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논쟁 원인은 차기 국기원장 자리?

엄운규 원장-이승완 이사, 이근창 사무처장 문제로 갈등

이승환 국기원 이사(좌) 엄운규 국기원장(우)
“국기원을 공갈협박 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14일 르네상스 서울호텔에서 열린 ‘국기원 2008년도 정기이사회(이하 이사회)’에서 쉽게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는 엄운규 원장의 흥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이사회에서 이승완 이사는 국기원 운영이사회가 파행운영을 하고 있다며, 긴급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승완 이사는 이근창 사무처장을 지목하며 “태권도 8대 비리혐의가 있는 사람을 이사회와 한마디 논의 없이 중책에 기용한 것은 큰 문제”라며 엄운규 원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여기서 이승완 이사가 말하는 8대 비리혐의란 지난해 7월 당시 박기인 사무국장이 이근창 기획조정실장을 상대로 ▶접대비 유흥비 탕진 ▶정보화 사업 실패 ▶후원업체 임의계약 ▶제우스포츠 부당 후원계약 ▶ 관광상품 운영사업 주관대행사 수의계약 ▶ 연구소 전임연구원 채용 비리 등 8가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을 말한다.
이날 이승완 이사는 작정이나 한 듯 준비한 서류를 품 속에서 계속 꺼내며, 엄운규 원장과 이근창 처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에 엄운규 원장은 “국기원 직원 인사는 국기원장의 고유권한이다. 능력 있는 직원을 기용한 것이 무엇이 문제냐”며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검찰이 해결 하면 되고, 국기원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고 소리를 높였다.
이어 엄 원장은 “국기원보다 하급단체인 서울시태권도협회 대외협력단(이하 대외협력단)이 국기원 예산 공개와 부원장의 사표를 요구하며 공갈 협박을 일삼는 것에 대한 이유는 이미 알고 있다”며 “대외협력단이 국기원장 자리를 놓고 이승완 이사를 거론했으나 희망사항일 뿐이다. 윗 사람(이승완 이사)을 더 이상 욕 먹이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국기원장 자리에 대해 엄운규 원장이 직접적으로 발언하자 이승완 이사는 한걸음 물러나 “대외협력단에 내 이름을 더 이상 거명하지 말라는 공식 문서를 보내 앞으로는 거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다소 작아진 목소리로 답했다.
각자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성격이 강한 논쟁이었기 때문에 해결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였다. 10시가 되자 엄운규 원장이 회의실 대관이 10시까지라며, 나머지 이야기는 조찬을 먹으면서 하자고 제안했다. 상정 안건들은 이미 심의 의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사회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이사회를 지켜보거나 전해들은 태권도인들은 국기원과 대외협력단의 간접적인 대립이 엄운규 원장과 이승완 이사의 직접적인 대립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내 놓았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국기원 흔들기에 대해 앞으로 엄운규 원장이 초강수로 대응할 것”이라며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아닌 명예로운 은퇴를 위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태권도 중진은 “오는 6월 국기원이 법정법인으로 전환되면 곤란해질 사람들이 분명 있다”며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분명한데도 자꾸 계란을 던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더 이상의 말은 아꼈다.
후임 국기원장에 대한 발언까지 나온 상황에서 각자의 이해관계가 분명한 사람들과 무리들의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기 보다는 당분간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끝)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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