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도장은 교육내용 보다 입지조건이 우선?

지도자, 교육내용보다 입지조건이 우선인 국내 태권도장의 현실
지난 주말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경제야 놀자’ 코너에 가수 신혜성(29, 신화멤버)이 출연했다. 경제야 놀자는 대중 스타가 나와 숨겨놓은 애장품을 감정 받는 코너. 이 날 신혜성은 특이하게 태권도 경력을 전문가에게 의뢰했다.
신혜성은 태권도 공인 4단으로 미국에서 태권도 시범단으로 활동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감정은 신혜성이 도장 개관 시 발생될 수익을 예상해 보는 것이었다. 감정은 한국태권도 교육개발원 김현태 회장(공인8단)이 맡았다.
김 회장은 신혜성이 대중적 인지도를 고려해 최고의 입지조건에서 도장을 개관했을 경우 최소 3천만원 이상의 수익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또 태권도장 경영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대중스타 신혜성이 도장을 개관하더라도 성공의 우선순위는 입지조건이었다. 이것이 국내 태권도계의 현실이다. 좋은 지도자나 좋은 교육내용을 찾아 태권도장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다. 수련생의 95%가 초등학생이니 그럴 만하다.
하지만 태권도가 진정 필요한 교육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도 그럴까. ‘맹모삼천지교’라고 했다. 좋은 교육이 있는 곳이라면 알아서 찾아간다. 더욱이 교육열 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를 자랑하지 않는가.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는 “최고의 교육”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한태권도협회(KTA) 도장지원분과 이종천 연구위원은 “성공하는 태권도장들은 입지조건, 지도자, 교육내용, 시설 등 갖춰진 곳이다. 이중 입지조건이 가장 중요하다”며 “맛있는 먹거리를 찾기 위해 먼 거리도 마다 않고 찾아가는데, 그에 비해 태권도장 선택 요건이 좋은 교육 내용보다는 거리가 우선시 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일선 지도자들의 생각도 크게 틀리지 않았다. 태권도장 성공 경영자 중 한명인 김선수 관장(45, 시흥경희대석사)은 “도장위치가 중요한 부분인 것은 틀림없다. 도장을 찾아오는 관원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상당수가 도장 간판을 보고 찾아왔다고 응답했다”면서도 “입지조건은 도장 개관초기에는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1~2년 후에는 교육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입지조건 다음은 마케팅
태권도장 전문 컨설턴트들도 태권도장 성공요인의 1순위는 역시 입지조건이었다. 하지만 앞서 입지조건 다음에 교육내용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있었다.
T3M(티쓰리엠)도장경영아카데미 신창섭 원장은 “서울 잠실 주공 재개발 단지 주변지역에 도장을 개관 한다면, 단기간에 4백명 선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실제로 동탄 신도시에 도장을 개관한 한 관장은 짧은 기간에 2백여명의 관원을 모집했다”고 입지조건에 따른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입지조건 다음은 마케팅. 신 원장은 신혜성을 예로 들면서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혜성을 통해 스타 마케팅이 있을 경우에 입지조건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 한다는 것이다. 단지 좋은 입지 조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신 원장의 설명. 개관 초기에는 입지조건과 더불어 마케팅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마샬짐(무술도장 공인중개) 최경주 대표는 “현실적으로 금싸라기 지역에 들어가기는 힘들기 때문에 금전적 수준을 고려한 시장분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지역 초등학교에서 태권도장을 다닐 수 있는 자원이 3백명인데 인근 도장에서 1백명만을 수용하고 있다면, 이 지역은 입지조건이 좋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 관원생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태권도장을 찾아오는 상당수가 친구를 따라 오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현실적으로 교육내용이 좋아서, 도장 시설이 좋아서 도장을 보내는 학부모는 많지 않다. 누구누구 친구가 다니니까 보낸다는 식이 더 많다. 그래서 2백명 관원을 인수한 사람과 오십명을 인수해 시작하는 사람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한 태권도 지도자는 “교육내용을 성공도장의 노하우라고 강조하는 곳은 어느 정도 성공 계도에 올라선 도장들이다. 아무리 교육내용이 좋다한들 도장에 관원이 10명밖에 없다면, 교육을 떠나 운영 자체가 힘들다. 사실 좋은 교육보다 관원 모집이 먼저인 것이 현실”이라고 한탄했다.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컨설턴트들의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을 태권도인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이 장사꾼이지 어떻게 태권도인이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일선 지도자들은 무도인 이전에 태권도를 통해 먹고 살아가야 하는 자영업자들이다. 그렇기에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을 꼬집어 말해주는 컨설턴트들의 말을 피부로 실감할 수밖에 없다.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는 무도이자 교육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태권도는 무도로써의 가치도 교육으로써의 가치도 정립되지 않은 어중간한 느낌이다. 입지조건이 좋아서 홍보를 잘해서 찾아오는 태권도장이 아니라 지도자를 보고, 그 도장만의 교육 내용을 보고 알아서 찾아오는 도장. 그런 곳을 만들기 위해선 태권도인들이 합심해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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