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앞날, 희망과 어둠 어디로~

태권도특별법 제정, 태권도계 큰 변화 예고

“태권도특별법이 제정되었으니 태권도가 더더욱 발전을 하게 되었다”,“아니다. 오히려 정부의 지나친 간섭으로 태권도 발전에 저해될 수 있다” 태권도 진흥 및 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태권도특별법)이 국회 본회의에 통과된 직후 태권도계 반응이다. 명과 암의 시각이 공존했다.
지난 달 22일 ‘태권도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종주국 태권도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민간 차원에서 육성되었던 태권도가 정부와 지방자치제가 직접 나선다는 것만으로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간섭은 태권도 진흥을 발목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법(法)은 크게 일반법과 특별법으로 구분한다. 그 중 특별법은 일반법에서 파생된 것으로 특수한 목적을 갖고 지원, 육성,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법을 말한다. 특별법도 크게 2종류가 있다. 그 차이는 ‘시한’이 있는 것과 없는 것. 태권도특별법의 경우에는 별도 시한이 없다. 영원하다는 것이다.
태권도의 경우에는 그동안 ‘국민체육진흥법’에 의거,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서 다른 종목과 비슷한 조건으로 지원되어 왔다. 따라서 태권도특별법은 태권도만을 집중 육성, 발전을 위해 마련된 법이라는 점에서 나쁠 것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법 시행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명암이 뒤바뀔 수 있다.
태권도진흥재단 송동근 사무총장은 <무카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태권도특별법 제정은 태권도계에 큰 축복이다”면서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영원히 뼈를 묻을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는 이미 태권도 중장기 발전계획안을 수립해 놓았다. 교육인적자원부도 태권도를 초등학교 정규교과목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교과목이 채택되면 도장경영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송동근 사무총장은 “학교에서 미술수업을 듣는다고 미술학원이 안 되는 것 봤느냐”면서 “정규과목으로 채택된다면 오히려 태권도장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는 어린이 중심의 태권도 수련생 중심에서 벗어나 청소년과 중장년 성인들까지 유입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의 자구노력이 절실할 때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 태권도 중진은 “관련 특별법이 제정된 것은 태권도계에서는 분명 환영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중요하다. 태권도 인들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태권도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 또 법안을 살펴보면 공원 조성을 위한 법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태권도공원 조성은 태권도 진흥을 위한 수단”
특별법 제정으로 가장 먼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은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이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해 지지부진했던 조성사업이 법 제정으로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조성사업이 당초 예정했던 2013년까지 완공될 수 있다고 진흥재단 측은 밝혔다.
전북도와 무주군 역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만큼, 조성사업이 순풍에 돛을 단 것처럼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빠져있다. 하지만 기다렸던 특별법은 제정됐지만 8월 발표 예정이었던 기획예산처의 총사업비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고 있다. 총사업비 결정에 따라 사업규모도 큰 변화가 있게 된다.
송동근 사무총장은 “특별법의 핵심은 ‘태권도 진흥’이다”며 “태권도공원은 태권도 종주국의 성지를 조성함으로써 태권도 진흥을 위한 첫 번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원조성 계획에 대해 “연말까지 토지매입을 끝내고, 내년도 초에는 마스터플랜을 완성하고 10월에는 착공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국기원, 내년 6월 법정법인으로 새 출발
태권도 단체에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국기원의 법정법인 전환이다. 정부 조직 산하의 준 공무단체가 되는 것이다. 임직원들 역시 공직자 신분으로 바뀐다. 이와 관련 국기원은 지난달 27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법정법인 전환을 대비한 조직개편안을 의결하고, 가능한 연내 조직개편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박현섭 총무이사는 “법정법인 전환을 위해 문광부와 진흥재단 관계자들과 수시로 만나 긴밀하게 논의를 하고 있다”며 “전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법인 전환을 계기로 국기원이 명실상부한 세계태권도본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형적인 변화는 크게 없다. 현행 목적사업도 그대로 수행된다. 내부 조직운영에 있어서는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인사권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이사회에서 결정되지만, 최종 승인 권은 문화관광부장관에게 있다. 때문에 불합리한 인사 개편이나 운영조직은 상위조직인 문광부의 ‘간섭’을 받게 된다. 또한 필요에 따라 문광부 감사 또는 국정감사를 받아야 하는 의무가 생기게 되었다.
국기원 법인전환 결정은 지난해 11월 이사 서면표결로 긴급 처리됐다. 이유는 국기원이 새롭게 변화하고 투병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다는 것이었지만 실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애초 법안에 태권도단체로는 진흥재단 만이 존재했다. 그런데 진흥재단 목적사업 일부가 국기원 목적사업과 유사하다는 판단에서 급하게 추진된 것. 대표적인 것이 ‘태권도 지도자 양성에 관한 지원사업’과 ‘태권도 교육 및 수련에 관한 지원사업’ 등이다.
김운용 전 국기원장은 11월 30일 <무카스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정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국기원을 산하 조직으로 두려고 했다. 그때마다 (국기원은) 여러 이유로(법인 전환) 피했다”며 “정부의 간섭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기원 사업계획에도 여러 부분에서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국기원의 법인 전환은 크게 반기지 않았다.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태권도 인들의 자발적인 참여 확대돼야
제도권에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태권도 인들은 참으로 행복 사람들”이라며 운을 뗀 뒤 “세계 어느 곳에도 없는 특별법이 제정됐는데도 자신들과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너무도 무관심하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태권도특별법은 국회에 첫 발의된 이후 제정까지 1년 9개월이 걸렸다. 그 중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만 1년이나 심의조차 되지 않고 계류됐다. 여야 정당간 정치적 타협 때문이긴 하였지만, 태권도계에서의 무관심도 한 몫을 했다.
반면, 태권도 공원 조성지인 무주군민들은 쉴 새 없이 서울 등을 오가며 궐기대회를 했다. 태권도계에서는 태권도 중앙 단체 및 시도협회 임원들로 구성된 조기제정특별위원회(위원장 조영기)가 나서기는 했지만 태권도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해 큰 힘을 발휘하지는 받지 못했다.
이러한 무관심이 향후에도 지속된다면 태권도특별법은 큰 의미가 없다. 최대한 태권도계가 바라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잘못된 법률안은 건의를 통해 다음 국회에서 개정될 수 있도록 각자 의견도 내놓는 등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할 때다. (끝)
[한혜진 기자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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