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왜 시켰을까” 울부짖는 아버지

매년 되풀이되는 체대 ‘신입생 길들이기’ 언제쯤 사라질까

지난 해 모 체육대학 신입생 길들이기로 파문이 일었던 사진
지난해 3월 13일 ‘체육시민연대’와 ‘체육개혁을실현하는교수연대’는 체육대학이 신입생 길들이기를 내세워 폭력을 묵인하는 잘못된 관행을 각 대학과 교수, 체대 학생회가 앞장서 뿌리 뽑자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2007년을 ‘체육계 폭력퇴치의 해’로 삼아 폭력제보 시스템을 만들고 가해자와 책임자를 형사고발하거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로 결의한다.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들의 결의는 유명무실해 졌다. 지난 14일 Y대학교 동양무예학과에서 사고가 터졌다. 이 대학은 신입생 합격자 발표 다음 날인 13일부터 신입생 7명을 대상으로 단체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 이틀째인 14일 오후, 신입생 강 군이 ‘후방낙법’을 한 직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의식을 잃은 채 지금까지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강 군의 뇌는 고열로 인해 심하게 부풀어 오른 상황이다. 두개골을 여는 대수술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별다른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 측은 훈련 중 사고라고 주장하지만, 강 군 가족들의 생각은 다르다. 무술유단자인 강 군이 낙법 연습을 하다 다쳤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구타에 의한 사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진상 조사 결과 강 군이 정신을 잃기 두 시간 전쯤 선배 두 명에게 목검 케이스로 20여대를 맞았고, 전날에도 구타를 당했지만, 머리를 맞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강 군의 어머니는 “낙법훈련을 한 체육관은 부상방지를 위해 마루바닥이 충격 흡수 재질로 돼있다. 거기에 두꺼운 매트리스까지 깔려 있기 때문에 머리에 저 정도의 충격을 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군의 상태에 대해 강세기 신경외과 전문의는 “강 군의 경우 땅에 심하게 부딪히거나 둔한 뭐에 의해서 충격이 있을 경우나 나올 수 있는 증상”이라며 “후방낙법으로 이렇게 될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구타가 강 군이 의식불명에 빠진 것과 연관이 있는 지 여부를 현재까지도 조사 중이다.
한편, 체육시민연대 이병수 사무차장은 “자체 조사를 통해 강 군 사고가 구타에 의한 것으로 판명 날 경우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도대학과 체육대학의 관행적인 구타와 폭력 근본적인 해결책 필요

사고를 당한 강 군이 입원한 경기도 수원의 모 병원 응급실
“꿈에 그리던 대학에 들어갔다고 좋아하던 때가 며칠 전인데...”
22일 강 군이 입원한 경기도 수원의 모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 앞 대기실에서 만난 강 군의 아버지는 무척 초췌한 모습이었다.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는 그는 생업도 포기한 채 강 군 곁을 지키고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한 강 군. Y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운동을 했고, 시합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목표 했던 대학에 합격하자 강 군은 꿈을 이루었다며, 뛸 뜻이 기뻐했다고 한다.
강 군의 아버지는 “TV에서나 보던 일이 나에게 일어나니 기가 막히다. 의식이 회복된다 해도 정상인으로 살아가기 힘들다”며 “운동시킨 것이 후회가 된다”고 한탄했다.
현재 강 군 가족들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응급실에 없었던 강 군의 어머니는 전화통화를 통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학교 측이나 이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만을 믿고 있을 수 없다”며 “내 발로 뛰어다니면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Y대학교 사고를 지켜본 타 무도대학 혹은 체육대학들은 “우리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해당 대학 교수들은 학생들을 불러 입조심, 몸조심을 당부할 것이고 당분간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할 것이다.
늘 그래왔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다. 한 무도대학 재학생은 “무도대학의 특성상 구타는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입생들의 통제가 안된다. 나도 많이 맞으면서 배웠다”며 구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 학생은 폭력과 규율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렇게 답습했기 때문이다. 무도대학과 체육대학에 만연한 폭력적 관행.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강 군은 매년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카스미디어’는 무도대학과 체육대학에 만연해 있는 구타와 폭력에 대한 문제점과 그 대안을 찾아 2008년 집중 탐사기획으로 연속 보도합니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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