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학교’ 태권도장 죽여? 살려?

[무카스미디어 기획특집 2편-무술도장 떼죽음 밀려오나?]

<무카스미디어> 단독입수, 중국 심양에 위치한 프로젝트 지도자 연수원
정부 ‘공공체육시설 중장기대책’ 일환으로 추진 중인 ‘스포츠클럽’ 정책과 교육 격차해소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방과후 학교’ 등의 정책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정부 사업계획을 추진해 나가는 문화관광부, 교육인적자원부 등의 관계자들은 “국가정책의 방향은 다수를 위한 것”이라며 “사설 학원운영자 등 소수를 위한 거꾸로 가는 정책을 고집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무카스미디어>는 전 국민의 생활체육 독려를 위한 정부 ‘스포츠클럽’ 정책을 알리고 장, 단점에 대해 살폈다.
이 시간에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방과후 학교’를 통해 나타나고 있는 실제사례를 들고 이를 분석해 본다. 이를 토대로 일선 무술도장들에 끼치는 득과 실은 무엇인지. 국민 전체를 위한 정부 체육정책 진행으로 향후 일선 무술도장은 물론 사설학원에 불어 닥칠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지. <무카스미디어>가 진단해 본다.
[여기서 잠깐]
*방과후 학교 = 기존에 특기 적성 교육, 방과후 교실, 수준별 보충학습 등으로 사용돼 왔으며 지난 2006년 ‘방과후 학교’라고 통합 추진됐다. 사회양극화 완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정규 교과과목 이외 행해지는 모든 수업을 통칭한다.
●‘삼성네트워크’ ‘대교’가 함께하는 완벽한 ‘방과후 태권도장’ 예고
‘(주)이스턴씨엔씨(대표 송재익)’는 ‘대교’와 ‘삼성네트워크’ 와 함께 오는 3월부터 아직 미공개 된 ‘방과후 학교 태권도프로젝트(이하 프로젝트)’를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사전 선정된 500여개 초등학교 가운데 일부학교를 중심으로 운영한 결과를 토대로 수정 보완해 내년에는 시행학교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 3월에 전격 시행되는 프로젝트는 먼저 ‘대교’등의 협찬사가 선두에 선다. 이들은 태권도 주 수련 층이 밀집돼 있는 초등학교 내부에 태권도를 가르칠 수 있는 시설 또는 건물을 학교 측에 ‘기부체납’하면서 사업의 포문을 연다. 초등학교 내 태권도 훈련이 가능한 건물을 지으면 수요자인 수련생 확보는 학교 측이 보장해 준다는 전략. 기부체납에 따른 학교 측의 보은을 등에 업겠다는 의지다.
일각에서는 향후 시행 초등학교 확대에 따라 프로젝트에 참가한 기업들이 ‘이윤추구’ 라는 본색을 드러낼 경우 도장 집어삼키기는 불을 보듯 훤하다고 우려한다.
송재익 대표는 “학교 주변에 위치한 다른 도장들과 똑같은 태권도장을 만들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태권도 수련 층의 확대와 수련 장기화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수 학생들이 태권도를 경험케 해 계속적인 수련효과를 이끌어내면 일정기간이 지난 수련생들을 인근 도장으로 유입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과정 중에 우려되는 인근도장 타격 가능성에 대해 그는 “프로젝트를 실시하는 해당학교에서는 1품 이상 수련을 금지 시킨다는 강력한 규정이 붙는다”고 말했다. 도장 면적 또한 교실 하나 정도로 크기를 제한해 최대 120명을 넘기지 않겠다는 사항도 뒤따랐다.
하지만 언제까지 수련생 제한과 1품까지만 담당하겠다는 이들의 의지가 협력 기업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송 대표는 “강력한 내부 규칙을 시행 및 관리 감독 하기위해 ‘비영리법인단체’가 오는 3월에 출범한다”며 “자칫 기부체납을 담당한 대기업(대교, 삼성)이 큰 욕심을 낼 경우 견제 할 단체 설립 등의 사업계획도 확정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앞서 나열한 프로젝트 과정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행 돼야 할 사항으로 ‘태권도지도자’ 교육을 언급했다. 처음 태권도를 접하는 초등생들이 태권도에 흥미를 잃지 않고 ‘프로젝트’과정을 거친 이후 인근 도장에서 수련의 장기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할 중추역할을 맡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이스턴씨엔씨는 지난해부터 약 50여명의 태권도지도자를 선발해 중국에서 4주간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태권도훈련을 실시했다. 이어 귀국 후 4주간은 신규 태권도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컴퓨터 활용능력을 마스터 하게 했다.
또한 교육이 끝난 뒤 교육을 마친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1회씩 재보수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문무를 겸비한 엘리트 지도자 양성이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라는 해석에서다.
최근 ‘방과후 컴퓨터교실’등 ‘방과후 학교’관련 사업영역을 확대해 가며 업계 정상을 달리는 ‘대교’의 투자와 영업망. 인지도 높은 삼성네트워크의 협찬. 체계적인 교육으로 만들어진 최고 지도자. 자칫 과욕으로 치달을 수 있는 기업과의 견제를 담당하는 ‘비영리 법인단체’의 조율. 이들이 조화를 이뤄 오는 3월부터 전국에 고품격 방과후 도장 탄생을 알리려고 한다.
●22,500원으로 마음껏 즐겨라!
거대 기업의 후원을 받은 방과후 프로젝트가 출발을 알리는 가운데, 서울 소재의 한 구민체육센타 내에는 월 22,500원짜리 태권도장이 등장했다. 전체 수련생들은 줄잡아 85명,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교육은 계속된다.
특히 이곳은 수영, 배드민턴, 휘트니스, 에어로빅 등에 검도, 태권도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어 지역 내 생활체육 메카로 자리 잡은 상태. 더욱이 태권도는 1품부터 3품이상 수련자들이 고루 분포 돼 장기 수련생들까지 확보 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권도프로그램에 등록한 한 학부모는 “일반 태권도장과 비교해 전혀 다를 것이 없다”며 “일반 수련비에 절반가격도 안되고 심사비도 여기가 훨씬 싸다”고 얘기했다. 인근도장과 비교해 뒤 떨어질게 없다는 지적이다.
●무술도장 관장들 울고, 후배 태권도지도자들 웃나?
정부 ‘방과후 학교’와 ‘스포츠클럽’정책이 탄력을 받게 되자 일선 무술도장을 운영하는 지도자들은 수심에 가득 찬 얼굴이다. 속속들이 정부시책에 발맞춘 태권도 수련생 공략법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한다.
앞서 방과후 도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송재익 대표는 “결국은 학교 내에서 태권도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 시켜 이를 인근도장으로 연결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인천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박 모 관장은 “최근 수련생들은 1품까지 따고 그만두는 경우가 태반이다”며 “자기들 배불리기 위한 속셈이지 결국 운영난에 봉착한 도장들은 떼죽음 당할 것이다”고 분노했다.
송 대표 또한 일선 지도자들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일선지도자들이 당장 눈앞에 수련생 감소에만 신경 쓰면 안된다”며 “태권도를 전공한 후배들의 앞날을 위해서 활로를 개척해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무시 할 수 없다”고 이해를 구했다.
태권도계 전문가들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해당 초등학교 인근 태권도장 신규수련생 확보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기존 관장들에게 수련생 감소는 생계와 직결될 수 밖에 없는 상황. 한편으론 후배 태권도전공자들에게는 지도자로 취업에 있어 다양한 선택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희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시책에 따른 무술도장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가장 먼저 정부의 폭탄을 맞을 무술이 태권도라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정부시책에 따른 일선 지도자들의 생존전략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안을 제시해 본다. (끝)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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