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통령 명예단증, 국기원 '이해 안 돼'

WTF, 25일 경희대서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 수여

명예 단증 수여 후 유도요노 대통령(좌)과 조정원 총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WTF가 노무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인도네시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Susilo Bambang Yudhoyono)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25일 오전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유도요노 인니 대통령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하고 태권도복을 증정했다. 이어 대통령 내외는 경희대 태권도학과의 태권도시범을 관람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타 수보워(Rita Subowo) 인니 국가올림픽위원장 겸 신임 IOC 위원을 비롯해 체육부장관, 신임 태권도협회장 등 인도네시아 체육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유도요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태권도는 30년 이상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수련인구는 약 60만 명 정도 된다”면서 “명예 단증 수여를 계기로 WTF와 인도네시아태권도협회와의 협력 관계가 더욱 굳건해지고 태권도를 통해 양국 간 인적 교류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 4월 국기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태권도 유단자 현황은 1품(단)이 2천77명, 2품(단) 430명, 3품(단) 155명, 4단 93명 등 총 2천804명이다. 최고 유단자는 7단으로 현재 1명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자국 태권도 발전을 위해 힘을 실어달라는 의미에서 수여된 태권도 단증. 이에 대한 국내 태권도계 분위기는 싸늘하다. 특히 전 세계 태권도 단증 업무를 맡고 있는 국기원 측은 매우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인니 대통령에게 수여한 명예단증은 국기원에서 발행된 단증이 아닌, WTF가 자체적으로 발행한 단증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기원 측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개개인 적으로는 WTF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도 있었다. WTF는 지난해 한국을 방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케 로케 위원장을 WTF 사무국에 초청, 자체 발행한 태권도 명예 10단증을 수여했다. 이후 국기원과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다. 이에 당시 문동후 사무차장이 엄운규 원장에게 찾아가 공식사과를 하면서 사태를 가라 앉혔다.
국기원 측 한 관계자는 “명예단증도 엄연히 단증이다. 사전에 국기원과 상의해 형식적인 절차를 밟아 국기원에서 발행된 단증이 발행돼야 마땅하다”며 “외국 대통령에게 종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시범단을 두고 특정대학의 시범단 공연을 보여준 것은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WTF 관계자는 “세계 태권도 발전을 위한 것이다. 명예단증은 오래전부터 WTF 자체적으로 발행해 왔다. 지난해도 국기원에서 문제를 제기해 관련 자료들까지 모두 보여줬지 않았느냐”며 “이번 인도네시아 대통령 행사는 WTF 행사인 만큼 국기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국기원 측 주장을 반박했다.
양 기구의 입장은 충분하게 이해된다. 하지만 태권도 대표기구 간에 상호협력은 아직도 미흡한 것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방문했고 태권도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렇다면 WTF는 국제스포츠기구로서 이번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운영은 소속 국가협회인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정길, KTA)가 주관하도록 하고, 명예단증 관계는 국기원이 각각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했더라면 어떠했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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