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결산] 전국체전 태권도경기 개선 전망 없나
[체전결산]전국체전 태권도경기 개선 전망 없나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부산정보산업고에서 펼쳐진 제81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경기가 막을 내렸다.
대회를 마친 후 한 경기 지도자는 이번 대회를 "예년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고 평가했다. 심판 판정을 두고 소동이 벌어지는 것이나 특정 지역 심판들이 심판진을 구성하는 것이나 일반인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는 것 등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항상 그랬듯이 서울이 1위를 차지했고 경기와 부산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경기는 항상 3위 안에 드는 팀이고 부산은 주최지라 당연히(?) 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해는 서울이 1위, 주최지였던 인천이 2위, 경기가 3위를 차지했었다.
편파 판정에 대한 시비는 올해도 여전했다. 어떤 신문은 올해 체전에서 판정시비가 현저히 줄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 신문은 소청 건수가 작년에 17건에서 1건으로 줄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경기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소청 건수와 상관없이 얼마나 많은 시비가 있었는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소동이 매일 끊임없이 벌어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각 팀 코치나 시도협회 임원들은 코트 위에 올라가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고등학교 선수들 앞에서 욕설도 튀어 나왔다. 비교육적인 행위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심판 판정에 원초적인 불신감을 보였다. 처음부터 믿지 않았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과격한 항의 소동을 벌였다.
이런 판정 시비의 원인은 심판들이 제공했다. 심판들의 판정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득점이 분명한 상황에서 득점을 주지 않는다든지 애매한 공격에도 득점을 인정한다든지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특정 시도에만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점이다.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에서 서울을 제외한 다른 시도협회 임원들은 항상 심판진이 서울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로 구성된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해왔다. 서울에서 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니 당연히 서울시협회에 신경을 쓰게 되고 자연스럽게 편파 판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선수와 상대하는 타 시도 선수들은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다.
예외가 있었다면 이번 대회 심판진에 경기도에 연고를 둔 심판들이 비교적 많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어떤 경기 지도자의 전언에 의하면 한 20%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선수들이 그래서 이득을 봤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협회 안종웅 전무는 굳이 무리해서 1등을 차지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도 말이다.
이런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에서 항상 벌어지는 판정 시비 소동은 결코 줄어들거나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그동안 줄곧 거론돼 온 전임심판제 도입과 심판진 구성시 지역안배, 오심에 대한 확실한 징계가 거론된다. 전임심판제는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일정한 급여를 받으면서 심판 활동만 하는 전임 심판을 두어 심판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 거론돼 왔고 심판진을 구성할 때 적절하게 지역안배를 하자는 말도 한두번 나온 말이 아니다.
인천시청의 임신자 감독은 "협회가 상벌권을 확실히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난 경기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 해도 사후에 오심으로 인정될 경우 확실히 상벌권을 행사해야 판정의 공정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물론 우수한 심판에 대해 상을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번 대회는 시드니 올림픽이 끝나고 불과 열흘 정도 사이를 두고 열린 대회라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태권도 경기장엔 항상 그랬듯이 선수들과 협회 임원들로 가득 찼을 뿐이다. 언론도 김제경과 조향미의 은퇴 소식이외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대한태권도협회가 너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드니 올림픽에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금메달을 3개나 땄으면 바로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그 효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구사했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는 평가다.
강원도태권도협회의 민인식 전무는 "이건 뭐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어, 항상 똑같아"라고 지적했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태권도,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 이대로는 도저히 안된다는 여론이 우려를 넘어서 이젠 거의 절망 수준에 이르고 있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고 시드니 올림픽만 끝나면 무슨 붐이라도 일 것처럼 떠들던 사람들은 다 어디에 가 있는가? 그들은 올림픽 전이나 후나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태권도라는 비판에 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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