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벙어리, 뒤에선 말 많은 합기도계
[기자수첩]<합기도 인사초청 무카스TV 토론회> 거부한 합기도 단체장들
지난 달 8일 ‘위기의 올림픽 태권도 돌파구는 없는가’라는 주제로 <무카스미디어 제1회 TV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선 구태의연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태권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공식적인 토론 장소에 나와 의견을 나눴기 때문이다. 제2회 TV 토론회 개최를 앞두고 여러 무술 종목과 인물이 물망에 올랐다. 기자는 합기도를 추천했다. “아직은 시기상조 아니냐”는 편집국의 반대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의견을 굽히지 않고 밀어 붙였다. 국내 2천 5백여개가 넘는 도장과 5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국내 대표무술 중 하나인 합기도기에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동안 합기도 관련 취재를 하면서 현 합기도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 할 수 있었다. 현재 역사와 규모가 있는 합기도 단체들은 와해되고 있거나 ‘따로국밥’으로 행동하고 있다. 또 근래에 와서 우후죽순 생겨난 사단법인 등록 단체만 40여개가 넘는다. 이들은 일개 도장 몇 개가 모여 만든 것이기에 단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다보니 합기도 술기와 경기규칙은 둘째 치더라도 합기도 역사와 발전에 대한 생각마저 틀리다.
이런 합기도계를 바라보고 있는 일선 지도자들의 걱정은 태산이다. 이에 작은 힘이지만 무카스TV 토론회를 통해 각 합기도 단체장들이 합기도 발전에 대해 토론 하는 모습을 합기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합기도 단체장들을 만나 토론회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약속을 받은 상황이었기에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토론회 주제는 ‘대한체육회 가맹과 합기도 단체 통합’으로 잡았다. 많은 합기도인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토론회를 준비했다. 대학에서 합기도를 가르치는 한 교수는 “합기도단체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와 친분이 있는 한 합기도인은 “사실 일선 합기도 지도자들은 점점 소속 단체에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도자로서 이번 토론회가 합기도계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토론회 관련 패널 선정을 끝내고 단체장들에게 공문을 보냈다. <무카스미디어>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갑자기 전화통에 불이 나게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각 합기도 단체장들과 이사진 그리고 실무자들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대부분 토론회 참석을 다시 생각해 보겠다는 말이었다.
“합기도 발전을 위한 토론회라면 무조건 참석 해야죠”라고 말하던 분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물었다. 갑자기 말들이 많아 졌다. 자신은 참여하고 싶으나 이사진들이 반대한다는 분, 아직은 토론회 관련 준비가 안됐으니 내부적인 회의를 거쳐 다시 나오겠다는 분, 토론 주제가 우리 입장에 불리하다는 분, 우리 단체의 역사와 규모가 있는데 신진 단체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등. 결론은 단 한 단체를 제외하고는 참석을 안 하겠다는 것이었다.
어떤 합기도 단체 대표는 공문을 받고 토론회 참가자 몇 분에게 전화를 돌려 참가하지 말자고 종용했다는 후문이다. 씁쓸하다 못해 착잡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번 토론회에서 어떤 결론이 얻자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각 합기도 단체장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는 모습을 일선 지도자들에게 보여주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단체장들은 이상한 쪽으로 힘을 모았다. 또 무슨 말들이 그리 많으신지 토론회에 나오셔서 할 말들을 전화통을 붙들고 하셨다.
내년 초 다시 한번 합기도계 인사초청 TV토론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합기도 발전을 위해 토론하자는 자리를 다음에는 어떤 이유로 거부할 지 궁금하다. 만약 그들이 다음에도 참석을 거부한다면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합기도인들이 분명히 납득할 수 있게 말이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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