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의 오만에 실망했다”

USAT 무도위원회, 한국에선 출발부터 삐끗

지난 6일 세계품새대회 폐막식. 왼쪽 두번째 김홍강, 세번째 최준표 사범
“미국협회장과 함께 공식적으로 약속을 한 것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만나주지 않는 것은 국가 공인단체에 대한 무시이며, 국기원의 오만이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회원단체인 미국태권도협회(USA Taekwondo, 이하 USAT) 데이비드 아스키너스 회장과 무도위원회(USA Taekwondo Martial Arts Commission) 공동회장인 김홍강(66), 최준표(62)사범이 국기원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이렇다. 지난 4일 김홍강, 최준표 사범이 USAT 데이비드 아스키너스 회장과 오전 11시경 ‘세계태권도한마당 2007’이 열리고 있는 수원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국기원 엄운규 원장을 비롯해 임원들을 점심 식사 후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미국 내 단증 발급 표준화 방안과 세계태권도한마당 유치에 대한 협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무도위원회 측은 약속된 장소에서 약 1시간 동안 기다렸지만, 국기원 임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김홍강 사범은 “박현섭 총무이사에게 수차례 독촉 전화를 했다. 하지만 점심식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답변만 할 뿐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특별한 이유도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준표 사범도 “협회장과 함께 공식적으로 요청한 자리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다. ‘국기원의 오만’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USAT 데이비드 아스키너스는 “국기원과 대화로 풀어 나갈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기원 박현섭 총무이사는 “그쪽(무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한 약속이었다. 국기원 임원들과 시간이 안 맞았을 뿐”이라며 “이후에 자신들의 스케줄이 바쁘다며, 다시 찾아오거나 만남을 원한 적이 없다”고 무도위원회 측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세계태권도한마당 미국 유치를 원하는 곳은 USAT 무도위원회 뿐이 아니다. 전 USTU 이상철 회장이 지난 8월 11일 새롭게 창립한 미국태권도연맹(United States Taekwondo Federation, 이하 USTF)에서도 한마당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미 국기원 측과 어느 정도 협의를 마친 상태이며, 관련 사업계획서도 두 번이나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몇 몇 태권도계 인사들은 “이상철 회장이 이미 세계태권도한마당 미국 유치에 대한 협의를 국기원 측과 끝낸 상태일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기원이 일부러 무도위원회를 피한 것 일수도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상철 회장의 국내외 두터운 인맥을 생각한다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다.
이상철 회장은 <무카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국기원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USTF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단체지만, 개인 이상철의 능력을 높이 생각해 주는 것 같다. 물론 부정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세계태권도한마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USTF는 국가 공인단체가 아니다. 미국태권도협회가 공인하는 단체는 무도위원회다. 하지만 국기원은 공인단체가 아니더라도 상관없다는 입장. 국가 공인단체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 산하단체지, 국기원 산하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기원 박현섭 총무이사는 “지난해 무주와 올해 수원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한마당도 지역태권도협회와는 상관없이 무주군과 수원시가 원해서 진행한 것”이라며 “해외에서 세계태권도한마당이 개최된다고 해서 국가 공인단체에게 우선순위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무도위원회는 이번 한국 내 행사를 시발점으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었겠지만, 한국에서의 출발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무도위원회가 한국 태권도계에서 인정받는 단체가 되기 위해선 공인단체라는 타이틀 보다 미국 태권도계를 얼마만큼 규합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 보인다.
한편, 무도위원회는 지난 3일 서울 뚝섬유원지 내 유쉘컨벤셜홀에서 명예위원 위촉식 겸 만찬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준구 사범(미국명 준리)을 명예위원으로 김일주, 곽호철 사범과 이규형, 이경명 교수 등을 무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신준철 기자.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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