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의학칼럼] 쇼핑하는 여자, TV보는 남자

무카스(MOOKAS) 특별기획 [의학칼럼]


무술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건강을 꼽을 겁니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무술 뿐 아니라 모든 생활의 기본입니다. 이에 <무카스/MOOKAS>에서 기획특집으로 <의학칼럼>을 준비했습니다. 앞으로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건강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의학칼럼>은 무카스 독자 여러분에게 유익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창이 될 것입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본디올 홍제한의원’ 권소라 원장님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


권소라 원장

얼마 전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책이 많이 팔렸죠. 서점에 가도 남녀의 관계와 이해에 대한 책은 한 코너를 차지할 만큼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예기(禮記)에서도 ‘음식과 남녀 간의 이야기는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옛날에도 남녀에 대한 얘기는 다들 좋아했다는 것이죠.

우리가 이렇게 궁금해 하는 남녀의 차이에 대한 연구는 동의보감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동의보감 첫머리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형색(形色)이 다르면 오장육부도 다르다. 드러나는 증상이 같더라도 치료법은 완전히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있을까요.

겉모습 즉 형색(形色)은 속의 기운이 드러난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겉모습을 보고 내부기운과 체질을 파악하여 치료합니다. 굳이 한의사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체질에 대해서 인식하고 있는데, 형상체질 분류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남자와 여자입니다.


비너스 상과 다비드 상을 볼까요. 여성은 머리가 작고, 눈과 입이 예쁘게 생기고, 살이 부드러우며, 가슴과 엉덩이가 잘 발달하고, 하체가 풍만한 편입니다. 남성은 머리가 크며, 귀와 코가 크고, 근육과 뼈가 크며,어깨와 배가 발달하고, 상체가 넓은 편입니다.

남성은 퍼져나가는 기운이 많고, 여성은 모으고 뭉치는 기운이 많습니다. 남자는 발산이 지나쳐 기가 부족해지거나 정이 부족해져서 병이 오고 여자는 수렴이 지나치고, 기가 울체해서 병이 많이 옵니다. 다시 말해 남자는 지나친 활동으로 기가 소모되거나 성생활로 정을 소모하여 오는 병이 많고 여자는 음식을 조절하지 못해 체하거나,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기가 울체하여 오는 병이 많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휴일에 무엇을 하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남자는 대개 나가기를 싫어하고,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거나 신문을 봅니다. 원래 발산이 지나쳐 기가 부족하기 때문에 기를 모으고자 가만히 있으려는 것입니다.

여자는 휴일에 친구들을 만나거나 야외로 나가고 싶어 합니다. 평소 뭉치고 가두어진 기운을 돌아다니면서 흩고자 하는 것입니다. 여자와 남자가 쇼핑할 때도 차이가 납니다. 남자는 원래 발산이 지나쳐 병이 되므로 돌아다니기를 싫어하고 백화점에 가서도 의자에 앉아만 있으려고 합니다. 여자들만 돌아다니죠. 여자는 수렴이 지나치면 병이 되므로 쇼핑을 하면서 움직여 흩어야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여성학자 오숙희 씨가 쓴 글을 읽었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이 있더군요. 잠깐 인용해보겠습니다.

“분명히 남자보다 여자가 쇼핑을 좋아한다. 그러나 모든 여자가 그렇지는 않다. 억압이 심하고 결핍이 심한 여자들일수록 쇼핑에 쉽게 빠진다. 그래서 나오는 게 쇼핑중독이다. 사회적 성취가 있는 여성들은 우선 시간이 부족해서 쇼핑에 긴 시간을 쓰지 못한다. 그 외에 다른 것으로 성취를 느껴보았기 때문에 욕망이 다양하게 분산된다.”

여자는 원래 모으고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지나치면 병이 되므로 활동하고 움직여주어야 하죠. 그런데 사회 활동이 없거나, 있더라도 안팎으로 억압이 심하면 쇼핑이라는 수단을 통해 기운을 흩고 소통시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부인이 쇼핑중독이라면 좀 고민을 해야겠는데요.

쇼핑이나 휴식으로도 해소가 안 되면 어떤 병이 나타날까요. 남자는 뒷목이 뻐근하고 등살이 바르며 종아리가 땅기고 아픕니다. 사타구니에 땀이 차기도 하고 발바닥에 열이 납니다. 심하면 오후에 눈이 침침하고 어지러우며 귀가 울기도 하죠.

여자는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쓰리고 메슥거립니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습니다. 입이 마르고 소변을 자주 보러가기도 하죠. 이럴 때 여성은 울체된 기운과 화를 풀어주는 약을 쓰고, 남성은 정기를 보해주는 약을 써야 효과를 봅니다.

남자에게 여자처럼 기를 흩고 울화를 푸는 위장약을 쓰면 속쓰림이 나타나거나 소화가 더 안 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남녀는 같은 질병이라도 치료법이 다릅니다.
어머니가 소화가 안 된다고 하셔서 소화를 돕는 약을 드렸는데, 아버지가 그 약을 드시고 속쓰림으로 한나절이나 고생한 적이 있어요.

동의보감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다르게 봅니다. 남녀가 같지 않으니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게 당연하죠. 그러니까 싸우기도 하고, 같이 사는 것이 재미있기도 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TV앞에만 죽치고 있는 남편도, 주말마다 쇼핑하자고 하는 부인도 이해해주는 마음이 생기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노인과 어린이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권소라 원장 약력


동의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 본디올 홍제한의원 원장
- 현) 대한형상의학회 회원
- 현) 대한형상의학회 편집위원
- 현) 동의보감연구회 교수
- 현) 본디올 한방캠프 지도교사

- sjc@mooka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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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태권인 2007.06.29
무토가 제대로 된 정보들을 이제 내보내기 시작하는군요. 낚시 글 보다는 유익한 정보를 많이 주기를 바랍니다.
기동대 2007.06.29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 2007.06.30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