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도전하는 것이 바로 태권도”

600백만이 넘는 유단자들 성인이 되면 어디로

왼쪽부터 71세 최성호, 42세 양기현, 인천 할머니 시범단
언제부터일까 태권도장에서 성인을 찾기 힘들어진 것이. 언제부터일까 태권도장에서 성인 수련시간이 사라진 것이.
태권도 유단자 현황을 보면 국내 5,937,199명, 해외 404,900명(2006.1. 국기원 통계자료)이다. 국기원 단증에 한해서지만 해외에 비해 국내 유단자가 월등히 많다. 그렇다면 당연히 태권도를 수련하는 성인층도 국내가 많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태권도 수련을 계속 이어나가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태권도가 무술적 가치를 잃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성인들의 외면이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무술이 바로 태권도다. 하지만 대부분 정말 한번쯤으로 끝나고 만다.
성인이 되어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태권도장 관장이거나 사범들이 대부분이다. 30대가 넘어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을 찾기란 힘들다. 20대도 마찬가지다. 성인들이 외면하는 태권도. 돌파구는 정녕 없는 것인가. 이런 태권도의 현실 속에서 희망이 되는 소식들이 있다.
71세 품새 대회 참가자 최성호
지난 달 19일 전북 김제에서 열린 ‘제2회 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선수선발전’ 개인 장년 2부.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한 사람이 있다. 올해 71세 나이로 대회에 출전한 최성호 씨가 그 주인공이다. 힘 있고 절도 있는 품새 시연 동작은 그가 고령의 나이라는 것을 잊게 해준다.
최 씨는 1955년 태권도를 처음 시작해 지금까지 하루도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태권도가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최고 운동이라고 말한다. 또 노인들에게 관절을 강화해주는 운동으로 태권도가 최고라고 한다.
최성호 씨는 “태권도는 신체, 정신 모두 노인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 몸이 허락할 때 까지 할 것이다”며 “태권도인에게 태권도정신이 무엇인지 태권도수련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게 해주고 싶다”고 <태권도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강원도민체전 웰터급 동메달 42세 양기현
지난 달 12일 끝난 제42회 강원도민체전 일반부 웰터급 경기. 우승자에게 가야 할 관심은 동메달을 딴 사람에게 쏠렸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 대회에 출전한 양기현 때문이다.
양기현의 태권도 사랑은 각별하다. 중학교 1학년 때 태권도를 처음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현재 중장비 기사 일을 하고 있다. 일이 끝나고 틈만 나면 개인적으로 태권도 수련을 하는 것이다. 이런 양기현의 열정을 알고 있는 태백시태권도협회는 그에게 이사라는 중책을 맡기고 있다.
그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은 아들과 딸에게도 전염되었다. 아들인 희찬이와 딸인 희수도 아버지를 따라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고 현재는 3품이다. 그야말로 태권가족인 셈이다.
양기현은 “앞으로 태권도가 누구나 좋아하고, 할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며 “태권도는 평생운동이다. 아동들이 한 때 잠깐 접하는 운동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부평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
“태권도를 배운 뒤 아픈 곳이 하나도 없어”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천 부평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 할머니 시범단이 만들어진 것은 1989년. 당시 노인학교 체육 강사였던 윤여호(64) 시범단장의 제안으로 창단하게 되었다.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은 63세부터 78세까지 노년층으로 이뤄졌다. 노인들이라고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시범단 25명 가운데 1,2단 유단자가 20명에 이른다. 실력도 모두 수준급이다. 할머니들의 태권도 실력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2시간씩 연습을 거르지 않은 덕분이다.
할머니 시범단원들은 태권도를 배운 뒤 건강을 되찾고 생활의 활기를 찾았다고 한다. 이제는 젊은 사람과 한 판 붙어도 이길 것 같다고 자신한다. 시범단은 국내 시범은 물론 태국, 싱가포르 등 해외순회 시범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활발한 시범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위의 세 가지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있다. 바로 “태권도는 평생을 수련하는 무술”이라는 것이다. 태권도의 본질은 무술이다. 무술의 성취는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태권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 중 하나가 성인 수련생 활성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태권도계는 평생 태권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무엇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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