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무술 역사 논쟁 이제 그만!
[기자수첩] 호패술, 해동검도 논쟁에 대한 아쉬움
무술을 수련하는 사람 중에는 순수한 분들이 많다. 아마도 자신이 배우는 무술에 대한 자부심과 수련을 통해 흘리는 땀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무술인의 순수함은 간혹 엄청난 아집(我執)으로 변하기도 한다.지난 3일 ‘한국의 비전무예, 호패술?’이란 기사를 실었다. 호패술이란 생소한 무기술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는 때 아닌 역사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호패술의 뿌리가 중국이냐 한국이냐”를 두고 네티즌들은 격론을 벌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방에 가까운 의견이 더 많았다. 훌륭한 무기술을 소개하겠다는 기자의 처음 의도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결련택견협회 도기현 회장과는 사석에서 가끔 만나 무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호패술도 그 과정에서 알게 됐고, 관련 자료를 요청해 받아 볼 수 있었다. 사실 도 회장은 호패술이 아직은 대중들에게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호패술 보도 이후 다시 만난 도 회장은 “아직은 대중들에게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았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며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오는 3월에 호패술 관련 책을 발간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호패술이 한국의 문화상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미안해하는 기자에게 무술인다운 넓은 아량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12월 24일 기사 해동검도의 원류는 심검도?는 해동검도 창시자에 대한 논쟁을 다시 점화 시켰다. 이미 지난 2002년 법적 공방까지 갔던 내용이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더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세계해동검도와 한국해동검도의 대립, 심검도를 둘러싼 창시자 논쟁. 관련기사에는 비난과 욕설 그리고 협박에 가까운 글들이 지금도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기사와 관련해 한국해동검도는 <무카스미디어>에 법적인 대처를 검토하겠다며, 공식입장을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다.
단태봉을 토대로 새롭게 발전시켰다는 호패술. 해동검도의 창시자와 저변확대에 있어서 서로 자신들이 먼저라고 주장하는 세계해동검도와 한국해동검도 그리고 심검도. 호패술과 해동검도는 쟁점은 틀리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전통무예라고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은 전통이라는 말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전통이라고 진짜야” 이 말 속에는 두 가지 의미가 내포돼 있다. 우리나라 전통이라 반갑다는 것과 가짜가 너무 많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범위를 좁혀 국내 무술계만 놓고 보면 대체로 두 번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신기한 것이 어떤 무술이 중국이나 일본에서부터 왔다고 하면 대체로 수긍을 하는 편이지만, 한국의 전통무예인 것 같다고 하면 대부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심지어 핏대를 세우며 반박하는 무술인도 있다.
누군가 한국의 비전 무술이라며 관련 협회를 만들고 일반인들에게 보급하고 있다고 치자. 그것이 뿌리가 없는 엉터리 무술이라면 수련자들이 먼저 알게 될 것이다. 요즘 무술 수련생과 학부모들이 누구인가. 인터넷을 통해 전문가 뺨치는 분석을 내 놓는 것이 바로 그들이다. 또 학계에서도 무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 그렇기에 일명 ‘짝퉁’ 무술들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 뻔하다.
무술에 대한 뿌리를 찾고, 전통성을 확립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해묵은 무술 역사 논쟁으로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무술들의 발목을 붙잡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끝)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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