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검법개론’ 실제 저자 찾기. 논란 종식 될까?

화해 무드 조성은 총재들의 몫으로

海東劍法 槪論<해동검법개론, 나한일 편저,1984>
해동검도 역사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논란 불식을 위해 해동검법개론(海東劍法 槪論, 나한일 편저,1984)’의 실제 저자가 누군지에 대한 궁금증부터 풀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한국해동검도(총재 나한일) 측은 ‘해동검법개론’을 기반으로 오늘날 다수의 교본들이 저술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해동검도 철학과 술기를 집대성한 ‘해동검법개론’의 실제 저자가 나한일 총재가 아닐 경우 한국해동검도가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반면 편저자가 나 총재 임은 기정 사실이며 억측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세계해동검도 [김동주, 김정호 공저]
1984년, 세계해동검도 김정호 총재는 서초동 해동검도 도장 회원이었던 故 최태민 목사 후원에 힘입어 교본을 발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동시에 검술 영화 제작을 준비하던 이두용 감독도 검을 잘 쓰는 주인공을 물색하던 상황.
이에 무명시절이던 나한일 총재는 그 영화에 주인공으로 발탁되기 위해 자신이 해동검법개론 ‘저자’가 되면 해동검도 발전에 기여 할 것이라고 김정호 총재를 설득했다고 세계해동검도 측은 주장했다.
당시 해동검도는 대한검도회에서 ‘검도’ 명칭 사용에 관한 소송과 고발이 우려되던 상황. 이때 김 총재는 자신을 단독 저자로 이름 넣어주면 ‘방패막’이 되어주겠다는 나 총재에게 ‘편저자’를 허락했다.
당초 예정은 ‘공저’였지만 김 총재는 확실한 도움을 주기위해 당시 교본제작에 관계했던 인물들을 설득했다. ‘해동검법개론’ 편저자가 나한일 총재로 확정되는 순간이다. ‘편저자’란 책을 직접 집필하지 않고 이미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모아 엮어 펴낸 사람. 자신이 책을 직접 펴낸 ‘저자’는 아니다.
세계해동검도 측에서는 해동검법개론 편저자가 나 총재가 아니라는 몇몇 주장을 더했다.
편저자가 직접 작성하는 해동검법개론 머리말 전문(全文)에는 “우리나라의 검술 문화에 대한 연구를 누가하든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착수하긴 했으나 전문가도 아닌 나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몇몇 젊은 검도인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열성에 고무되고 이끌리어 자료 수집에 나섰다”고 명시 돼 있다. 이를 두고 세계해동검도 측은 “검술 전문가인 나 총재가 이런 머리말을 쓴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세계해동검도 측은 이론부분에서는 故 김동주씨가 실기부분은 김정호 총재가 나누어 저술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마디로 당시 한학(漢學)에 능했던 김동주(김 총재 이모부)와 사진 속 시연을 담당한 김정호가 공저라는 주장이다.
해동검법개론 실기편 중 본국검법등은 무예도보통지가 어려운 조선식 한문으로 병기 돼 있다. 세계해동검도 측은 해석이 불가능 했을 것이며 책을 쓰기 위한 참고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고, 내용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해동검도 [나한일 편저]
한국해동검도는 지난 1984년 해동검법개론을 기반으로 많은 교본과 저서를 펴냈다. 이런 가운데 한국해동검도 측은 이번 <무카스미디어>의 해동검법개론 실제 저자 논란과 관련된 기사 독자란에 “나 총재가 여러 무예서를 참고로 본인의 책 ‘해동검법개론(도서출판 보림, 1984)’을 펴낸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후 해동검법인 쌍수 검법과 그 기본동작인 예도, 심상, 본국, 쌍검법, 격검 등을 연구 발표해 왔다고 언급했다.
더욱이 이 책의 전 과정에 나 총재가 기여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재론의 여지가 없음을 밝혔다. 나 총재가 척박한 무예 문화 속에서 태권도, 불무도, 국선도, 심검도, 기천문 등 전통문화를 답습했으며, 이 모든 과정들이 해도검법개론에 녹아있다는 것이다.
● ‘나중’이 부른, 돌이킬 수 없는 실 저자 논란.
1984년 당시 상황에 대해 김정호 총재는 “완성본이 아니었다. 차후 2편을 출간해 둘을 합쳐 제대로 된 교본이 나오면 그때 저자를 바로잡으면 될 줄 알았다”며 “당시(1984년) 편저자를 나 총재로 한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고 토로했다.
세계해동검도 측은 편저자를 바로잡으려고 예정한 다음 편에서 음양 검법, 태극검법, 해동검법, 기법(단전호흡)을 추가하려 했다. 하지만 2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계해동검도 측에서는 제대로 된 교본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안이한 처사들이 지금의 혼란을 자초 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거세다.
이와 관련, 해동검도에 오랫동안 몸담은 관계자들도 “당시 김 총재의 흐린 판단과 교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생긴 실행력 부족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물론 현재의 해동검도가 크게 두 단체로 양분화 될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견 할 수 없었다.
● ‘해동검도’ 각 단체장이 털고 일어설 때.
해동검도인들은 나한일 총재가 명쾌하게 해동검법개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나 총재가 해동검법개론과 관련 법정공방 과정 내내 자신감 없는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 2002년 10월, 나 총재는 수원지방법원 증인신문조서에서 “원고작성의 관여도는 6%~7%정도 기여했다”고 밝혔다. 원고작성과정에 따른 참고 자료와 번역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인사들에 대한 기억도 없다고 언급하며 궁금증을 더욱 키웠다.
수년간 이어져온 두 단체의 대립각을 바라봤던 해동검도계 중진들은 “두 단체가 이제는 공개적인 대화와 발전적인 토론을 통해 과거를 인정하고 화합에 힘써야 한다”며 “두 단체 총재들의 만남과 화해 무드 조성만이 갈등을 끝낼 수 있는 열쇠”라고 지적했다. (끝)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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