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태권도 흔드는 ‘국기원 이전설',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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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협, 국기원 이전 추진 투쟁 불사/ 강남구청, 말도 안 되는 소리 일축

국기원(원장 엄운규)이 서울시태권도협회(회장 이공신, 이하 서태협)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올 초 국기원 고위 인사의 국기원 ‘리모델링’에 관한 짧은 발언에서 비롯됐다.
이를 계기로 서태협은 올해 국기원 사용 제한 우려와 그간 계속돼 온 국기원 행정 개선 및 시정 요구를 무시 해온 것에 분개. 강남구청에 국기원 사용에 대한 공개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강남구청(구청장 맹정주) 측은 지난 7일 국기원에서 공개 입찰과 관련 “종합적인 검토를 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이며 국기원 이전에 대한 불씨를 제공했다. 이후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관계자들은 향후 몇 년 안에 국기원이 이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국기원 이전이 실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낳게 했다.
지난 1994년까지 20년간 기부채납으로 유지돼 온 국기원. 창립 이후 20년이 지나 계약기간이 만료(1994년) 된 국기원은 매년 강남구청과 수의계약을 통해 ‘태권도인의 성전’을 지켜왔다.
국기원 붕괴는 진짜 오는가. 아니면 확대해석일 뿐 처음부터 불가능한 어불성설 이었나.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각 단체 핵심인물들과 인터뷰를 통해 <무카스미디어>가 조명해 본다.
[여기서 잠깐]
*기부채납 :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무상으로 재산을 받아들이는 것. 이 경우 기부(寄附)는 민법상의 증여와 같은 것이며, 채납(採納)은 승낙에 해당된다.
*수의계약 : 경쟁이나 공개 입찰을 하지 않고 임의로 선택, 계약하는 형태.
●서울시태권도협회 - 제2 국기원 만들자
지난 15일, 서태협 산하 대외협력단(담당관 김성천 외 8명)은 15개 시도협회와 태권도 각 주요단체들과 언론에 △국기원 사무직원 및 임원인사 재개편 △국기원 예산관리의 투명화 △고단자, 월단 심사제도 개선, 해외심사 강화 △시도협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확대 등을 담은 문서를 발송했다. 국기원에 대한 서태협 측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윤택 전무는 “국기원은 지난 수년간 우리 요구를 묵살해 왔다. 국기원 사무국이 개편된 이후 더욱 서태협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강남구청에 국기원 공개입찰 요구 이후에 불거질 국기원 이전 문제에 대해 “국기원 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부분을 담당할 수 있는 제2국기원 건립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국기원 상징성을 위해 건물만 남겨두고 좀 더 내실 있는 교육과 외국인 연수 및 체류를 위한 장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서태협은 올 한해를 태권도 개혁의 해로 정했다”며 “대외협력단에 적극적인 자금지원 등을 통해 반드시 6개월 안에 분명한 결론을 낼 것”이라는 결단의 의지를 보였다. 장기간 끌고 갈 문제가 아니며 소모전을 하지 않기 위한 극약 처방도 불사 하겠다는 계획도 암시했다.
●강남구청 - 국기원은 정부가 30년 넘게 기관성을 인정한 단체다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조례 제6조 3항에 의하면, ‘공원관리청이 공공의 목적수행’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으로 수탁자를 선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황정로 담당자는 “지난 30년간 공공기관의 성격을 가진 국기원과 맺고 있는 단독 수의계약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것 없다”고 국기원 이전에 관한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번 파문의 발단이 된 리모델링으로 인한 서태협이 우려하는 국기원 사용제한에 대해서도 “태권도계 내부 갈등에 좌지우지 될 강남구청이 아니다”며 “국기원은 공원이며 관리는 강남구청이 담당한다. 국기원 마음대로 리모델링을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차원에서 인정한 단체를 강남구청이 함부로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만약 국기원이 이전을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다면 우리로서는 환영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위치상 강남이라는 ‘황금어장’을 끼고 있는 국기원 부지 매력을 염두 한 강남구청의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국기원 - 붕괴는 없다. 흔들지 마라
국기원 측은 이런 혼란에 대해 논란의 ‘꺼리’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태권도 전체를 뒤흔들게 될 뿐 결과적으로 태권도에 대한 이미지 추락만을 가져 올 것이라는 반응이다.
국기원 이근창 사무처장은 “국기원은 공개입찰을 할 수 있는 성격의 기관이 아니다. 국가의 법인을 관리하는 곳”이라며 “강남구청을 계속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처장은 “만약 국기원에 규모 축소 등의 불이익이 온다면 이번 사태를 이끈 장본인들이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꼴”이라며 신중하게 행동해줄 것을 경고했다.
●국기원 이전 파문, 희생자 나올 때까지 계속?
국기원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담당 주무관청의 답변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소지가 없으며, 괜한 태권도계 세력싸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며 재론의 여지도 없음을 밝혔다.
국기원 또한 깊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이번 일로 태권도 전체에 미칠 악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어불성설 국기원 이전 문제가 장기 확산될 경우 외부에서 바라보는 국기원 이미지 실추는 불을 보듯 훤하다는 것이다. 국기원 법정법인 전환을 계기로 사무국 안정을 이루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런 국기원 움직임과는 반대로 서태협은 ‘투쟁’과 ‘극단의 조치’를 행동강령으로 좀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이번 단체 행동 중심에 선 임원들이 태권도 제도권에서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걸고 사생결단을 내겠다고 천명했다.
여기에 서태협은 산하 협력단에 2억여 원 상당의 자금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서태협 집행부 한 고위 관계자는 “투쟁이 계속되면 (국기원 측에서도)희생자가 나올 것”이라며 “우려되는 부분은 없지만 실패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 국기원 이전에 관한 파문 해결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끝)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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