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경기, 언제쯤 '주류'가 될까

최신 시설, 다양한 볼거리에도 불구 일반 관중들 여전히 외면

세계품새대회 이튿날. 썰렁한 경기장
화려한 개회식 행사가 끝나면 그 많던 관중들은 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지난 1일부터 ‘세계태권도한마당 2007’, ‘제3회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 ‘제2회 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종주국에서 잇따라 열렸다. 어느 해 보다 많은 참가국과 선수단이 참여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들 대회는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개회식의 다양한 볼거리가 그 것. 과거 태권도대회 개회식 행사가 태권도시범이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일반 관중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이 많이 추가됐다. 풍물놀이, 타악기 퍼포먼스, 비보이 공연, 유명가수 초청 등 태권도와는 관계없지만, 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둘째는 좋은 시설의 대회장이다. 이번 대회들은 서울이 아닌 수도권 인근도시인 수원과 인천에서 각각 치러졌다. 한마당이 열린 수원실내체육관은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넓고 깔끔한 대회장 환경과 주변 체육시설들이 대회 분위기를 한껏 살려준다.
코리아오픈과 세계품새대회가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완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시설이 최신식이다. 본래 프로농구 전용경기장인 이곳은 미국프로농구(NBA)경기장처럼 관중석이 경기장 바로 앞에 위치해 선수들의 생생한 경기 모습을 즐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개막식 이후 대회장에서 일반 관중들을 찾기는 힘들다. 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하는 한마당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 겨루기 종목을 제외한 품새, 격파, 태권체조 등 다양한 종목에 일선 도장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참가인원도 많고, 참가선수들의 가족들이 나와 응원을 하기 때문이다.
국가 엘리트 선수만이 참여하는 코리아오픈과 세계품새대회는 일반관중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1일 열린 코리아오픈 개막식에는 7천504석의 관람석이 거의 찼다. 그러나 이 인원은 순수하게 태권도 경기를 즐기러 온 인원이라고 보기 힘들다. 대회를 주관하는 대한태권도협회와 인천시태권도협회가 개막식에 맞춰 동원한 인원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회기간 중 관중석을 보기 안쓰럽기까지 하다. 그 많던 개막식 관중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대회임원과 선수들이 관중석을 넓게 차지하고 있다. 대회 한 관계자는 “태권도 경기가 관중이 없던 게 하루 이틀이냐, 축구나 야구 등을 제외하고 관중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경기가 몇 개나 되냐.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일반관중이 태권도 경기장을 찾지 않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반 관중입장에서 대회를 진행하자

피곤한지 자고 있다
여기서 잠깐. 태권도 관련 개막식 행사는 과연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당연히 참가 선수와 태권도를 즐기기 위해 찾은 일반 관중들을 위해서이다. 그러나 개회식을 지켜보고 있으면 주최, 주관 측 입장에서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지루한 내빈소개와 연설. 일렬로 늘어선 선수들은 마치 교장 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있는 학생들과 같은 분위기다. 대회 중 볼거리나 이벤트는 대부분 개막식에 초점이 맞춰진다. 물론 어느 대회든 개막식이 가장 화려하지만, 성공한 스포츠 대회를 보면 관중들의 흥미 요소를 대회 기간으로 분산시킨다.
관중 중심의 마케팅 방법도 아쉽다. 프로야구의 경우 계속해서 감소하는 관중수를 회복을 위해 지난 2002년 이후 관중 중심의 야구장 문화를 만들어 갔다.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가 모든 마케팅의 초점이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치어리더의 응원문화라고 할 수 있다. 또 5회 말 이후 경기장 정비시간에는 연인들의 키스타임과 다양한 경품행사 등 경기와는 상관없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프로야구 출범이후 최대 관중 동원 기록을 세웠다.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포장이 나쁘면 소비자는 외면하기 나름이다. 태권도 인들을 위한 포장과 홍보도 중요하지만, 일반 관중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홍보도 중요하다.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폐업처리’라는 포스터가 거리를 도배 된 것을 심심치 않게 보곤 한다. 이벤트 성으로 옷을 일정기간 판매 하는 것이다. 재고 상품도 이정도의 홍보를 하는데, 이번 같은 국제규모의 태권도 경기의 홍보로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태권도 경기는 원래 재미없기 때문에 관중이 찾아오지 않는 것인가. 태권도가 인기 없는 이유를 태권도 자체로 돌려서는 안 된다. 태권도가 최고의 문화상품이자 관광상품이라고 주장하는 태권도계. 하지만 태권도 경기가 ‘그들만의 리그’로 지속되는 한 그들의 주장은 신뢰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신준철 기자.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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