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기-쿵푸-우슈, 관리단체... 다음은?

우슈, 2008년 북경올림픽 시범종목이지만 국내 위상은 휘청

지난 8월 대한체육회(회장 김정길)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된 ‘대한우슈협회’(이하 우슈협회)가 새로운 국면을 맞아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슈(武術, WU SHU)란 말을 아직도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슈는 무술의 중국식 발음으로써 그동안 여러 가지로 불려오던 각종 용어들을 통합하여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제정한 용어다.
우슈의 국내 역사는 1950년대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화교)인들이 한국인에게 전파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다. 이후 1960년대 당시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임풍장’이 한국 내 중국학교에서 중국무술을 지도하면서 활발한 보급이 이루어 졌다.
국내에서 우슈는 최초 ‘중국무술’ 또는 ‘18기’라고 불렸다. 이후 1970년대 후반 국내외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소룡이 영화계에 등장하면서 쿵푸(功夫)로 불리게 된다. 불세출의 쿵푸스타 이소룡 덕분에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우슈라는 이름보다 쿵푸라는 이름이 더욱 익숙하다.
1980년에 중국이 개방되면서 공식적인 명칭인 우슈로 바뀌게 된다. 우슈가 1990년 중국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됨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중국무술과 쿵푸관련 8개 단체(한중무술협회, 쿵푸협회, 심무회 등)들이 모여 1989년 1월 대한우슈협회로 명칭을 통합해 대한체육회에 가맹한다. 우슈협회는 1992년 2월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정식 승인을 받는다.
이후 우슈는 전국체전 및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이어 2008년 북경올림픽 시범종목에 채택되면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우슈계는 속으로 곪고 있었다. 지난 8월 3일 우슈협회는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을 받는다. 집행부 내부의 불협화음과 회계 등에서의 잇단 비리가 원인이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4일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관리위원회는 앞으로 대한우슈협회 집행부 역할을 맡게 되며, 제도개선 및 행정업무 개선을 통해 협회가 정상화 될 때까지 운영된다.
“경기우슈가 아닌 전통우슈의 부활이 필요하다”
현재 우슈협회는 김현규(54) 사무국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우슈협회 사무국장 일을 맡으면서 협회 정상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1965년 우슈를 처음 시작한 김현규 사무국장은 초창기 우슈 경기인 출신이다. 우슈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그는 우슈계 일련의 사태에 대해 통탄하고 있었다. 김현규 사무국장은 “18기와 쿵푸 시절에는 스승과 제자 사이가 명확했었다. 하지만 우슈협회로 통합되고 경기단체로 바뀌면서, 전통권 중심의 구세대들과 경기우슈 위주의 신세대들이 갈등을 보여 왔다”며 “심지어 젊은 경기인들이 선배들을 우습게 보는 경우까지 생겼다. 우슈협회가 17년 동안 경기단체로 있으면서 선후배의 위계질서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현대에 와서 우슈는 장권을 바탕으로 체조에 가까운 표현위주의 무술로 만들어져 대중들에게는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아 대중화가 어렵고 무술의 근본 목적인 호신무술과 정통성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과거 쿵푸도장은 1천여 개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200여개의 우슈도장만이 힘겨운 운영을 하고 있다. 우슈협회가 경기단체로 바뀌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한 우슈지도자는 “우수협회로 통합되기 전인 쿵푸 시절이 오히려 국내 중국무술의 황금기였다. 경기위주 우슈가 아닌 정통성을 가진 우슈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현규 사무국장은 “현대에 와서 만들어진 우슈는 무술로서의 철학이 없다. 과거 중국무술은 철학과 정통성을 간직하고 있었다”며 “우슈가 급격하게 스포츠화가 되다보니 무술에 대한 깊이나 체계가 잡히지 못했다. 경기우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통우슈의 부활을 통한 융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관리단체로 지정이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김현규 사무국장은 “개인의 욕심과 안일한 행정이 불러온 결과이다. 이전 사무국장의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은 협회 내부적으로 문제를 키우는 원인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 국가대표 감독이 국가를 상대로 우슈협회를 고소, 고발했다. 덕분에 국내 우슈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며, 우슈협회가 관리단체로 지정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평생 우슈 국가대표 감독직을 보장해 달라는 조건으로 고소 고발을 지금까지도 하고 있으니 같은 우슈인으로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며 혀를 찼다.
현재 무보수로 우슈협회 일을 하고 있는 김현규 사무국장은 우슈협회가 관리단체에서 벗어나는 데로 사무국장 직책을 미련 없이 버리고 자신의 일을 찾아 간다고 한다. 김현규 사무국장은 “평생을 같이 해온 우슈가 이대로 무너져서는 앞으로 후배들 볼 낯이 없기에 협회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슈협회가 관리단체가 된 것은 국내 우슈인들에게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시각을 조금만 바꾼다면 이번 조치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우슈인들이 단결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전제하에서다.
[신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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