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본산 국기원, 거리로 내몰리나?

- 서태협, 강남구청에 국기원 관리수탁에 대한 공개입찰 요구
- 강남구청, 식당 및 기념관 철거 · 주차장 사용제한 조치 견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역삼공원 내 위치한 국기원
연초부터 태권도 주요 단체가 들썩이고 있다. 그 중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원장 엄운규)이 장소사용과 관련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시태권도협회(회장 이공신, 이하 서태협)가 최근 강남구청에 국기원 관리수탁에 대한 공개입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서태협은 최근 국기원이 서태협과 사전 협의 없이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서태협이 추진하는 사업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강남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또한 국기원 사용료가 2007년에는 2006년 대비 300%가 인상된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부당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기원 측 관계자는 “국기원 건물에 대한 구체적인 리모델링을 계획한 적이 없다. 사용료 문제 역시 대한태권도협회 사무국장과 서울시협회 전무이사, 국기원 담당자 등이 연말에 국기원 사용일정과 사용료 문제를 놓고 논의했다”고 서울시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장소 사용료에 대해 “2006년까지 20만원을 받았으나 2007년도에는 청소비명목 등으로 30만원을 받아왔다”며 “사용료가 300% 인상되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다”고 잘라 말했다.
국기원 건물 및 사용부지에 소유권은 강남구청에 있다. 건물을 포함한 부지는 ‘역삼공원’에 포함됐다. 이는 국기원이 건물이 완공된 1974년 이후 서울시에 20년간 무상조건으로 기부체납 했기 때문. 이에 따라 1994년부터 강남구청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연간 약 2억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다.
서태협 소속 회원들은 이와 관련 최근 강남구청에 방문, 강남구청이 수의계약으로 국기원에게 관리수탁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개입찰을 주장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강남구청 공원녹지과 담당자는 “기부체납 한 국기원은 공공법인으로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서울시 태권도협회 등 태권도 단체들이 계속하여 민원을 제기할 경우 공개입찰 또는 강남구 주민을 위해 국기원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면서 “현재 민원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일부 내용은 국기원과 서울시협회에 답변을 준 상태다”고 설명했다.
서태협 민원제기와 관련 강남구청은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곳도 아닌 태권도계 내부에서 민원을 제기한 만큼 현재 국기원에 이전계획을 통보했다. 또 식당건물과 불법 증축된 기념관을 철거하는 것과 주차장 사용제한 등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국기원은 태권도의 본산이자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명소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잘못된 것이 있어도 최대한 편의를 제공했다”면서도 “다른 곳도 아닌 태권도계에서 민원 및 문제를 제기한 이상 원칙대로 행정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강남구청의 예상 조치 계획에 대해 한 전문가는 “국기원이 공공법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전에 대한 문제는 일정기간을 유예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강남구청의 식당철거문제와 주차장 사용제한 문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강남구청이 식당철거와 주차장 사용제한 등 행정조치를 단행할 경우 앞으로 국기원에서 개최되는 각종 태권도 승품단심사, 대회, 지도자연수 등 방문객들의 주차문제와 식사문제 등이 크게 불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주국의 유일한 태권도기념관이 이번 민원으로 사라질 경우 국내외 수련생과 관광객들의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강남 구릉위에 태권도 본산으로 34년을 지켜온 국기원이 태권도계 갈등으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만약 국기원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될 경우 태권도 종주국의 소중한 자산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구 물을 것인지. 국기원과 태권도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끝)
[한혜진 기자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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