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에 신발을 신고 들어 간다?

태권도장이 “신성한 수련 터”라는 생각으로 태권도 가치를 만들어 가자

국기원 경기장 내에 구두를 신고 들어간 경기용품새 개발위원회 핵심 관계자.
도장(道場)이란 불교에서 말하는 ‘도량’이 그 기원이다. 아무래도 선불교(禪佛敎)의 영향력이 컸다. 무술도장에는 신발을 신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보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태권도는 태권도화가 있어 특별히 수련용 신발의 허용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무도교육의 현장에서는 도장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이 예의다. 서양무술인들은 그러한 경건함에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얼마전 국기원을 찾았다. 유독 다른 무술의 중앙도장과 달리 국기원의 중앙도장은 지저분했다. 처음에는 땀을 많이 흘려 매트가 소화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잠시였다. 구두를 신고, 운동화를 신고, 그리고 하이힐을 신고 국기원 매트 위를 걸어 다니는 태권도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심지어 태권도화를 신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모습들을 보고 놀랐다.
옆에 앉아 있던 일선 도장관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태권도장내에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보기에 좋지는 않다. 도복을 입은 사람들은 맨발로 다니는데, 도복을 입지 않았기 때문에 신발을 신고 다녀도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 같다”
사실 일선 도장 관장들은 도장에 태권도화이외에는 못 신게 한다. 조금 더 강한 사고를 지닌 관장들은 아예 겨울에도 맨발로 수련하게 하면서 항상 도장을 청결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무술에서는 상상을 하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세계태권도본부라 일컫는 국기원 중앙도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이다.
이러한 작은 모습 속에서 과연 태권도가 ‘무도(武道)’라고 할 수 있는 가 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이러한 생각이 너무 과민반응은 아닐까 하면서도 그래도 국기원의 도장은 가장 신성한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라 생각된다.
일본문화이기는 하지만 검도(Kendo)나유도(Judo)의 경우는 경기장에서까지 신발을 신지 않는다. 사진기자들도 신발을 벗고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 뭇사람들이 모르고 신발을 신고 들어가면 관중석에 있던 선수들이 거세게 소리를 지르며 신발을 벗으라고 외친다. 이들은 일본의 도장문화가 그대로 국내에서도 전이된 것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모습 속에서 그래도 무도라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태권도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은 한국문화와 무술문화의 자연스러운 접목과 변용을 통해 ‘한국화(韓國化)’된 무도로 발전시킨 것이다. 태권도는 일본 것이 아니니까, 태권도는 태권도만의 문화가 있으니까 라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태권도의 정신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태권도인이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따라서 도장이라는 공간이 “신성한 수련 터”라는 생각으로 신성함 속에서 예(禮)를 갖출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한국문화를 실천할 수 있는 태권도의 가치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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