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 통합, 출발부터 '삐걱'

합기도 단체 간 이해관계 해결이 통합 관건
대한체육회 정가맹을 향해 출범하는 합기도호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난관에 직면했다.
지난 달 29일 합기도는 대한체육회(회장 김정길, 이하 체육회)로부터 인정단체 승인을 받았다. 오랜 역사와 규모를 갖춘 단체들도 번번히 실패한 일을 발족한지 2년이 갓 넘은 신생단체 대한합기도회(회장 박영대, 이하 합기도회)가 해 낸 것이다.
현재 사단법인 등록 합기도 단체는 48개. 이중 주류 단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대한합기도협회(회장 오세림), 대한기도회(회장 박계홍), 재남무술원 국제연맹 합기도회(원장 명성광) 등이다. 이러한 주류 단체 대부분은 아직까지는 합기도회와 손을 잡지 않고 있다. 합기도회의 대표성에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단체장들은 전체 합기도 세력 중 합기도회 소속 수련비율을 20%정도라고 평가한다. 이때문에 합기도회를 인정단체로 승인해 준 것은 합기도계의 현실을 외면한 체육회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꼬집는다.
이런 가운데 일부 주류 단체들은 체육회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 단체장은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단체들을 제쳐두고, 신생 단체를 인정단체로 승인해준 배경이 궁금하다”며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서를 다른 단체장들과 함께 정식으로 보낼 예정이다”고 밝혔다.
여기에 합기도회 내부 분열 조짐도 보이고 있다. 체육회는 정가맹 가입조건으로 내년까지 합기도회 산하 단체들의 기존 법인 해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 합기도계 한 중진은 “합기도회 소속 단체 중 한두개 도장으로 만들어진 단체들은 발 빠르게 법인을 해체하겠지만,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단체들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보장없는 법인해체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체육회는 모든 합기도 단체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가맹 단체 가입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있다. 이를 두고 합기도인들은 불가능한 조건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기도회 소속 단체장 중 한명은 “이대로는 대한체육회 정가맹은 힘들다. 주류 단체들과 협의가 없다면 우리 단체도 상황을 지켜 볼 수밖에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일선 합기도 관장들의 의견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합기도 관장은 “합기도인들의 오랜 염원인 체육회 정가맹 첫발을 내딛은 박영대 회장은 합기도계의 영웅”이라며 “다른 단체들도 기득권만을 주장하지 말고 박 회장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합기도인들이 등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십년 넘게 합기도 도장을 운영해온 한 관장은 “체육회의 이번 판단(합기도회 인정단체 승인)은 합기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단체간의 이해관계를 떠나 개인적인 은원관계로 얽혀 있는 합기도계가 더욱 분열될 조짐을 보인다”며 혀를 찼다.
합기도가 체육회 정가맹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체간 통합이다. 이러한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각 단체나 개인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합기도 전체를 생각하는 자세로 각자의 이해관계를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끝)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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