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범 배척했던 미국 태권도의 속내?

미국태권도가 개편되고 있다 - 1
전미 태권도협회 무도위원회는 어떤 단체
지난 2월 28일 미국태권도협회(U.S.A.Taekwondo, 이하 USAT)는 성명을 통해 전미 태권도협회 무도위원회(USA Taekwondo Martial Arts Commission, 이하 무도위원회)를 발족했다. 초대 회장으로는 김홍강(66), 최준표(62) 사범이 선임되었다.
무도위원회는 과거 미국태권도연맹(USTU)이 USTA로 개명 된 후 산하에 새롭게 설립된 한인태권도사범 중심의 단체이다. 설립목적은 태권도의 국가공인조직인 USAT로부터 제외됐던 지도자들을 국가공인조직 지도자로 추대해 조직 발전을 장려하는데 있다.
USAT 데이비드 아스키너스 회장은 “USAT의 전신인 USTU를 설립하고 발전시키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한국태권도 선구자 원로 사범님들에게 현 협회가 다시 공동체제로 다가가는데 김홍강, 최준표 사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무도위원회는 과거 USTU가 운영했던 대의원제도를 탈피하고 이사회를 운영한다.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이사회는 총 11명으로 구성되며 선수대표, 코치대표, 심판대표, 도장대표, 대학연맹대표,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된다. 회장은 이사회에서 제외된다.
무도위원회의 주된 업무는 크게 △품새경기 세계대회 추진 △초단부터 7단까지 실기승단심사 최고위원회 운영 △사범교육 △사범 자격심사 등이다. 지금까지 USAT가 진행하기 힘든 영역의 일들을 맡아서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100명 정도의 의원들을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선임기준은 미국 내 8~9단 혹은 각 분야 전문가로서 전 USTU에서 일한 경력이 없거나 한국태권도 조직에 속해 있지 않은 사람이야 가능하다. 무도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6월 말까지 선정 작업을 거쳐 이미 97명의 의원들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선임된 의원들은 △품새개발의원 △무도윤리의원 △전인교육개발의원 △마케팅의원 △재정모금의원 △기업스폰서의원 △회원관리의원 △홍보의원 △행사의원 등에서 나눠져 활동한다.
무도위원회는 지난 1일 WTF 조정원 총재와의 특별회의를 통해 내부적인 결정을 맞추고 9일부터 11일 ‘전미태권도 무도위원회 창립 및 의원 취임 행사’를 가졌다.
김홍강, 최준표 사범이 말하는 무도위원회

왼쪽이 김홍강 사범, 오른쪽이 최준표 사범
“기득권자가 아닌 소외되었던 한인 1세대 사범님들이 미국 태권도의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지난 5일 국기원을 방문한 김홍강, 최준표 사범을 만났다. 그들의 방문 목적은 아직까지 USAT가 한국인이 배제된 조직으로 알고 있는 국내 태권도계에 변화된 USAT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최준표 사범은 “무도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 간지 7주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현재 미국무도회는 미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소외되었던 한인 사범들이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는 것은 미국태권도계의 큰 변화이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홍강 사범은 “우리는 태권도 사범으로서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미 6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큰 욕심은 없다”며 “단지 미국태권도계의 잘못된 질서를 바로 잡아 2세대 한인 사범들에게 넘겨주고 싶다. 무도위원회는 그러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사범단체인 미국태권도연합(회장 정순기, 이하 ATU)에 대해 최준표 사범은 “조직이 발전되기 위해서는 조직체가 많을수록 좋다. 단 상호 공조해 나가야 한다”며 “무도위원회는 미국태권도협회에서 인정해준 공인단체이다. 그런 면에서 무도위원회는 한인사범 단체 중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만약 조직이 공인 받지 못하면 산발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그치고 만다. 국가 단체는 자국의 올림픽단체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서로 반발하면 문제가 된다. 그래서 공인단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TU에 대해 김홍강 사범은 “정순기 씨가 만든 ATU는 젊은 층이 주축이 돼 만든 조직이다. 그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도장경영 활성화를 위한 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무도위원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며 ATU와 공조할 뜻을 밝혔다.
한인 사범을 배척했던 USAT, 다시 손잡은 이유는

전 USTU 이상철 회장
지난 2003년 10월 미국태권도연맹(USTU)은 재정 비리와 당시 회장이었던 이상철씨의 ‘회장 임기제한철폐 문제로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로부터 퇴출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일의 발단은 USTU 집행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정화위원회가 USOC에게 소송을 제기하면서 부터이다. 당시 정화위원회에서 소송을 주도했던 인물이 김홍강, 최준표 사범이다.결과적으로 당시 USTU 집행부가 모두 퇴출당하면서 문제는 일단락 지어졌다. 그러나 새롭게 재편된 USTU는 미국인 중심의 조직이 되었다. 정화위원회를 이끌었던 인물 중 어떤 사람도 새롭게 개편된 조직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당시 정화위원회에 가담했던 사람들을 보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렇다면 지금에 와서 다시 한인 사범들과 손을 잡은 미국태권도협회(USAT) 속내는 무엇인가. 물론 표면적인 명분은 미국 내 태권도 역사를 보전하고, 태권도를 미국에 전파시킨 선구자들의 노력을 인정한다는데 있다. 그러면 왜 지금인가. 명분을 놓고 본다면 지난 2004년 새롭게 개편된 USTU에서 진행돼야 마땅한 일이다.
이에 대해 국내외 태권도지도자들은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올림픽위원회(USOC)로부터 힘을 얻은 미국인 중심의 USTU가 경기 태권도 장악에는 성공했으나, 무도태권도와 도장경영에는 한계를 느껴 다시 한인사범들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것. 또 지난 10월 창립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미국태권도연합(ATU)에 대한 견제의 목적도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USTU 사태를 지켜봤던 관계자 중 한명은 “지금의 무도위원회가 USAT 일꾼 역활만 하다가 찬밥 신세로 전락 하는 게 아닌가 모르겠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 USTU(한인사범중심) 김순호 사무총장은 “USTU가 사고단체가 된 후 한인중심의 미국태권도 주도권은 미국인들에게 넘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무도회가 한인중심의 단체로 거듭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일부만의 조직이 아닌 모든 한인 사범들을 위한 조직이 되어야한다. 나도 미국무도회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 좋은 취지의 단체라면 모든 내용을 공표해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태권도협회(USAT)의 속내가 무엇이든 간에 무도위원회의 활동은 미국 내 한인사범들에게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무도위원회가 정치적 목적을 가진 단체가 아닌 주체성을 가진 한인사범들을 위한 단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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