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이사’에게 듣는 국기원

국기원 신임 이사 최창신 전 문화관광부 차관보
“선임이후 국기원에서 한 번도 불러 주지 않아 사실 ‘이름만 이사지’ 국기원에 대해 공무파악도 안되었다. 국기원을 볼 기회가 없어 뭐라 할 말이 없다”

최창신 이사(62세)
지난 2월 6일 국기원 정기이사회에서 이사로 선임된 최창신 이사(62)가 국기원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이렇게 답했다. 최창신 이사는 이사 선임 이후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유는 이사 선임 이후에 현재까지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통상적으로 국기원 이사회는 연초와 연말 2회에서 3회 정도 정기 및 임시 이사회를 개최한다. 중요 결정사항은 이미 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까지 국기원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열리는데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창신 이사는 전 문화관광부 차관보와 2002 한일월드컵조직위원회 초대 사무총장을 지낸 체육행정인 출신이다. 현재는 태권도신문사 상임고문과 서울유나이티드 풋볼클럽 회장을 맡고 있다. 특이한 점은 그가 태권도 경기인 출신이라는 것.
지난 10일 <무카스뉴스>와 태권도신문사에서 인터뷰를 가진 최창신 이사는 국기원 이사회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다만 태권도인 최창신으로는 할 말이 많았다.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되자 최 이사는 평소 생각했던 국기원의 발전방향과 개선사항 등을 거침없이 토했다.
스스로 태권도 인이라고 소개한 최 이사는 국기원 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태권도인 출신으로 과거 한 나라의 체육행정을 책임지던 사람이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국기원에 대한 여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선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창신 이사는 국기원 이사회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솔직히 아는 게 없어 말할 수 없다”면서도 “현 체제상 평이사(운영위원을 제외한 일반이사)들이 국기원 업무에 기여를 한다든지 책임감을 느낄 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현 국기원 이사회의 구조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현행 국기원 이사회 운영상 운영위원회 소속 이사가 아니면 의사 결정권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일반 다른 분야에 많은 활동 경험을 갖고 있는 최이사는 “(국기원과)외형적인 형태는 비슷하다. 문제는 무엇을 운영하느냐 보다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국기원은 이사들만 가지고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사무국 직원들과 태권도인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운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국기원 승품단 심사체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예전에는 태권도 2단 정도면 주위에서 건들지 말라는 게 정설이었다. 그만큼 과거에는 승급이나 승단이 어렵고 실력을 갖춰야 했다. 그런데 요즘은 순기능과 역기능도 있겠지만 승단증이 너무 형식적인 절차에 의해 발급되고 있는 것 같다”
또 품단 전환과정에 있어 우려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최 이사는 “‘품’에서 ‘단’으로 전환할 때는 일정한 규정에 의거해 엄격하게 재심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처럼)재심 없이 품단을 전환하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규정이며, 태권도 단에 권위를 떨어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을 아끼면서도 최 이사는 이사회 구성에 대해 “(국기원 변화)어려운 것도 아니다.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기원 이사진은 태권도와 행정, 경영 등 각계 전문가들로 재구성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사무국은 백지화(구조조정)가 되어야 한다. 철저한 능력위주로 재 선발(직원 공채)하고,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퇴출시켜야 한다. 급여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며 국기원 사무국이 쇄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기원이 제 기능을 다해서 전 세계인들로부터 국기원 단증을 갖는 것을 영광으로 알게 해야 한다”면서 “만약 국기원이 제 기능을 충분히 못한다면 불행한 과거도 불행한 미래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최창신 이사는 기자와 2시간여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민감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사화를 하지 말라고 재차 당부했다. 그러면서 소싯적 배운 합기도와 태권도 수련 담을 재미있게 풀었다. 또 퇴임 이후인 2000년도 태권도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수억 원을 순식간에 까먹은 뒷이야기도 전해줬다.
- harrison@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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