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북한태권도’, 미국서 흥행대결

북한 태권도 민간차원 첫 방미, 현지 및 국내 언론 비중 있게 보도

북한시범단(왼쪽)과 국기원시범단(오른쪽)이 각각 태권도 시범공연을 펼치고 있다.
국기원과 북한 태권도가 사상 최초 미국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으로 동시 흥행대결을 펼치고 있다.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미국 플로리다 데이토나 비치에서 개최된 팬암태권도챔피언쉽 개막식을 비롯해 시카고, 로스앤젤리스 등에서 시범공연을 펼쳤다.
이에 앞서 북한 장웅 총재가 이끄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산하 회원국인 조선태권도위원회(위원장 황봉영) 태권도시범단(이하 북한시범단)은 지난 2일부터 오는 18일까지 LA를 시작해 5개 도시에 걸쳐 순회시범에 돌입했다.
국기원은 세계태권도연맹(WTF). 북한시범단은 국제태권도연맹(ITF). 두 태권도 단체가 이국땅에서 동시에 시범공연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고 두 단체가 사전에 협의해 함께 시범을 진행한 것은 전혀 아니다. 국기원 측은 지난 달 북한시범단의 미국 방문이 확정되자, 이번 공연일정을 연기 또는 취소하려고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 입성한 두 시범단의 현지 반응은 모두 폭발적이다. 국내와 달리 일부 공연들에 대해서는 유료임에도 불구하고 전원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문화 상품인 태권도가 미국 땅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두 시범단의 흥행 성적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현재까지 북한시범단이 압도적으로 국기원시범단의 인기를 앞서고 있다. 현지는 물론 국내까지 주요 언론들이 북한시범단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반면, 국기원시범단은 현지는 물론 국내에 크게 보도되지 않고 있다.
북한시범단이 미국을 갔는데 국내 언론까지 떠들썩한 이유는 북한 태권도가 민간차원으로 미국 땅을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국내 외교전문가들은 북한시범단의 미국방문은 단순한 시범공연이 아닌, ‘북-미관계’를 호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망하고 있다.
북한시범단과 달리 정치적인 관심사항에서 벗어난 국기원시범단은 오로지 실력으로 현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6일 시카고 파이어팀의 전용구장인 도요타 파크에서 열린 ‘코리아 스파클링의 밤(Korea, Sparkling Night)’ 행사에서 2만여 명의 관람객들에게 종주국 태권도의 진면목을 선보였다.
서로 흥행에는 차이가 있지만 미국 땅에서 한반도를 대표하는 태권도의 진수를 보여준 것은 분명하다. 아직까지는 두 단체 간에는 보이지 않은 벽이 존재해 함께하지 못하지만, 머지않아 두 단체가 국내는 물론 해외 각지에서 함께 시범하는 날이 있길 기대한다. (끝)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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