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여생 마지막 봉사는 태권도진흥"

[무카스가 만난 사람] 태권도진흥재단 이대순 이사장

지난 14일 서울 남대문에 위치한 태권도진흥재단(TPF, 이하 진흥재단)에서 이대순(李大淳, 74) 이사장을 만났다. 책임감이 강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상대방과의 약속시간은 꼭 지킨다. 지방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급하게 올라왔다는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 10분 전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대순 이사장은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서울대 법과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문교부 사무관과 체육국장, 전라남도교육감, 제11, 12대 국회의원, 체신부 장관, 호남대와 경원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단순히 이력만을 놓고 보면 태권도와는 크게 상관없어 보인다. 하지만 태권도에 대한 애정은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 못지않다.
이 이사장이 태권도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60년대 문교부 사무관과 체육국장 재직 시절. 태권도 사범들의 해외 파견에 대한 행정지원이 필요하던 시기에 그는 당시 체육국장의 신분으로서 태권도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후 태권도학과가 있는 경원대학 총장에 부임하면서 태권도와의 인연은 더욱 깊어졌다.
지난 2005년 6월, 재단법인 태권도진흥재단이 설립되고 이대순 이사장이 초대 이사장직을 맡았다. 하지만 이사장직을 맡은 것은 자의 보다는 타의에 가깝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는 현재 진흥재단 이사장직, 세계태권도연맹(WTF) 부총재 그리고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대순 이사장은 “본의 아니게 짐을 맡았다. 이제 내 여생의 마지막 봉사가 태권도진흥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특별법과 진흥재단 그리고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직
진흥재단 설립 목적은 태권도공원 조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태권도진흥법)이 국회에 상정된 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법률안에 대한 심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하지만 태권도진흥법은 현재까지 심사소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태권도진흥법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진흥재단의 존재가 불투명해 지는 것은 아닐까. 이에 이대순 이사장은 “진흥재단은 민법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태권도공원 사업이 진행에 태권도진흥법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공사과정에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태권도진흥법이 통과하지 않는다고 태권도공원 사업이 중지되는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태권도진흥법은 무주에 공원을 재정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국기로서 태권도 진흥을 위해 필요한 법이다. 태권도를 한국의 국기이며 대표 문화브랜드라고 하지만 실제로 태권도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며 “관념적인 생각만으로 태권도를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태권도를 국기로 국민들에게 내면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태권도진흥법”이라고 역설했다.
이렇듯 이대순 이사장의 태권도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그렇기에 차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직을 맡아달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일각의 이러한 얘기에 이대순 이사장은 “나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만약 내가 젊었다면 그런 생각(세계연맹 총재직)을 가졌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난 스포츠 행정가이지 태권도인이 아니다. 앞으로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맡아서 해나가야 한다”며 “나는 내 역할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뒤에서 밀어주고 태권도인들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이대순 이사장의 아시아태권도연맹(ATU) 회장 1차 임기가 끝났을 때, 그는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나타냈다. 하지만 당시 태권도계는 김운용 前 WTF 총재의 퇴진에 따른 공백으로 행정적인 구멍을 우려한 태권도인들이 그가 떠나는 것을 말렸다. 지금까지 쉼 없이 달려온 인생사를 정리하고 싶던 이대순 이사장은 갈등했으나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그를 아직까지 태권도계에 붙잡아 두고 있다.
이대순 이사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세계연맹 총회가 끝나면 물러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진흥재단도 태권도진흥법 통과여부에 따른 방향성이 잡히면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맡기고 싶단다. 젊은 세대들에게 더 큰 기대를 걸고 싶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대순 이사장은 태권도계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면서 태권도에 대한 신념을 놓지 않았다. 그가 바라는 것은 국기태권도가 대한민국 국민, 세계인들과 함께 하는 태권도가 되길 바라는 일이다.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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