균 교수
“어느 민족이든 문화적 특성을 지닌 무술이 존재하고 이에 대해 육성하려는 노력이 있어 왔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만은 서구스포츠에 길들여진 상태에서 우리 것을 외면해 왔다”
“이번 법률의 국회통과는 우리민족의 몸 문화를 장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될 수 있고, 많은 대학의 무예관련학과 학생들의 학문적 소재로 발전시킬 수 있게 됐다”
- 소마연구소 허건식 박사
“개화기와 일제치하, 그리고 해방이후에 이르기까지 서구문화중심에 우리의 몸 문화도 젖어 버렸다. 이러한 결과 우리의 전통무예는 양복에 짚신을 신은 모습으로 천대받아왔다”
“이 법의 제정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운동문화를 크게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생활체육현장에서 결과중심적인 스포츠와는 달리 수련과정중심의 전통무예에 대한 장려로 전통무예의 활성화와 우리 몸짓의 생활체육 저변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한민족마상무예격구협회 김영섭 회장
“전통무예진흥법은 앞으로 청소년들에게 우리 무예와 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항상 전통무예가 사이비 체육으로 취급받아 오던 과거와는 달리 법안통과를 계기로 우리의 전통무예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청소년들에게 우리 것을 체험하고 경험하게 해 줄 수 있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끝)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통무예진흥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통무예진흥법은 그동안 전문가회의와 관계부처의 수많은 회의를 거쳐 수정되어 상정되었다. 국회 문광위원회가 수정된 법안에 대한 이유를 설명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최근 서양에서 들어온 스포츠문화에 가려져 전통무예는 국가적 지원과 관심 없이 방치된 상태로 남아있어 전통무예를 보존하고 진흥하기 위한 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나, 법정법인의 신설과 기존 법률 및 제도와의 중복 문제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음.
2. 이 법에서는 전통무예지도자 육성 및 한국전통무예진흥회의 설립을 삭제하고, 전통무예에 관한 종합적, 중장기적 기본계획 및 세부시행계획 수립, 시행을 기본계획 수립, 시행으로 변경하는 한편, 관계 행정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내용인 전통무예에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예종목을 포함하고, 전통무예단체의 육성을 명시하며, 전통무예지도자 육성은 국민체육진흥법에 포함하여 양성시책을 하도록 제정안의 내용을 일부 수정, 보완하려는 것임.
이러한 수정안은 국내 무예들이 기존 국민체육진흥법과 문화재법 등에 연관되어 있는 종목이 많아 이를 대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데 있다.
제1조(목적) 이 법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전통무예를 진흥하여 국민의 건강증진과 문화생활 향상 및 문화국가 지향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전통무예(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무예종목을 포함한다)”라 함은 국내에서 자생되어 체계화되었거나 외부에서 유입되어 국내에서 독창적으로 정형화되고 체계화된 무(武)적 공법․기법, 격투체계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진흥할 전통적, 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무예를 말한다.
2. “전통무예지도자”라 함은 학교, 직장, 지역사회 등에서 전통무예를 지도하는 자를 말한다.
제3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①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전통무예의 진흥을 위한 각종 시책을 수립, 시행하여야 한다.
②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자발적인 전통무예활동을 장려, 보호 및 육성하고, 이를 위하여 필요한 시설의 설치, 인력과 조직의 확보 및 예산의 지원 등 여건을 조성하여야 한다.
제4조(전통무예진흥의 기본계획 수립 등)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전통무예의 체계적인 보존 및 진흥을 위하여 전통무예에 관한 종합적, 중장기적인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라 한다)을 수립․시행 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기본계획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되어야 한다.
1. 전통무예 진흥의 기본방향
2. 전통무예 진흥을 위한 조사, 연구 등에 관한 사항
3. 전통무예육성종목 지정 및 지원에 관한 사항
4. 전통무예지도자의 교육, 양성에 관한 사항
5. 전통무예의 교류, 협력 및 대회 개최 등에 관한 사항
6. 전통무예의 국제적인 교류, 협력 및 대회 개최 등에 관한 사항
7. 전통무예 진흥에 필요한 재원의 확보 및 효율적인 운용방안에 관한 사항
8. 그 밖에 전통무예의 진흥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제5조(전통무예단체의 육성)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전통무예의 진흥을 위하여 전통무예단체를 육성․지원하여야 한다.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한혜진 기자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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