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경기장 내 의무원은 긴장감이 부족하다?

매년 무술 대회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 발생

무릎을 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손경용 선수
무술 경기장에 맞는 체계적인 응급처치와 전문 인력이 필요.
지난 11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제88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사흘째 경기. C코트에서 경기를 벌이던 남자고등부 라이트급 전라남도 대표 손경용 선수가 무릎을 부여잡고 코트에 쓰러졌다. 대회 관계자와 관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의무원을 부리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때까지 의무석에 앉아 있던 의무원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의무원이 뭐하는 거냐”는 대회관계자의 호통에 의무원은 “A코트에 있어서 상황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부축을 받으며 의무석에 앉은 선수는 많이 고통스러운지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특별한 응급처치 없이 의무원은 병원으로 후송하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전라남도 태권도협회의 한 관계자는 의무원의 처치가 불만스러운지 “후송하기 전에 고정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직접 붕대를 가져와 손 선수의 무릎을 감기 시작했다.
옆에서 보기에도 의무원의 응급처치라고 보기에는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만약 외상이 아닌 내상이었다면 더 큰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지난 14일 경남 진해시 석동 동부초등학교에서 열린 진해시장기 태권도 대회에서 중학교 3학년 선수가 경기 중 실신해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겼으나 끝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인은 급성 심장정지였다.
진해시장기 대회는 240명이 출전한 적지 않은 규모의 대회였다. 하지만 대회 현장에는 단 한 명의 간호사만 배치됐고, 구급차는 아예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대회 관계자를 불러 안전조치에 과실이 없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대한태권도협회 허진강 의무분과위원장은 “태권도 경기 심판들은 전문적 체계를 위해 심판교육을 따로 받는다. 그러나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의무원에게는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긴급 상황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가 경기장 내외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14일 숨진 중학교 3학년 태권도 선수의 경우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처치가 시행되었다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과호흡(過呼吸)일 경우 이산화탄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비닐봉지 등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들이 마시게 하면 되고, 호흡이 멈췄을 때에는 인공호흡이나 신폐 소생술을 적절하게 시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사고는 비단 태권도 대회뿐 아니라 모든 무술 대회에 내포된 위험성이다. 무술 경기는 다른 스포츠 종목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술 경기 의무원이라면 그 분야에 대한 전문적이 지식이 필요하다. 한 태권도 경기 지도자는 “대회관계자들이 태권도를 잘 모르는 일반 병원 의무진들을 불러 자리만 채우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지도자들의 응급 처치가 나은 경우가 많다”고 성토했다.
다른 종목이지만 지난 2000년 4월 18일 프로야구 선수 임수혁(38.전 롯데)은 경기 도중 2루에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그 후 7년이 지났지만 임수혁은 아직도 ‘식물인간’으로 지내고 있다.
이 사고의 경우도 적절한 응급처치가 있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의학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시 경기장에는 간호사 한명만이 배치돼 있었다. 이 사건이후 프로야구에서는 응급체계가 강화 되었다.
무술 경기장에서 의무원들을 보면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의무원이라면 경기장을 예의주시하며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야 한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나와 자리만을 채우는 사람들도 보인다. 앞으로 무술대회 주최사들은 무술 분야 전문 의무원 배치를 의무화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의무원에 대한 사전 교육도 필요하다.
[신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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