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라니”

세계선수권 개막식 공연 “태권도는 중국 전통무술에서 유래” 파문

600여 명이 동시에 동원된 태권도 시범공연.
세계 124개국 1천7백여 명의 태권도 선수단과 중국 일반관중들이 모인 지난 5월 17일 제18회(여자 1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화려한 개막식 공연이 절정에 이를 때쯤 장내 아나운서가 “태권도는 중국의 전통무술에서 유래되었다”며 태권도를 소개했다.
개막식이 끝난 후 국내 태권도계 한 관계자가 “아까 들었어? 태권도가 자기네 거라고(중국 기원)”하면서 흥분했다. “취재하느라 정신없어 못들었다”고 하자 그는 “세계태권도대회 개막식에 우슈 공연을 하지 않나, 태권도가 자기네들 것이라고 하지 않나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최 측에 강한 불만감을 표시했다.
이와 관련, 대회 마지막 날 조정원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란 것을 모른 사람은 없다. 주최 측이 태권도를 잘 모르는 일반 관중들에게 쉽게 설명하고자 중국의 우슈나 일본의 가라테와 같은 무술이라고 소개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국내 태권도계에서는 “중국이 스포츠 동북공정 일환으로 중국의 태권도 기원설을 주장할 것”이라는 주장들이 여러 곳에서 제기돼 왔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더구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태권도가 중국의 전통무술에서 유래되었다”고 설명하는 것은 경솔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개막식 공연은 중국 베이징을 비롯해 주요 지역에 생중계 되었다. 이런 가운데 4일 국내의 한 인터넷포털사이트에 ‘중국이 태권도 종주국?’이란 제하의 ‘문제’의 개막식 공연이 동영상으로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태권도 중진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한 중국이 내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면 중국의 태권도 기원설을 보다 공격적으로 주장 할 것”이라고 관측하며 “중국으로부터 ‘태권도 동북공정’을 막을 수 있도록 국내 태권도계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태권도가 공식적으로 보급되기 시작됐다. 짧은 기간 내 경기부문은 올림픽과 세계대회를 제패하는 등 빠른 속도로 발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인구 1억 명의 쓰촨성(Sichuan, 사천성)이 태권도를 초등학교 필수 교과목으로 정식 채택해 눈길을 모았다.
전체 인구 13억 명의 중국에서 10%만 태권도를 수련한다면 1억3천만 명이 태권도인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WTF가 추산하고 있는 세계 184개국 6~7천만 명의 전체 수련인구보다 중국의 수련인구가 2배에 달한다. 태권도 진흥 및 보급을 위해서는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중국이 향후 국내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태권도 기원설을 주장할 경우 세계 태권도계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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