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태권도계, 김정길 회장 ‘돌려차기’

- 부장검사 출신 표성수 교수 윤리위원장 선임
- 강도 높은 조사에 따라 관련자 중징계 방침

기자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는 김정길 대한태권도협회장.
대한태권도협회 김정길 회장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암울한 태권도계를 개혁하겠다고 천명했다.
김정길 회장(대한체육회장)은 6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부조작설 관련)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강도 높은 조사에 따라 관련자를 중징계 또는 영구제명 할 것”이라며 강력한 개혁 의지를 나타냈다.
“협회장으로서 그동안 태권도와 관련해 발생한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가슴아파했던 선수, 지도자, 학부모 여러분, 그리고 태권도에 실망감을 가졌을 국민 여러분께도 대단히 송구스럽다”
이날 김정길 회장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회장으로서 역할을 충분하게 하지 못해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태를 불러온 것 같다”며 이같이 공개 사과문을 발표했다. 남은 임기 동안 태권도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해 낼 수 있도록 고강도 정화운동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제기되어 왔던 태권도 경기 편파판정 및 승부조작설 등 의혹과 제보들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그 결과를 엄정하게 처리하기 위해 회장 직속으로 ‘윤리위원회’를 구성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윤리위원회는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사법당국에 고발을 포함한 고강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임원, 심판 등 관련자들은 영구제명을 포함해 그 책임을 엄중하게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태권도 정화운동을 위해 부장검사 출신 표성수 교수(국민대)를 위원장으로 법조인, 회계사, 대학교수, 시민단체, 체육계, 태권도인 등 각 분야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윤리위원회’를 출범한다.
윤리위는 한시적이 아닌 앞으로 태권도계 정화를 위해 ‘상설화’ 한다는 계획. 이를 위해 윤리규정을 마련하는 등 정관 내용도 대폭 수정된다. 윤리위 조사범위는 법적 시효 내에서 모두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KTA는 그동안 베이징올림픽 출전 체급 결정 및 국가대표 선발과정이 특정 팀을 밀어주기 위해 불투명하게 이뤄졌고, 승부가 사전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KTA 집행부는 아무런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강한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지난 달 초에 열린 대표 선발과정 승부조작설 파문이 확산되자 임춘길 전무이사가 지난 달 26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황춘성 기술전문위원회 의장(부회장), 양진방 기획이사 등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들의 사직서는 현재 수리되지 않고 보류된 상태.
김정길 회장은 <무카스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관계자 모두가 스스로 사의를 밝혔다. 사표를 현재 수리하지 않는 것은 윤리위 조사결과에 따라 사표 수리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높은 조치를 취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책임이 없을 경우에는 사표를 반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사무국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임시대행 체제를 구성했다”면서 “대대적인 자정운동을 위해서는 다소 행정에 차질이 오더라도 감행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전무이사 선임 및 집행부 구성 계획은 “윤리위원회 조사과정을 지켜보면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김정길 회장도 예외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004년 3월 협회장에 취임한 김 회장은 이후 대한체육회장직을 겸임하면서 태권도협회와 관련 이렇다 할 기대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부 태권도인 들에게 빈축을 사왔다.
이에 대해 김정길 회장은 “협회장으로 재임 중에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체육협회장직을 겸임하면서 여러 국제경기 유치에 신경을 썼다”면서 “이제 모두 끝났으니 남은 임기 동안 태권도계가 투명해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공정한 판정을 위해 원칙과 기준에 따른 심판선발 및 배정 ▲소청제도 현실화 및 잘못된 판정도 번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 ▲전자호구 도입 적극 검토 ▲회장 선출제도 민주적 방식으로 개선 등의 작업들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김정길 회장은 지난달 19일 대한체육회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 체육계에 만연된 각종 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체육회에 자정운동 추진본부를 설치, 공금 횡령, 입시비리, 선수폭행, 편파판정 등 비위를 조사해 엄벌로 다스리겠다고 밝혔다.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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