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은 야쿠자 조직이었나... 무도 정신 어디로

최홍만 거인증 논란 K-1 전체 도덕성 문제로 확산

KBS 추적60분 방송화면
괘씸죄가 적용된 탓일까. KBS가 작정하고 K-1을 비판하고 나섰다.
KBS 2TV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추적60분>은 지난 19일 씨름선수에서 K-1 격투기선수로 전향한 최홍만의 말단비대증 의혹 제기의 2편격인 ‘말단비대증 놀란 그 후, K-1의 거짓말’을 방송했다. 이번 방송은 최홍만의 건강문제보다는 K-1 전체를 겨냥한 비판에 초점이 맞춰졌다.
방송은 최홍만의 말단 비대증 논란에 대해 최홍만과 FEG가 뚜렷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이후 K-1의 부도덕성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추적60분은 K-1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거액 계약금 설은 K-1측의 부풀리기 전략이며,극비에 부쳐지는 K-1 선수들의 계약내용은 위법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최홍만을 제외한 K-1 소속 국내 선수들의 성적이 부진한 이유로 주최 측인 FEG의 대진표 작성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했다.
K-1 대회 때 뿌려지는 ‘공짜표’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방송에 따르면 2004년 K-1 서울대회 때 링 바로 앞을 제외한 나머지 약 5천석 가운데 4천여석 이상이 공짜 손님이었다는 것. 전략적으로 초대권을 배포해 사람을 끌어 모아 방송에서는 꽉 차게 보여 흥행에 성공한 것처럼 꾸몄다는 것이다. 2006년 역시 이와 비슷했다는 게 방송의 주장이다.
흥행에 참패하더라도 공짜표를 돌려서 자리를 꽉 채워야 하는 게 FEG의 입장이라는 것. 방송은 이 모든 게 다음 대회 협찬과 방송 중계권료를 위한 K-1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K-1을 주관 방송하고 있는 국내 한 케이블 업체는 2004년에 비해 40배나 부풀려진 300억 이상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방송은 K-1 설립자이며 정도회관 총관장인 ‘이시이 카즈요시’에 대해 일본 폭력단인 야쿠자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시이 관장은 K-1에서 2년간 세금 약 14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상태이다.
태구리 후나카와(前 주간현대 기자)는 “K-1 소속 선수를 다른 단체에 내보내려고 했더니 이시이 관장이 폭련단을 불러서 협박했다”며 “이시이 관장이 동석해서 시합을 관전한 적도 있다고 하니까 실력이 있는 폭련단과 직접 관계가 있었던 것은 틀림이 없다”고 방송을 통해 밝혔다.
K-1, 초창기 무도정신 회복해야

‘추적60분’을 보고 있자면 K-1은 흥행만을 위한 단체로 불공정한 계약으로 선수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과연 이것이 K-1의 전부일까. 여기서 K-1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993년 4월 30일. 일본 후지TV의 ‘LIVE UFO’라는 이벤트의 하나로 K-1 GRAND PRIX가 사사키 제1체육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공수도, 킥복싱, 태권도, 쿵푸, 권법의 K 아래, 격투가를 모아 타격 격투기의 최강자를 결정한다는 취지에서 K-1 출발했다. 이후 격투기계의 혁명을 일으키며, 이종격투기 최고의 이벤트로 당당히 자리 매김을 하게 된다.
K-1이 배출한 격투스타는 초특급 선수로만 꼽아도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피터 아츠, 어네스토 후스트, 마이크 베르나르도와 같은 초기 멤버에서부터 미르코 크로캅, 제롬 르 밴너, 밥 샵을 지나 최근에는 레미 본야스키와 세미 슐트 그리고 최홍만까지. K-1을 통해 탄생한 스타들은 웬만한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심지어 K-1을 몰랐다가도 스타선수에 매료돼 K-1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
이중 K-1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2000년 서른 여섯의 나이로 요절한 앤디 훅이다. 앤디 훅을 K-1 최강의 격투가였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그를 K-1 최고의 격투가로 평가하는 사람은 많다. 그 이유는 그가 보여준 무도가의 모습 때문이다.
K-1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흥행만을 위한 이벤트가 아닌 이러한 무도가의 풍취를 느낄 수 있는 선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K-1을 보면 화려한 조명과 이벤트에 묻혀 무도정신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다.
K-1이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성공은 훌륭한 무도정신을 가진 격투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K-1은 흥행만을 위한 이벤트 행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한 격투기 매니아는 “K-1이 언제부터 거인들을 위한 잔치가 됐다. 무도정신을 갖춘 진정한 격투가를 이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FEG가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이익단체지만 K-1을 주관하는 곳인 만큼 무도정신을 갖추어야 한다. 물론 FEG 입장에서는 자신들은 강한 무도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추적60분에서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무도정신이라는 말을 내뱉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선수안전과 계약의 투명성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FEG는 K-1 주관사로서의 자격이 없다. FEG는 이번 추적60분의 지적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문제점을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해야 한다. 그것이 세계최고 격투무대 K-1의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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