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 ‘검은 폭탄’은 누가 던졌나

검은 돈 파문, 결국 미궁 속으로 가나?

파문은 지난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이하 WTF)의 총회에서 시작됐다.
IOC 소식을 알리는 독일의 <스포르트 인테른, sport intern>은 지난 8일 양진석 WTF사무총장이 낫 인드라 파나 WTF 부총재 겸 IOC위원에게 1만 달러의 검은 돈을 건넨 혐의로 오는 1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IOC 윤리위원회 청문회에 소환됐다고 첫 보도했다.
이에 ‘검은 돈’ 파문의 중심인 된 양진석 사무총장은 10일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잘못 된 것이 없었다는 걸 약속 한다”며 “나를 모함하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태권도계 중진들은 최근 태권도계 이상기류와 관련 “IOC위원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등의 발언은 태권도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 악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일제히 유감을 표시했다.
2016년 하계 올림픽 태권도 정식종목 잔류여부가 결정되는 오는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 IOC 총회. 결정적 한 표를 행사하게 될 위원들과 부딪혀 좋을 게 없다는 해석이다.
이날 회견에서 돈 봉투 파문에 관한 실체적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양 사무총장은 “IOC측에서 모든 것을 극비로 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자세한 내용은 IOC에 다녀온 후 모두 밝히겠다고 전했다.
WTF ‘돈 봉투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파문을 두고 WTF 내부의 편 가르기가 낳은 비극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터져나고 있다.
●WTF ‘신,구 세력 다툼’이 ‘파문의 불씨’ 키웠나?
파문 발생 직후부터 WTF 내부의 편 가르기가 파문의 불씨가 된 것 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다. 최근 WTF 사무국 내부에서 김운용 전 WTF 총재 시절 동고동락했던 직원들과 현 집행부 핵심인사들이 잇따른 갈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조 총재 취임 때부터 틀어진 이들의 반목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김 전 총재 인사들이라 불리는 3명이 최근 노조를 결성 한 사실도 WTF 내분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낫 인드라파나 부총재와 김 전 총재의 친분이 돈독하다는 평판도 더해지며 파문의 배경 화살이 돌연 김 전 총재 쪽으로 치우쳐 가는 모습이다.
●국제 스포츠 위기 때마다 등장하는 ‘스포르트 인테른’

파문을 제기한 스포르트 인테른지
지난 2003년 ‘스포르트 인테른’의 대주주가 김운용 전 WTF총재의 장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례로 2003년 당시 김 전 총재의 IOC 부위원장 선거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가 맞물릴 당시에도 주간지 스포르트 인테른은 적재적소에 배포 됐다. 혹은 평창 유치위원회 측으로 부터 대량 구독신청을 받는 등의 과정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최근에는 임기 동안 매번 김 전 총재 편에 섰던 스포르트 인테른이 반 조정원 스캔들기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전 총재 인사들이 WTF 내부에서 홀대를 당하는 등의 정황을 미뤄 볼 때 곱지 않은 시선은 당연하다고 얘기한다.
이번 파문과 관련 양 사무총장은 “외부에서 (WTF)연맹을 흔드는 것 같다. 자세한 부분은 IOC 청문회 참석 이후에 다 밝히겠다”며 “음해하는 세력을 밝혀 나와 WTF의 명예를 위해 법적 대응도 불사 하겠다”는 강경책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총재 측은 최근 ‘돈 봉투’ 파문 배경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 또한 파문의 본질을 잃은 김 전 총재를 향한 음해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이번 파문과 김 전 총재 관련성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김 전 총재 측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적으로 어떤 활동도 하고 있지 않는 김 전 총재를 억지로 끼워 넣는 식의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일부 국내 언론보도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신중 할 수밖에 없는 IOC 위원 ‘낫 인드라파나’

WTF 낫인드라파나 부총재
WTF 부총재인 낫 인드라 파나는 태국의 IOC위원. 그는 지난 1990년부터 태국 내 IOC 위원직을 지켜 온 자국 체육계의 거물이다. 그를 두고 해외 WTF 핵심 관계자들은 자신의 이력에 흠결 낼 행동을 하지는 않을 인물이라고 평가한다.또한 윤리를 중시하는 IOC 위원들의 정서상 양 사무총장의 호의(?)로 인해 붉어 질 수 있는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따른다.
하지만 IOC청문회 결과가 양 사무총장 쪽으로 흐를 경우 낫 인드라파나의 WTF에서 입지와 IOC위원으로써 명예는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측의 확실한 정황과 근거가 나타나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혼선을 거듭하다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파문으로 세계 곳곳에 뿌리내린 태권도의 대외적 이미지가 실추됐음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WTF가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간과하고 있는 태권도의 상처는 어떻게 회복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끝)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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