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일, ‘즐길 수 있는 태권도를 하라’

ITF의 황수일 사범의 연무시범
최근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국제태권도연맹(International Taekwondo Federation-ITF)의 한국 지부 중앙도장에서는 전세계적인 아케이드 게임 ‘철권’의 태권도 캐릭터 화랑의 움직임을 직접 연기했던 재일교포 출신의 황수일(37)사범의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태권도 업계 종사자는 물론, 어린 태권도 수련생, 금발의 외국인 여성, 스위스에서 온 적지 않은 나이의 자선사업가 등 각계 각층의 태권도 동호인들이 ITF 태권도의 실력자인 황수일 사범의 지도를 받기 위해 참석했다.
92년 ITF 태권도 선수권 라이트급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태권도 선수에서 태권도 전도사로서의 삶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최근 태권도 전반에 관한 사건, 태권도인으로써 격투기에 대한 그의 생각 등을 들어 보았다.
- 한국은 자주 방문하는가?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 이런 저런 일로 자주 온다. 이번 한국 방문은 ITF 태권도 홍보를 겸한 기술 세미나를 위해서다. 세미나는 2005년 이후 처음이다.
-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나?
▲ 태권도 선수 생활을 접은 뒤로는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세미나나 시범 등 갖가지 태권도 홍보 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며칠 전에도 중국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 일본은 최근 무술을 많이 수련하는지?
▲ 일본에서는 최근 무술 수련 층이 도너츠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 장년층이 건강이나 옛날 격투만화 등에 감명을 받아 수련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을 실행에 옮기는 층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고, 어린 아이들도 많이 수련하지만, 정작 젊은 층이 축구나 엑스트림 스포츠에 빠져 무술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 일본 내에서 ITF 태권도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가?
▲ 프라이드가 UFC에 합병되고 나서, 격투기나 무술에 전반에 대한 인기가 약간은 다운된 것이 사실이다. 태권도는 그래도 일본의 고(古)무도 등에 비해 밝은 이미지이고, 엑스트림 스포츠 같은 아크로 바틱한 느낌도 지니고 있어 수련생들이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증가 일로에 있다. 여성 수련생이 그전보다 꽤 늘었다.
- 최근 한국의 태권도 일각에서는 카라테가 K-1을 만든 것처럼 태권도가 중심이 되는 격투기 단체를 만들어 보자는 움직임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만드는 거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서둘지는 않았으면 한다. 카라테 중심을 표방했던 K-1이 결국 지금은 킥복싱을 따라가기에 급급하게 되어 버렸다. 다른 무술과의 어느 정도 룰 상의 타협은 필요하겠지만, 태권도의 모습이 남지 않는 격투기 단체는 아니라고 본다.
- K-1 등의 격투기에 진출할 생각은 없는가?
▲ K-1 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단체에서 나와 달라는 오퍼를 받은 바 있지만, 나는 태권도에 만족한다. 특히 태권도를 알리는 일은 나한테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격투기 쪽은 별로 생각치 않고 있다.
- 최근에는 일본인 ITF 태권도 선수가 K-1 맥스에 나오기도 했는데, 태권도 파이터가 격투기에 나서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인가?
▲ 그렇지는 않다. 격투기에 진출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수 개인의 선택이다. 자신이 전혀 다른 룰이나 환경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면 나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단지 어느 한 무술의 최고 실력자가 격투기에 잘 나서지 않는 것처럼 자신에 무술에 만족하는 이에게 격투기가 필수 코스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 현재 태권도는 크게 WTF와 ITF에 두 갈래 단체로 나뉘어 있는 상태. 통합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나?
▲ 언젠가 통합되기는 하겠지만, 역시 인위적으로 통합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양 단체의 태권도인들이 모여 교류전 등으로 기술 교류 등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점은 버리는, 자연스러운 태권도 통합이 올바른 것이라 본다.
- 현재 태권도는 크게 WTF와 ITF에 두 갈래 단체로 나뉘어 있는 상태. 통합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나?
▲ 언젠가 통합되기는 하겠지만, 역시 인위적으로 통합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양 단체의 태권도인들이 모여 교류전 등으로 기술 교류 등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점은 취하고 나쁜 점은 버리는, 자연스러운 태권도 통합이 올바른 것이라 본다.
- 최근 중국에서 개최됐던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에서 개최측인 중국이 태권도의 원류가 중국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어, 국내 태권도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어찌 생각하는지?
▲ 크게 걱정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태권도의 원류가 어디인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이상, 그런 억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면 중국도 태권도라는 우리민족의 뛰어난 무술에 부러움을 느껴서 그랬을 것이다.
- 한국에도 점차 ITF 출신의 격투기 파이터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태권도는 훌륭한 무술이다. 적응하기 위해 다른 무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의 무술에 자부심을 가지고 훈련을 게을리하지 마라.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태권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ITF를 태권도 수련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태권도는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무술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지는 못하겠지만 내 경우에도 몸이 조금씩 풀리면서 난이도가 높은 발차기를 소화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재미가 붙었다. 초조해 하지 말고 자신의 기술이 발전해 가는 것을 즐기면 좋겠다. 새로 배우시려는 분들에게도 같은 조언을 해 드리고 싶다.
최우석 기자, 사진=윤여길 기자 / kungfu4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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