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인은 시대에 맞는 지도자 교육을 원해

[무카스미디어 기획특집시리즈 - 국기원 연수원에 바란다 1회]

사범 자격을 획득한 태권도인들은 지도자 교육을 어떻게 평가할까.
국기원 연수원 통계에 따르면, 1972년부터 2006년까지 28,313명이 3급 사범 지도자연수교육과정(이하 지도자교육)을 수료했고, 27,729명이 사범자격을 획득했다. 올해만도 2천여명이 넘는 인원이 지도자교육을 신청해 수료했다. 즉 3만여명에 가까운 사람이 국기원에서 발행한 태권도사범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5일간의 지도자교육. 태권도인들은 지도자 교육 기간에 대해 이견을 보인다. 사범 자격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입장과 연수생 대부분이 생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당한 기간이라는 입장으로 나눠져 있다.
하지만 지도자교육의 질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아쉬움을 나타냈다. 다양한 교육내용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정해진 시간에 너무 많은 양을 다루다 보니 수박 겉핥기식 수업이 많다는 것. 현재 지도자교육은 태권도 실기뿐 아니라 태권도사, 심사규정, 경기규칙, 도장경영, 지도법, 응급처치, 상담법 등 다양한 이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9월 144기 지도자교육을 수료하고 태권도 사범으로 취업을 준비 중인 김정화씨(26, 남)는 “지도자교육이란 태권도 사범으로 취업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그렇기에 취업 현장인 태권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도자교육 중 상당부분은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구태의연한 내용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기 수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 11월에 있었던 겨루기 수업에서 강사는 열성을 다해 교육을 했지만, 1백여명이 넘는 연수생들을 상대하기에는 힘에 붙여 보였다. 적어도 5명 이상의 보조강사가 필요해 보였다. 기자가 지도자 교육을 받은 2000년(114기) 겨루기 수업은 모 실업팀 감독이 코치와 선수 6명을 데려와 상당히 효율적이고 알차게 교육했던 기억이 난다.
태권도 사범들은 국기원 강사들이 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떠나 연수생들과 교감을 나눌 시간이 없는 것을 아쉬워 했다. 하지만 강사들 대부분이 외부초빙이라 각자 개인 스케줄 있기 때문에 연수생을 위해 시간을 더 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형편이다. 국기원도 전임강사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내부적으로 협의만 하고 있을 뿐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기원 교육시설에 대한 문제는 어제 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한 기수에 2백명이 넘는 연수생이 교육 받기에는 국기원은 협소하다. 그러다보니 반을 두 개로 나눠 진행 할 수밖에 없다. 올 여름에 지도자 교육을 받은 한 사범은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갖고 교육에 임했는데, 낙후된 시설에 적지 않게 실망했다”며 “정수기 필터가 오래 돼 더러운 물이 나와 마실 수 없었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평생 취업도구나 마찬가지인 사범자격증이 지도자 교육에 참여만 하면 거의 보장되기 때문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는 사범들도 있다. 지난해 10월 지도자 교육을 수료하고 수원에서 태권도 사범 일을 하고 있는 한 사범은 “지도자 교육 시험 기준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일부 연수생 중에는 그날 와서 품새를 배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도 지도자 자격을 취득하는 것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세상은 고객 중심 사회로 변했다. 국기원 입장에서는 지도자교육을 받는 태권도인들이 바로 고객이다. 이들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도자 교육을 수료한 태권도 사범들은 적지 않은 실망감을 보인다. 혹시 국기원은 고객을 소리를 무시하고 권위만을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끝)
[무카스미디어 기획특집시리즈 ‘국기원 연수원에 바란다’는 앞으로 총 5회에 걸쳐 현재 국기원 연수원에 나타나고 있는 지도자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점과 그에 따른 해결책 등을 다양한 의견들과 시각으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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