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수들 코트 위에서 연좌시위
이란 선수들 코트 위에서 연좌시위

세계군인태권도선수권대회 첫날(24일) 이란 선수들이 코트 위에서 연좌해 시위를 벌였다. 일반 대회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 군인대회에서 연출된 것이다. 이란 선수들이 이같이 거세게 항의하게 된 것은 조직위원회에서 그들의 소청심사원을 받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소청심사원 접수 자체가 거부됐다.
남자 웰터급 준결승전에서 이란의 파드가 레소토의 모코시에게 3 대 3 동점 경기를 펼친 끝에 감점패한 것이 사태의 발단이 되었다. 3 대 2로 앞서고 있던 이란의 파드는 경기종료와 동시에 오른발 돌려차기를 시도하면서 상대의 돌려차기를 허용했다. 이때 심판들은 레소토의 모코시의 점수만 인정했다.
이란 선수단은 모토시의 승리가 선언되자 즉각 경기본부에 가서 거세게 항의했고 이란의 파드는 코트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이때 조직위원회는 이란 선수단에게 소청심사원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자리에 소청심사원 서류가 없었고 이란 선수단과 통역요원이 반드시 영어로만 작성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어렵게 서류를 작성해 제출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제출 시간이 지나 있었던 것이다.
소청심사 규정상 소청심사원은 경기가 종료된 후 10분 이내에 제출하게 되어 있는데 이란 선수단이 소청심사원을 가지고 왔을 때는 11분이 경과된 후였다. 조직위원회는 규정을 내세우며 소청심사원을 받아주지 않았고 이란 선수단은 계속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남자부 웰터급 결승전이 진행되려 하자 이란 선수들이 코트 위로 올라가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는 이란 선수단 단장에게 선수들을 코트 위에서 내려오게 하라고 종용했고 선수들이 내려오지 앉자 경기 진행을 맡고 있는 한국군 지휘관은 경비병력을 동원해 끌어내라고 지시하기도 해 한때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이란 선수들은 코트에서 내려오면서 "코리아, 골드메달"이라고 여러번 말했다. 이미 웰터급 결승에 진출한 한국의 정동혁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해 자신들을 고의로 지게 한 것 아니냐는 항의였다.
이 소동을 지켜보고 있던 대한태권도협회의 김갑식 경기위원장은 "어차피 1분 차이니까 소청을 받아들여줘도 될텐데 너무 융통성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일부 국제심판들은 "이란 애들은 항상 저런다"면서 "이란에서 열렸을 때는 자기네가 더 심했으면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란 선수들이 코트 위에 올라가 연좌시위를 한 것은 근래에 보기 드문 소동이었다. 예의를 중시하는 태권도를 배운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었다. 그들의 모습은 예를 배운 사람이 아닌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승부사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한 원인은 대회조직위원회가 제공했다. 소청심사원 서류를 경기본부에 두지 않아 소청심사원을 제출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했고 융통성없이 단 1분 늦은 걸 받아주지 않아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들었다.
언어의 차이에 따른 의사소통의 어려움도 감안해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론 원칙이나 규정도 중요하지만 이란 선수단에게는 조직위원회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비쳐진 것이 사실이다.
이란 선수단은 남자부 핀급과 웰터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음에도 끝내 시상식에 불참하고 바로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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